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이제는 직장인이 아닌 생존자다

by 정 영 일

[50대, 이제는 직장인이 아닌 생존자다]

– LG전자 명예퇴직을 통해 본 중장년의 노동 현실


최근 LG전자가 만 50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명예퇴직을 실시했다는 소식은, 단순한 인사 이슈를 넘어 대한민국 중장년 노동 현실의 민낯을 보여주고 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점은, 이번 명예퇴직이 이루어진 배경이다. LG전자는 올해 실적이 크게 나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구조조정에 나섰다. 이는 곧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 그리고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대규모 감원 사태와 같은 세계적 흐름이 국내 대기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그러나 더 본질적인 문제는 따로 있다.

바로 ‘50대 퇴직자들의 현실’이다.


이들은 아직 연금 수령도 어렵고, 자녀는 대학 등록금 한창, 주택 대출 원리금도 만만치 않다. 은퇴를 설계하기는커녕, 당장 생계를 걱정해야 한다.


60대에 접어들면 기초연금이나 조기 국민연금 수령 등으로 어느 정도 숨통이 트일 수 있지만, 50대는 말 그대로 노후도 아니고 청년도 아닌 회색지대에 놓여 있다. 그 어떤 제도적 안전망도 충분하지 않은 이 시기에 퇴직을 맞는다는 건, 사실상 노동 시장에서의 강제 퇴장이다.


게다가 이들은 대부분 오랜 시간 동안 한 직장에서 묵묵히 일해온 사람들이다. 하지만 이제는 '경력'이 아닌 '나이'가 먼저 평가된다. 이력서를 내도 연락 한 통 오지 않는다. 결국 선택지는 단기 일용직, 공장 생산직, 택배 보조, 건설 현장 인부, 마트 진열 아르바이트처럼 체력에 의존한 일자리밖에 없다.


> 필자 또한 50대 중반에 퇴직한 뒤, 선택지는 단순 노무직 외엔 거의 없었다. 그나마 건강이 허락하니 현장 일을 할 수 있었지, 작은 질병 하나만 있어도 버티기 어렵다. 기술이 없고, 나이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사회에서 ‘쓰임’을 잃는 기분은 겪어보지 않으면 모른다.


이쯤 되면 묻지 않을 수 없다.


기업은 정말 책임 있게 퇴직을 관리하고 있는가?


국가는 중장년 재취업에 대한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가?


50대가 ‘정년 전 실업자’로 전락하지 않도록 보호하는 사회적 안전망은 존재하는가?


노란봉투법 등 제도적 변화도 기업의 움직임에 영향을 주었을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 보면 노동 유연성을 확보하기 위한 선제적 대응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어떤 이유로도, 한 가정의 생계와 인생을 좌우할 수 있는 ‘퇴직’이라는 문제를 그렇게 가볍게 다뤄서는 안 된다.


지금도 많은 중장년들이 밤잠을 설칠 것이다.

“내일은 나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단순한 기우가 아니라 현실적인 공포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퇴직 이후의 삶을 계획하기보다는, 생존을 위한 전투에 내몰리는 구조 속에 살고 있다.


그 누구보다 묵묵히 일해온 이들이 지금은 구조조정의 희생양, 숫자로만 정리되는 대상이 되어버렸다.


정말 늦기 전에, ‘퇴직 이후의 생존’이 아니라 ‘퇴직 이후의 삶’을 준비할 수 있는 사회적 전환이 필요하다.

고령화는 더 빨리 다가오고 있다. 지금의 50대가 겪는 고통이 내일의 40대, 30대의 미래가 되지 않도록, 우리 사회는 이제 결단을 내려야 한다..


- 우풍 정영일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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