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루어질 수 없기에 더 아름다웠던 순간]
<프롤로그>
우리는 종종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는 말을 합니다.
그 말엔,
벗어나고 싶은 현실과
도달하고 싶은 마음의 풍경이 함께 담겨 있죠.
유토피아, 무릉도원, 이상향…
그 이름이 무엇이든
실제로 존재하지 않기에,
오히려 우리의 마음은 더 자주 그곳을 그려보는지도 모릅니다.
이 글은
짧은 평온 속에서 문득 마주한,
이루어질 수 없기에 더 아름다웠던 순간에 대한 기록입니다.
그 순간들이,
당신의 마음속 무릉도원을 떠올리는 작은 자극이 되길 바랍니다...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유토피아’ 혹은 ‘무릉도원’이라는 단어를 마주할 때가 있습니다.
이 두 곳은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지만,
누구나 마음속에 한 번쯤 그려보는
완전한 평화와 행복의 공간이죠.
그래서 사람들은 그곳을 이렇게 말합니다.
> “이루어질 수 없기에 더 아름다운 곳.”
“현실 너머, 그리움이 머무는 이상향.”
그런데 문득 생각해봅니다.
과연, 삶에서 죽음까지 이르는 여정 속에서
단 한 번이라도 그런 감정을 느껴본 적이 있었을까?
어쩌면 무릉도원이란,
실제로 존재하는 장소가 아니라
마음의 결이 평온할 때 비로소 느껴지는 감정의 상태일지도 모릅니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삶이 안정되고 평온해지면
자연스럽게 과거의 고통과 아픔을 잊게 됩니다.
하지만 그 평온이 오래가지 않고
다시 불안과 두려움이 고개를 들면,
우리는 다시금 잊었던 기억들을 불러오죠.
이러한 반복 속에서
우리는 스스로를 조금씩 이해하고, 때론 더 단단해지는지도 모릅니다.
한 번은,
오랜 어둠과 내면의 터널을 지나
잠시 고요함이 마음을 덮었던 날이 있었습니다.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그날 저는 속으로 이렇게 중얼거렸습니다.
“지금 이 순간이 내 무릉도원이구나.”
두 달 전쯤,
잠시 쉼을 통해 하조대에 위치한 전망 좋은 한 카페에 앉아 있었어요.
잔잔한 클래식이 흐르고 있었고,
시원한 커피 한 잔을 앞에 두고 드넒은 바다와 파도소리를 바라보며,
그저 조용히 글을 쓰고 있던 제 모습.
그 순간은
어떤 목적도 없었고,
무엇도 기대하지 않았던,
정말 ‘있는 그대로의 나’였기에 더 깊은 울림이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주 짧은 감동이었지만,
그 기억을 떠올릴 때마다
그 순간이 내 인생의 작은 무릉도원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날의 여운이 가시기 전,
예상치 못한 또 다른 무릉도원을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카페를 나와 버스를 타려 했지만, 막차를 놓쳐
부득이하게 택시를 타고 30분을 이동하게 되었죠.
그 택시엔
60대 중년의 여성 기사님이 계셨습니다.
처음엔 조용히 창밖을 보며 생각을 정리하고 있었는데,
조심스레 말을 건네오시더군요.
“글 쓰세요? 느낌이 그래요.”
어떻게 알았을까 싶어 웃으며 대답하자,
그분은 제가 적어둔 문장 하나하나와
택시 안에서 들은 헤은이 「비가」 음악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지금 이 순간이 참 좋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짧은 30분 동안
저에겐 또 하나의 무릉도원이 열렸습니다.
한 사람의 따뜻한 공감,
이름을 꼭 알고 싶다던 그 진심 어린 관심,
그리고 아무런 조건 없는 위로와 대화…
돌이켜보면
자연 속 평온도 아름다웠지만,
타인과 나눈 온기 어린 연결 역시
무릉도원이라 부를 수 있는 순간이었습니다.
누구에게나 마음속엔
자기만의 무릉도원이 하나쯤 있을 겁니다.
그곳은
불안한 마음으로는 결코 닿을 수 없는 장소이고,
내면이 조용하고 평온할 때에만 문이 살짝 열리는 곳이겠죠.
그런 순간을
또다시 만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어쩌면,
오늘도 어딘가에서
아주 조용히 다가오고 있을지 모르니까요.
(작가의 말)
이 글은
‘아주 짧았지만 결코 잊을 수 없었던 평온한 순간’에 대한 기록입니다.
하조대 바닷가의 고요한 시간,
그리고 택시 안에서 마주한 따뜻한 대화…
장소가 달라도, 대상이 달라도 그 감정의 본질은 같았습니다.
그 시간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나를 조금 더 따뜻하게 마주할 수 있습니다.
이 글이
각자의 무릉도원을 떠올릴 수 있는 작은 자극이 되기를 바랍니다.
— 우풍 정영일 드림
#️⃣
#이루어질수없기에더아름다운 #무릉도원 #유토피아
#하조대 #택시에서의공감 #평온한순간 #감정산문
#정서적공감 #쉼의기록 #우풍정영일 #자기이해 #감성에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