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면 밖에는 잘 보이지 않는 유튜버의 삶

by 정 영 일

[화면 밖에는 잘 보이지 않는 유튜버의 삶]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아무 생각 없이 유튜브를 켰다.

그러다 우연히 한 30대 여성의 고민 상담 영상을 듣게 되었다.


처음 그녀는

‘오디오 드라마’라는 형식으로 유튜브를 시작했다고 했다.

직접 성우가 되어 목소리를 녹음하고,

대본을 쓰며 이야기를 만들어 갔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월 500만 원 가까운 수익을 올렸다고 했다.

그 시기만 놓고 보면

“아, 이게 내 길인가 보다”

그렇게 믿고 싶어졌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시간은 오래 이어지지 않았다.

6개월쯤 지나자

이야기는 반복되기 시작했고,

조회수는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수익이 줄어들자

삶의 선택지는 자연스럽게 좁아졌다.

그녀는 또 다른 길을 찾아야 했다.


그다음에 시작한 것이

먹방 유튜브와 온라인 타로 상담이었다.

구독자는 8천 명 남짓,

영상 조회수는 2만 회를 조금 넘기는 수준.

수익은 월 50만 원 남짓이었다.


문제는 숫자보다 현실이었다.

한 달 식비만 130만 원이 들었고,

수입은 그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살아간다’기보다는

‘버틴다’는 말이 더 어울리는 나날이었다.


먹는 양도

우리가 흔히 상상하는 극단적인 수준은 아니었다.

라면 몇 개, 통닭 두 마리 정도.

조금 더 먹는 편이었을 뿐,

그 자체가 삶을 떠받칠 만한 ‘콘텐츠’가 되기에는

현실은 너무 냉정했다.


여기에 더해

함께 사는 어머니와의 갈등도 깊어졌다고 했다.

건강과 미래를 걱정하는 마음에서 나온 말이었겠지만,

지금의 상태로는 함께하기 어렵다는 말은

듣는 사람의 마음을 단숨에 무너뜨리기에 충분했을 것이다.


우리는 흔히

성공한 먹방 유튜버를 떠올린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쯔양처럼 말이다.


철저한 자기 관리,

독보적인 캐릭터,

꾸준한 콘텐츠 기획,

그리고 시기와 운까지 맞물려

그녀는 하나의 ‘브랜드’가 되었다.


하지만 문제는

우리가 그 한 장면만 본다는 데 있다.


요즘 유튜브를 보면

연예인부터 일반인까지

누구나 쉽게 채널을 열 수 있다.

시작은 분명 쉬워 보인다.

그러나 오래 버틴다는 건

전혀 다른 이야기다.


먹방이든, 드라마든, 상담이든

결국에는

자기 관리와 끊임없는 소재 발굴,

그리고 시청자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지속되기 어렵다.


단지 먹는 것을 좋아한다고,

조금 더 잘 먹는다고

성공이 따라오는 것은 아니다.


시청자의 눈으로 보면

매번 다른 음식,

먹는 방식의 차이,

보는 재미와 대리만족,

그리고 그 안에 담긴 사람의 태도까지

모두가 콘텐츠가 된다.


최근 개그맨 김대희의 먹방 유튜브가

큰 성공을 거두었다.

구독자 수는 어느덧 120만 명을 넘어섰다.


하지만 그 성공 역시

우연이라기보다

시청자가 좋아하는 요소,

‘연예인의 등장’과 ‘먹방’이라는

두 가지 강력한 소재를 정확히 짚어낸 결과일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 길이 영원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유튜브의 세계는 늘 빠르게 변하고,

성공을 유지하는 일은

성공 그 자체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요구한다.


결국 유튜버라는 직업도

다른 일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꾸준함과 관리, 기획,

그리고 무엇보다

“이 일을 계속해도 괜찮은가”라는

자기 자신에게 던지는 질문이 필요하다.


유튜버로 성공하는 사람은

생각보다 훨씬 적다.

화면 속 화려함 뒤에는

수없이 많은 중도 포기와

말 없는 좌절이 쌓여 있다.


그래서 어쩌면

이 여성의 고민은

특정 직업의 문제가 아니라,


“나는 지금 어떤 삶을 살고 있고,

이 방식이 나를 지켜주고 있는가”

라는 질문에 더 가까운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종종

남의 성공을 보며

자신을 재촉한다.

하지만 각자의 삶에는

각자의 속도와 한계가 있다.


유튜버의 삶이든,

회사원의 삶이든,

작가의 삶이든,

중요한 건

버는 돈의 크기보다

그 삶이 나를 얼마나 소모시키는지,

그리고 끝내 무엇이 남는지일 것이다.


성공은 극소수에게만 찾아온다.

하지만 질문은

모두에게 남는다.


그리고 이런 사실을

우리는 대개

조금 늦게 깨닫는다.


- 우풍 정영일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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