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자리에 나만 진심이었다면

같은 자리에 앉아도, 같은 마음으로 있는 건 늘 드물었다

by 정 영 일

[그 자리에 나만 진심이었다면]

― 같은 자리에 앉아도, 같은 마음으로 있는 건 늘 드물었다.


>오늘 연재될 「선배의 미소」 시리즈를 시작하기 전,

마음속에 오래 담아두었던 한 장면을 먼저 꺼내어봅니다.

그 자리에 나만 진심이었다면… 당신도 그런 적 있었나요?



숨 가쁘게 살아온 지난 3년, 나는 누구도 만나지 않았다.


누구를 원망해서가 아니라,

내가 가진 게 없었기에

괜스레 불편한 자리가 될까 봐, 그리운 사람들조차 멀리했다.


그러다 아버님이 올해 소천하시던 날,

오래도록 연락 없던 친구들이 하나둘씩

고요히 조문을 와주었다.


그날의 고마움이 마음에 오래 남았다.


몇 달 뒤, 그 친구들을 개별적으로 저녁에 초대했다.

내 삶이 변한 건 아니었다.

다만, 마음이 변했다.


“앞으론 여건이 되든 안 되든,

이런 인연은 지켜야겠다.”

그때 그런 다짐을 했다.


나는 인생 2막인 작가의 길을 걷기로 했다.

부끄럽고 서툴지만,

그래도 내 삶을 나로서 살아보고자 조심스럽게 내 소식을 전했다.


그중 세 사람은 매일처럼 안부를 묻고,

초보 작가의 걸음을 응원해주었다.

그들의 말 한마디가

참 오래도록 마음을 데워주었다.


하지만 나머지 네 사람은

그 뒤로 아무 말이 없었다.


내가 술을 사고, 웃고, 이야기를 꺼냈던

그 밤 이후로

그들은 한 번도 나를 돌아보지 않았다.


문득 서운함이 밀려왔다.

“가진 게 없으니, 만남도 이어가지 못하는구나.

또한, 그들이 좋아하는 것들을 함께하지 못해

이젠 마음을 나눌 수 없구나.”

라는 쓸쓸한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같은 자리에 앉아도,

같은 마음으로 있는 건

언제나 드문 인연이라는 걸...


그래서 마음을 비우기로 했다.

네 명의 친구는 이제 마음속에서 놓아주려 한다.

억지로 끌어안지 않겠다.


그 대신,

지금도 내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고

내 글을 응원해주는 세 명의 벗은

끝까지 품에 두기로 했다.


무덤까지 함께 가겠다는 마음으로..


나는 지금도 부족하고

가진 건 여전히 적지만,

그럼에도 내 마음이 진심이었다는 사실.

그것만으로도

이 인연은 충분했다.


그리고 언젠가,

이 이야기를 누군가 읽고

“나도 그런 적 있었지.”

하며 조용히 고개 끄덕여 준다면, 그것으로 족하다.


후회도, 아쉬움도 분명 있지만 이젠 놓아주련다..


(작가의 말)

누구에게나 마음을 건넨 자리가 있다.

어떤 자리는 발길이 이어지고,

어떤 자리는 마음만 머물다 간다.

나는 오늘, 그 마음들을 글로 정리해본다.

다시 나답게 살아가기 위해.


- 우풍 정영일 작가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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