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퇴직 이후, 그리고 노후라는 길목에서

by 정 영 일

[남자의 퇴직 이후, 그리고 노후라는 길목에서]

40대, 50대 초반까지 나는 은퇴에 대해 깊이 고민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65세가 올까? 70세가 올까?

당연히 "그때쯤 되겠지"라고만 생각했을 뿐, 정작 준비는 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결국 준비 없는 은퇴를 맞이했습니다.

그 경험이 몸과 마음을 얼마나 흔들어놓는지, 오늘 이렇게 몇 자 적어봅니다.


남자는 나이가 들고 일터에서의 역할을 잃게 되면 생각보다 빠르게 노쇠합니다. 특히 70대에 들어서면 병과 외로움, 역할 상실감에 더욱 취약해지는 존재가 됩니다. 얼마 전 동기와의 점심 자리에서 들은 이야기는 이러한 현실을 다시금 떠올리게 했습니다.


그 친구는 내일 모레면 정식으로 퇴직을 맞습니다.

30년 넘게 은행에 몸담았고, 이후 계약직으로 1년을 더 버티다 마침내 일을 내려놓게 된 것이죠. 겉으로는 담담했지만, 속이 편할 리는 없었습니다.


그래도 그의 아내는 공직에서 일하고 있고, 늦게 결혼해 이제 막 쌍둥이들이 대학에 입학하는 시기라 최소한의 기반은 갖춰져 있었습니다. 그는 “못다 한 골프를 마음껏 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물론 실업 급여 9개월은 받는다고 하더군요..

그 마음이 이해되었지만 저는 조심스럽게 말했습니다.

정기적인 수입이 끊어지는 순간부터 삶은 ‘취미보다 유지’가 우선이 된다고요.

또 아내와의 갈등을 피하기 위해서는 집안일을 함께하며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그 자리에서 문득 생각이 들었습니다.

60세 전후로 퇴직을 맞이하는 남자들 중, 과연 얼마나 노후를 제대로 준비하고 있을까?


통계에 따르면 60세 기준으로 단 21%만이 노후 준비가 되어 있고,

79%는 준비 없이 퇴직을 맞이합니다.


만약 60세 이후 90세까지 30년을 더 살아간다고 가정한다면,

어느 정도의 자산이 필요할까요?


월 350만 원의 수동적 소득이 ‘괜찮은 노후’의 기준이라면,

30년 동안 약 13억 원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현실은 냉혹합니다.

국민연금 가입자 2,230만 명의 평균 연금은 월 64만 원.

대부분 65세에 연금을 받기 시작해도 각종 소득을 합쳐 월 200만 원 남짓이며, 부족하다는 하소연이 끊이지 않습니다.


이것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그래서 저는 다시 강조하고 싶습니다.

40~50대라면 노후를 두려워하기보다 미래를 설계하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는 사실을.

퇴직 이후의 삶은 준비된 이에게는 새로운 기회지만,

준비하지 못한 이에게는 예상보다 긴 버팀목 없는 겨울이 될 수 있습니다.


저 역시 55세에 퇴직을 맞았습니다.

본업은 있었지만 수입이 거의 없다보니 결국 1년 동안 주유소에서 일하게 되었습니다.

50대 중반을 받아주는 직장은 많지 않았고, 대부분 몸을 써야 하는 일뿐이었습니다.


체력은 예전 같지 않았고, 젊은 사람들과 경쟁하는 일은 쉽지 않았습니다.

대우가 좋지 않은 환경에서 1년을 버티고 나서야 지금의 설계사 일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그 모든 경험을 통해 깨달았습니다.

준비 없는 미래는 불확실성 그 자체라는 것을.


철학자 세네카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운명은 준비된 자에게만 미소짓는다.”


노후는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사건’이 아니라,

매일 조금씩 준비할 때 비로소 다가오는 ‘두 번째 인생’입니다.


독자 여러분께 진심을 담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아직 시간이 남아 있을 때, 아직 선택의 여지가 있을 때 미래를 계획하십시오.

그것이 나 자신을 지키는 가장 지혜로운 방식입니다.


- 우풍 정영일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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