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기억속으로..
[비 오는 날, 카페 한켠에서]
— Fleurie - Hurricane과 함께 들어보시면 마음이 포근해집니다..
이틀째, 비가 조용히 내린다.
창밖 유리에 맺힌 빗방울처럼, 마음에도 고요히 물방울이 맺힌다.
익숙한 카페의 구석자리에 앉아, 따뜻한 커피 한 잔을 앞에 두고
가만히 생각에 잠긴다.
지금 가장 보고 싶은 얼굴은 누구일까.
곰곰이 떠올려본다.
소식을 주고받지 못한 지 오래된 한 친구가 문득 그립다.
그 친구의 어머님이 소천하셨을 때,
“내가 지금 힘겹게 지내고 있지만, 자네 어머니 조문은 꼭 간다”며
멀리 함양까지 버스를 타고 가던 길.
희미한 기억 속에서도 그 장면만은 유독 선명하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내 아버님이 세상을 떠났을 때 아무 말 없이 조용히 찾아와 준 그 친구.
우리는 이미 마음이 멀어진 줄 알았지만,
그 순간 그는 말이 아닌 발걸음으로 마음을 전해주었다.
그때 느꼈던 울컥한 고마움이, 지금도 가슴 한켠에 머물러 있다.
보고 싶다.
정말… 그립다...
그리고, 가까이 두고도 좀처럼 만나지 못하는 또 다른 친구가 있다.
“밥 한번 하자”는 말은 인사처럼 오가지만,
끝내 지켜지지 않는 약속으로 남아버렸다.
하지만 우리는 자주 통화하며,
서로의 하루를 조심스럽게 건넨다.
멀지 않은 거리이지만, 어쩌면 더 깊은 곳에서 연결된 친구다.
문득, 최근에 자주 떠오르는 두 벗이 있다.
늘 나의 일을 본인의 일처럼 걱정해 주는 고마운 이들.
내일이면 첫 손해보험 시험에 합격한 기념으로
막걸리 한 사발을 나누기로 했지만,
오늘은 유난히 더 보고 싶은 날이다.
가끔 이전이 떠오른다.
초록 풀밭 위에 앉아 막걸리를 나누며
서로의 진심을 꺼내놓던 그날, 그날의 하늘, 바람, 그리고 묵묵히 들어주던 그의 표정까지
아직도 마음속 어딘가에 생생하게 남아 있다.
또 한 명의 친구는, 늘 그 자리에 있어주는 사람이다.
쉽게 다가갈 수는 없지만,
마음이 열리는 날엔 말없이도 마주할 수 있는 그런 존재.
살다 보면 그런 사람이 있다.
곁에 있기만 해도 위로가 되고, 말 없이도 마음이 닿는 사람..
그 중에서도 가장 자주 목소리를 나누는 친구가 있다.
내 아버님이 소천하셨을 때, 입관부터 화장까지의 모든 순간을
자신의 일처럼 함께해 준 친구.
그 시간 동안 우리는 말없이 서로의 아픔을 안아주었다.
그리고 어느 날,
그 친구가 내 어머니를 위해 곱게 준비해 온 딸기 한 바구니.
“어머님, 딸기 맛나게 드시고 오래오래 사세요.”
그 한마디가 전해졌을 때,
가슴 깊은 곳이 뜨겁게 울컥했다.
그 따뜻한 마음은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생각한다.
그런 친구는, 언제나 곁에 두고 싶은 사람이라고..
오늘도 비는 조용히 내리고 있다.
작은 카페의 창가에 앉아
빗소리를 듣고 있자니,
마음도 덩달아 잔잔해진다.
배경이 되어주는 음악,
손끝에서 흘러나오는 글,
그리고 그 모든 조화 속에서 찾아온 평온함.
예전에는 비가 오면 마음이 괜히 무거워졌고,
생각도 행동도 느려졌었다.
그런데 이제는 다르다.
비 오는 날이면 오히려 마음이 포근해지고,
작은 것들에도 고마움을 느끼게 된다.
커피 한 잔, 조용한 풍경, 떠오르는 얼굴들.
그 속에서 나는 오늘도 따뜻하다.
삶이란 결국,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느냐에 따라
행복과 불행은 아주 작은 틈 사이에서 엇갈리는지도 모른다.
비 내리는 어느 날,
조용히 혼자 앉아
지나온 시간들을 되돌아보고,
마음 깊이 아껴왔던 사람들을 떠올려본다.
그리움과 사랑,
그리고 말로 다 하지 못한 조용한 고백을 담아,
오늘도 몇 자 남겨본다.
(작가의 말)
이 글은 어느 비 오는 오후, 조용한 카페의 창가에서 쓴 글입니다.
바쁘게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도,
문득 스쳐가는 얼굴들이 있고
잊은 줄 알았던 감정들이 조용히 피어오를 때가 있습니다.
이 글을 읽는 당신에게도,
마음 한편에 따뜻하게 남아 있는 누군가가 떠오르길 바랍니다.
조용한 비처럼 스며드는 하루가 되기를 소망하며.
- 우풍 정영일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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