[조용히 다가왔다, 조용히 사라지는 것 – 행복에 대하여]
“행복은 거창한 순간이 아니라, 조용히 스쳐가는 작은 숨결 속에 있습니다.”
행복이란,
도대체 무엇일까요?
우리는 모두 그것을 원하지만,
그 실체는 손에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안개처럼
때론 너무 멀고,
때론 너무 가까워 오히려 알아차리기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어떤 날은 바람처럼 스쳐가고,
어떤 날은 조용히 곁에 머물다
말없이 사라지기도 하지요.
고대 철학자 에픽쿠로스는
“진정한 행복은 단순한 삶과 마음의 고요함에 있다”고 말했습니다.
결국 행복은,
외부가 아닌 내 안의 평온에서 시작된다는 뜻이겠지요.
하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 속에서
그 ‘고요함’은 좀처럼 허락되지 않습니다.
불안과 두려움,
지나간 후회들과 다가올 내일에 대한 걱정들이
하루에도 수십 번씩 마음을 흔듭니다.
저 역시 그런 시절을 지나왔습니다.
3년 가까이,
마음의 긴 터널을 걸어야 했던 시간들.
그 안에서 단 한 번도
“행복하다”는 감정을 느껴본 적이 없었습니다.
행복은 고사하고,
그저 하루하루를 버텨내는 것만으로도 벅찼던 나날들이었습니다.
그 속에서 내 마음을 채운 건 상처와 상실, 고통뿐이었습니다.
지금은 조금 덜어낸 마음으로 글을 씁니다.
모든 것이 괜찮아졌다고 말할 순 없지만,
적어도 그때보다 내 안에 숨 쉴 틈 하나는 생긴 듯합니다.
행복은,
무언가를 손에 쥐었을 때보다
무언가를 내려놓았을 때
문득 다가오더군요.
애써 붙잡으려 했을 땐 보이지 않던 것들이
손을 놓고 가만히 바라보니
그제야 나를 향해 조용히 다가오는 순간들.
행복은 붙잡는 것이 아니라, 알아차리는 것.
며칠 전, 자주 가는 동네 카페에서
어린아이가 수박주스를 기다리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작은 손을 모은 채,
초조하지만 눈을 반짝이며 기다리는 그 모습에서
이상하게 마음이 따뜻해졌습니다.
그 눈빛은,
가장 순수한 형태의 ‘기다림’이었고,
그 기다림 속에는 분명
투명하고 작은 행복 하나가 담겨 있었습니다.
그 순간, 나도 모르게 미소가 번졌습니다.
우리는 어쩌면
너무 많은 것을 이루려 하며,
너무 멀리서 행복을 찾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정작 행복은
바로 지금,
익숙하다고 여겼던 일상 속 풍경들 안에
조용히 머물고 있었던 건 아닐까요?
누군가와 나눈 따뜻한 눈빛,
하루 끝에 마시는 커피 한 잔의 여유,
햇살이 창가에 스며드는 오후,
그리고 아내가 지긋이 바라봐주는 그 따뜻한 눈길.
행복은 결코 특별하거나 거창한 것이 아닙니다.
그저 무심히 지나쳤던 순간,
아무 말 없이 곁에 있어주는 사람,
그리고 무엇보다,
스스로를 조금 더 다정하게 바라보는 마음.
그렇게 우리는,
살아가는 동안
문득문득 행복을 마주치게 됩니다.
그 행복은 오래 머물지 않더라도
한순간의 빛처럼
마음에 온기를 남기고 조용히 사라집니다.
행복은,
조용히 다가왔다가, 조용히 사라지는 것.
그러니 오늘 하루,
그 작은 행복의 흔적을 놓치지 마시길 바랍니다.
멀리서 찾기보다
지금 이 순간,
당신이 바라보고 있는 그곳에
행복이 머물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작가의 말)
이 글은 어느 오후,
잠시 마음이 일렁이는 순간에 썼습니다.
누군가 “행복은 선택이다”라고 말하지만,
삶이 너무 무거운 날들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그럼에도 행복은 여전히 존재한다고 믿고 싶습니다.
그 믿음 하나가
어쩌면 내일을 버티게 해주는 힘이 되니까요.
오늘도,
당신만의 조용한 행복이
어딘가에서 다가오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잠시 멈춰 서서,
그 따뜻한 순간을
놓치지 않기를 바랍니다.
– 우풍 정영일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