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을 지나, 다시 찾은 평온

by 정 영 일

[고통을 지나, 다시 찾은 평온]

최근 대학교 동기 모임에 다녀왔습니다. 10명쯤 모여서 지난 일들과 새롭게 시작하는 동기들의 모습을 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헤어질 때쯤, 동기들 대부분에게 공통된 점 하나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고통과 위기"의 순간을 모두가 한 번쯤 겪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 서 있는 동기들의 모습을 보며, 대견스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고통과 평온감이란?

한 번쯤은 "고통"이라는 단어를 되새겨봅니다. 육체가 아프든, 마음이 다치든, 그 고통의 깊이는 서로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누구에게나 참담하고 막막합니다. 고통은 단지 괴로움이나 아픔을 뜻하는 말이 아닙니다.


죽음의 낭떠러지에 선 듯한 절망, 아무에게도 털어놓을 수 없던 깊은 밤의 외로움, 심지어는 꿈속조차 현실보다 따뜻해 깨어나기조차 두려웠던 그 순간들. 그 모든 것이 고통이었고, 때로는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서 있던 시간들이었습니다.


그 고통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면, 마치 깊은 늪처럼 서서히 사람을 집어삼킵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 늪 속에서도 ‘이겨보자’, ‘해보자’는 단 하나의 마음만 있다면, 세상은 여전히 아주 작게나마 길을 열어주더군요.


한때, 제 계좌는 텅 비어 있었고, 지갑엔 단돈 천 원 한 장조차 없던 날이 있었습니다. 그 무렵, 벗의 어머님께서 소천하셨습니다. 죽을 만큼 비참했습니다. "빚을 내서라도 가야 한다." 그 생각 하나로, 아내에게 겨우 차비와 10만 원을 마련했습니다.


조문 길은 길고도 멀었지만, 버스를 타고 도착해 친구의 손을 꼭 잡아주고, 말없이 어깨를 내어주던 그 순간만큼은 제 빈손도, 절망도 잠시나마 사라지는 것 같았습니다. 슬픔을 함께 나누는 것. 그것이 가장 인간적인 사랑임을 그날 다시 배웠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이번엔 제 아버지께서 소천하셨습니다. 어머니께서 조의금 일부를 내게 건네주셨을 때, 그 크지 않은 돈이 저를 다시 살아갈 수 있게 해주는 작은 불씨가 되어주었습니다. 그 뒤로는 일을 하며 버티고,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며, 스스로를 붙잡아가며 살아왔습니다.


수많은 실패와 고통 속에서 제가 결국 배운 것은 단 하나, "고통의 반대말은 기쁨이 아니라 ‘평온’이라는 것."...


돌이켜보면, 후회보다는 반성이 많았고, 반성보다는 배움이 더 많았습니다. 이제서야 저는 제 삶을 천천히 복기하고, 아주 느리게 글을 쓰며 다시 재기를 노리고 있습니다. 어쩌면 누군가에겐 그저 한 줄의 글일지 모르지만, 이 안엔 수많은 밤을 견디며 써 내려온 저의 진심과 삶이 담겨 있습니다.


읽는 이에게 작은 위로라도 전해지기를 바라며, 오늘도 진중히, 그리고 조용히 써 봅니다.


(작가의 말)

이 글은 제 삶의 한 조각입니다. 고통이라는 단어를 떠올릴 때, 그 깊이가 다르고 누구나 저마다의 방식으로 그 고통을 견뎌낸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고통이 지나고 나면, 기쁨보다는 평온이 찾아오는 순간이 있습니다. 그 평온을 찾는 여정 속에서 우리는 비로소 성장하고, 더 나은 내일을 향해 나아갈 수 있습니다.


제가 이 글을 쓰면서 바란 것은 단 하나, 이 이야기가 누구에게는 작은 위로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고통을 지나, 평온을 찾으려는 모든 이들에게 이 글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그들이 겪고 있는 고통 속에서도, 그 끝에 있을 평온을 믿고 계속해서 걸어가기를 바랍니다.


- 우풍 정영일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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