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자리에서 바라본 청년실업]
부모의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요즘만큼 ‘청년’이라는 단어가 무겁게 느껴진 적도 없는 듯합니다.
한국의 청년 인구는 약 1,040만 명, 전체 인구의 20%에 이르지만
그 숫자만큼이나 삶의 무게 또한 크게 느껴집니다.
청년 실업이라는 말은 이제 뉴스 속 통계가 아니라,
우리 자녀들의 일상이 되어버린 듯합니다.
최근 보도에서는 어렵게 전문직 자격증을 취득하고도
취업하지 못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합니다.
변호사, 회계사, 세무사처럼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직업들조차
더 이상 안정적인 미래를 보장하지 못하는 현실입니다.
공공기관과 기업 전반에 걸친 AI 도입은 인력 충원을 줄이고 있고,
특히 이들 전문직은 기술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시대는 분명 바뀌고 있습니다.
저 역시 일상에서 AI의 필요성을 체감하며 살아가고 있으니
이 변화의 속도를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그 변화의 이면에서,
사람의 자리를 잃어가는 세대가 생겨나고 있다는 사실은
부모의 마음으로 쉽게 넘길 수 없는 현실입니다.
우리 집 딸도 피아노 학과를 졸업한 뒤,
지금은 자신의 꿈을 위해 PT 트레이너로 일하고 있습니다.
전공과는 다른 길이었고, 결코 쉽지 않은 선택이었지만
스스로 고민하고 방향을 정한 결과였습니다.
부모로서 해줄 수 있었던 것은
정답을 제시하는 일이 아니라,
묵묵히 지켜보고 응원하는 일이었습니다.
사실 저는 이순을 바라보는 나이에
설계사라는 직업을 선택했습니다.
안정적인 길만을 고집하기에는
이미 많은 것을 내려놓아야 하는 시기였고,
다시 시작한다는 것이 얼마나 두렵고
용기가 필요한 일인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선택할 수 있었던 이유는 단 하나,
'지금의 나에게 맞는 자리에서 다시 배우고, 다시 움직이자’는 마음이었습니다.
지금의 청년 실업을 바라보며 느끼는 것은,
문제의 원인이 개인에게만 있지 않다는 점과 동시에
해결의 출발선 역시
각자의 태도와 자세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입니다.
눈높이를 낮춘다는 것은 꿈을 포기하라는 말이 아니라,
현실 속에서 스스로 설 수 있는 자리를
먼저 찾으라는 의미일지도 모릅니다.
청년 실업은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일본과 중국 역시 많은 청년들이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지만,
그 노동이 미래로 이어지지 못한다는
공통된 고민을 안고 있습니다.
물가 상승, 고금리, 고환율이라는 거시적 환경은
청년들의 선택지를 더욱 좁게 만들고 있습니다.
철학자 한나 아렌트는 인간의 활동을
‘노동, 작업, 행위’로 나누며
단순히 생존을 위한 노동을 넘어,
자신의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작업과 행위가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부모의 시선에서 바라본 지금의 청년들에게도
단순한 취업 여부보다
자신의 삶을 책임지려는 태도가
더 중요해 보입니다.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직업의 형태 또한 달라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떤 시대이든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스스로의 삶을 설계하려는 자세와
포기하지 않는 마음일 것입니다.
부모로서 바라는 것은 단 하나입니다.
조금 돌아가더라도,
조금 늦어지더라도
자신의 자리에서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잃지 않기를 바랍니다.
청년이여, 지금은 흔들릴지라도 주저앉지는 말기를.
당신의 속도로 다시 일어서길,
부모의 자리에서 조용히, 그러나 끝까지 응원합니다.
- 우풍 정영일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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