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씨 하나를 다시 지피는 시간]
가만히 집에 앉아 있다 보면,
문득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충동이 밀려옵니다.
그 충동이 글을 쓰기 위함인지,
아니면 짧은 여행을 통해 마음의 짐을 덜어내고 싶은 것인지,
정확히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배낭 하나 메고 속초나 청평 같은 조용한 곳으로 떠나고 싶은 마음만은 분명합니다.
지난 5월~7월동안 짧은 배낭여행을 자주 떠났습니다.
그 여정들은 내 안에 오래도록 쌓여 있던 감정들을 조금씩 덜어내 주었고,
앞으로의 삶을 향한 작은 기대감도 되살려 주었습니다.
짧지만 그 시간들은,
내 삶에 다시 불씨 하나를 지피는 소중한 순간들이었습니다.
그런 생각을 하다 보니,
예전에 TV에서 봤던 한 장면이 문득 떠올랐습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400km가 넘는 거리를
오직 두 발과 배낭 하나로 걸어간 한 남자의 다큐멘터리.
발에 물집이 잡히고,
온갖 고행을 겪으며 끝내 목적지에 다다르는 그의 30분짜리 여정은
겉보기엔 짧고 단순했지만,
그 안에는 말로 다 전하지 못할 깊은 이유와 고요한 성찰이 담겨 있었습니다.
무엇이 그를 그 길로 이끌었을까요?
어쩌면 그는 그 긴 여정을 통해
자신 안에 묻어두었던 아픔과 상처를 스스로 마주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요...
침묵 속에서 얻는 깨달음,
고요한 걸음 속에서의 화해 그것이 진짜 목적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우리의 삶도 다르지 않습니다.
삶은 언제나 순탄하지만은 않고,
그 길 위에서 우리는 넘어지고 흔들리며,
조금씩 단단해집니다.
때로는 길을 잃기도 하지만,
그 경험이 있기에 우리는 더 깊이, 더 넓게 숲을 바라볼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그 여정의 끝에서 비로소 마주하는 건,
조금 더 나아진,
조금 더 이해하는 ‘나’ 자신일지도 모릅니다.
최근 오랜만에 마음속 늘 곁에 두고 싶은 벗들과
홍대에 새로 연 벗의 고깃집에서 탁배기 한 잔을 기울였습니다.
잔을 기울이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중,
벗이 문득 이런 말을 했습니다.
> “인연이란 건 참 소중한 건데,
그 인연이 깊어질수록
때론 우리가 서로를 당연하게 여기며
소홀해지는 순간이 생기는 것 같아.”
그 말을 듣는 순간,
문득 미안한 마음이 밀려왔습니다.
나는 과연 그 소중한 인연들을
충분히 살펴보고 있었을까..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였을까요.
오늘 새벽, 문득 펜을 들게 되었습니다.
떠나고 싶은 마음, 미안함,
그리고 지난 시간들의 고요한 기억들이
이 글 속에 조용히 담겨 있습니다.
혹시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에게도
조용한 위로의 온기가 전해지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이 걷고 있는 길의 끝 어딘가에서,
잊고 지낸 작은 불씨 하나가 다시 타오르기를.
그리고 그 불씨가
당신의 삶을 조금 더 따뜻하게 밝혀주기를 바랍니다.
- 우픙 정영일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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