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동치는 마음의 모양

by 정 영 일

[요동치는 마음의 모양]

세상은 생각보다 조용한데, 마음이라는 것은 늘 요동을 친다.

가끔은 그 마음을 잘 붙잡아 평온한 자리에 내려놓을 수 있지만, 늘 그렇게 머물러 주지는 않는다. 걱정과 불안 사이에서 앞날을 떠올리다 보면, 알 수 없는 생각들이 파도처럼 밀려온다.


세상 밖으로 나온 지도 이제 넉 달쯤 되었다.

업무로 사람들을 만나기 시작하면서, 나는 점점 사람들의 마음을 얼굴에서, 그리고 그들이 건네는 말 속에서 읽게 된다. 많은 자산을 가진 사람이든, 빈 그릇을 하나씩 채워가는 사람이든, 혹은 그저 평범한 하루를 살아가는 사람이든, 누구나 하나쯤은—아니 어쩌면 여러 개의 걱정을 안고 산다. 걱정이 없는 삶이 과연 행복일지, 아니면 또 다른 불행일지는 결국 마음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달려 있을 것이다.


나는 지난 14년 동안 리딩을 하며 좌불안석의 시간도 보냈고, 잠시 스쳐 가는 행복의 순간도 경험했다. 그 두 감정은 늘 번갈아 가며 나를 찾아왔다. 그리고 최근에는 쓰게 된 작가라는 길을 새로이 걷기 시작했고, 동시에 전혀 다른 일도 함께하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과정 속에서 오히려 살고자 하는 마음은 더 또렷해졌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이 마음은 도대체 어디에서 오는 걸까.


불교에서는 ‘일체유심조’라 말한다.

세상의 모든 일은 결국 마음이 만들어낸다는 뜻이다. 외부의 환경이 우리를 흔드는 것 같지만, 실은 그 환경을 해석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언제나 마음이다. 스토아 철학자 에픽테토스 역시 “우리를 괴롭히는 것은 사건이 아니라, 그 사건에 대한 우리의 판단이다”라고 말했다. 결국 불안도, 평온도 마음의 방향에 따라 전혀 다른 얼굴을 갖게 된다.


그렇다면 마음은 어떤 모양일까.

나는 그것이 고정된 형체를 가진 것이 아니라, 늘 움직이며 변하는 물과 같다고 느낀다. 잡으려 하면 빠져나가고, 내려놓으면 오히려 고요해지는 것. 마음은 통제의 대상이 아니라, 이해하고 바라봐야 할 대상인지도 모른다. 억지로 붙잡으려 할수록 더 크게 요동치고, 그대로 두고 바라볼 때 잠시 숨을 고른다.


오늘 밤도 나는 잠자리에 들며 마음을 다독인다.

“살기 위해 더 뛰자.”

이 문장은 다짐이자 위로다. 완벽하게 살아내겠다는 선언이 아니라, 흔들리더라도 멈추지는 않겠다는 조용한 약속에 가깝다.


며칠 남지 않은 올해를 돌아보면, 다행히도 큰 고비는 넘겼다.

다가오는 2026년은 2025년에 묵은 시간보다 조금은 더 단단하고, 조금은 더 온화하기를 소망해 본다. 미래가 반드시 좋아질 것이라는 확신은 없지만, 적어도 마음만은 그 방향을 향해 걸어가고 싶다.


이 글은 불현듯 떠오른 생각을 적어 내려간 기록이다.

조용한 세상 한가운데서 요동치는 마음을 잠시 내려놓고, 그 모양을 가만히 들여다본 시간의 흔적. 어쩌면 마음이란, 그렇게 바라봐 줄 때 비로소 스스로를 진정시키는 존재인지도 모르겠다.


- 우풍 정영일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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