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순간, 나답게 살아가는 중입니다

by 정 영 일

[지금 이 순간, 나답게 살아가는 중입니다]

[오늘의 음악]

Erik Satie – Gymnopédie No. 1

이른 아침, 세상이 아직 완전히 깨어나기 전.

잔잔한 피아노 선율이 마음을 두드릴 때,

우리는 하루의 첫 감정과 마주합니다.


이 음악을 배경 삼아,

조용히 글 속으로 걸어 들어와 보시겠어요?




입추가 지난 새벽.

뜨거웠던 여름의 기운은 조금씩 물러가고,

살며시 스며드는 찬 공기가 계절의 변화를 알려옵니다.


누군가는 여전히 무더운 햇살 아래서 바쁘게 움직이고,

또 누군가는 고된 하루를 감당하며 버티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런 날, 저는 선풍기 바람을 옆에 두고

241번째 에세이를 조용히 써 내려갑니다.


누군가 보기엔 느긋하고 평온해 보일 수도 있겠지만,

이 시간은 제게 ‘생각을 짓고, 마음을 정리하는’

하나의 작은 의식입니다.


살아보니 이제야 조금 알 것 같습니다.

젊었을 땐 자주 돌아가고 싶었습니다.

20대의 뜨거움,

30대의 추진력...

그 시절의 에너지가 그리웠던 순간들이 있지요.


하지만 지금은,

인생의 2/3쯤을 지나온 이 시점에서

조용히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지금이 참 좋다. 지금이 나답다.”


많이 가진 건 아니지만,

제 마음만큼은 언제나 넉넉합니다.

말 그대로, "마음만은 만석지기"입니다.


불교에서는 말하죠.

> “빈손으로 태어나, 빈손으로 돌아간다.”


그 말을 예전엔 철학처럼 느꼈지만,

지금은 피부에 와 닿습니다.


이제 누군가 “다시 과거로 돌아가고 싶냐”고 묻는다면,

조금은 머뭇거릴지도 모르겠습니다.


젊음은 참 아름답지만,

시간은 누구에게나 흐릅니다.

그리고 그 흐름 속에서 우리는 나이를 먹고,

마침내 스스로를 이해하게 됩니다.


그래서 말하고 싶습니다.

> “젊음은 용기와 자신감이고,

중년은 지혜와 여유다.”


칼날처럼 날카로운 젊음도 멋지지만,

진짜 깊이와 성찰은

시간 속에서만 길어올릴 수 있습니다.


살아보니, ‘후회’라는 단어는 늘 곁에 있더군요.

“그때 왜 그랬을까…”

“다르게 살았더라면 어땠을까…”


하지만 나이를 먹으면

또 다른 후회를 만들어갑니다.

아마도 ‘후회’는 나이와 상관없이

우리 삶에 늘 함께하는 동반자일지도요.


예전엔 농담처럼 들리던 말이 있습니다.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다 겪었다.”

그 말의 무게와 진심을

이제는 알 것 같습니다.


젊은 날엔 몰랐지요.

그저 앞으로만 달렸으니까요.


하지만 지금은,

왜 울었는지,

왜 그렇게 버텼는지를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지금 저는

크지 않지만 소중한 본업이 있고,

마음껏 몰두할 수 있는 글쓰기가 있습니다.


그 자체로 저는

‘참 괜찮은 인생’을 살고 있다고 믿습니다.


241번째 글을 마치며,

다시 한 번 제 마음속에 새겨봅니다.


> “지금이 참 좋다.

지금이 나답다.”


혹시 지금,

지나간 시간에 발이 묶여 있지는 않으신가요?

아직 오지 않은 내일이 두렵지는 않으신가요?


괜찮습니다.

모든 시절은 지나가고,

지금 이 순간은 다시 오지 않으니까요.


> 지금이야말로

가장 당신다운 시간입니다.


(작가의 말)

살아온 시간은 흘러간 것이 아니라,

지금의 나를 만든 단단한 조각들이었습니다.


젊음은 지나갔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가장 ‘나답게’ 살아가고 있음에 감사합니다.


이 글이 당신에게

지금의 삶을 따뜻하게 껴안을 수 있는

작은 위로가 되길 바랍니다.


– 우풍, 정영일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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