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주는 선물

by 정 영 일

[시간이 주는 선물]

삶을 오래 바라보다 보면, 어느 순간 우리는 ‘통찰력’이라는 조용한 능력을 가지게 됩니다. 사물의 겉모습이 아닌 그 속내를 꿰뚫고, 눈앞의 일보다 그 너머의 의미를 알아차리는 능력 말이지요. 그것은 단지 많이 안다고 해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조용히 지켜보고, 가만히 느끼는 시간 속에서 차곡차곡 자라납니다.


어느덧 삶이 절반을 넘어설 즈음이면, 우리는 이것을 ‘지혜’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젊을 때는 무언가를 얻기 위해 앞만 보고 달렸다면, 이제는 잠시 멈춰서 그 길의 의미를 되묻고, 함께 걷는 이의 발걸음에도 귀 기울이게 되지요.


하지만 사람의 마음을 읽는 일만큼은 여전히 어렵습니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사람 속은 모른다"는 말처럼, 그 마음은 시시때때로 흐르고 변합니다. 그래서인지 우리는 평생을 살며 20만 명쯤 사람을 만나지만, 그 중에 정말 마음이 닿는 인연은 몇 되지 않습니다.


살면서 우리는 사람에게 기대고, 또 사람에게 실망합니다. 좋아했던 친구에게 오랜만에 전화해, 그간의 설움과 아픔을 눈물 섞어 털어놨지만, 끝내 돌아오는 건 무심한 침묵일 뿐이었지요. 결국, 조용히 그 사람의 이름을 전화기에서 지우며, 나의 인생에 더 이상 꼭 필요한 사람은 아니구나, 하고 스스로를 다독입니다.


이제는 굳이 많은 사람을 만나야 할 이유도 없습니다. 만나고 싶은 사람보다, 꼭 필요한 사람만 곁에 두고 싶은 나이… 어쩌면 전화번호부를 정리해 나가는 일도, 삶의 한 장을 덜어내는 통찰의 연습일지 모릅니다.


지금 이 시간을 빌려, 나는 나를 돌아보고 있습니다. 비록 경제적으로는 이직 후 숨 고르기를 하고 있지만, 마음은 그 어느 때보다 자유롭습니다. 그 덕분에 어느덧 220편의 에세이를 완성했고, 이제는 작가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언제 출간될지는 모르지만, 한 줄 한 줄 써 내려가는 동안 ‘희망’이라는 두 글자는 늘 가슴속에서 작은 등불처럼 빛납니다.


지금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잠시 멈춰, 뒤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 보시길 바랍니다. 앞만 보고 달리느라 놓쳐버린 자신만의 이야기 속에는 분명 감동과 울림이 숨어 있을 테니깐요.


- 우풍 정영일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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