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월급이 가르쳐 준 것들]
보험 설계사 일을 시작한 지 두 달.
생각보다 빠르게 시간이 흘러
마침내 첫 월급을 받았다.
발품을 팔고,
지인을 만나고,
조심스럽게 말을 꺼내며
하나둘 계약을 맺어 얻은 결과였다.
금액의 크고 작음을 떠나
통장에 찍힌 그 숫자는
이상하리만큼 묵직하게 다가왔다.
그날따라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말이
유난히 또렷하게 마음에 와 닿았다.
예전에는
50대 중반까지 직장에 몸담으며
월급을 받는 일을
당연한 흐름처럼 여겼다.
벌었다기보다는
그저 매달 주어지는 것처럼 받아들이며
받으면 쓰기에 바빴던 시간들.
하지만 지금은 분명 다르다.
설계사 일을 시작하고 나서부터
움직이는 모든 순간이
곧 비용이 되었다.
택시 한 번,
사소한 선택 하나에도
자연스레 발걸음이 느려진다.
첫 월급을 받아 기쁜 마음도 잠시,
이상하게 마음 한켠이 서글퍼졌다.
“어떻게 번 돈인데…”
라는 생각이 먼저 들며
절로 허리띠를 졸라매게 된다.
택시는 웬만하면 타지 않는다.
조금 과하다 싶으면
스스로를 다독이며 한 발 물러선다.
가끔 가는 목욕탕,
먹고 싶은 음식 하나조차
마음속에서 몇 번을 계산해 본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스친다.
‘진작에,
40대 중반부터
이렇게 절제하며 살았더라면…’
설계사는 기본급이 없다.
고정된 월급도 없다.
뛰는 만큼,
만나는 만큼,
계약이 되어야 비로소 수입이 된다.
몸이 지쳐도
발걸음을 멈출 수 없는 이유다.
조용하지만 치열한,
말 없는 전장 위를
오늘도 혼자 걷는 기분이다.
힘든 날도 많다.
마음이 꺾이는 날도 있고,
괜히 이 길을 선택한 건 아닐까
스스로에게 묻는 밤도 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 일에 대한 후회보다는
조금씩 애착이 생기고 있다.
사람을 만나고,
그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삶의 불안을 함께 들여다보는 시간 속에서
나 역시 조금씩
단단해지고 있다는 걸 느끼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이번에 받은 한 달의 월급은
단순한 돈이 아니라
나를 다시 움직이게 하는
작은 증명이자, 조용한 동기부여가 되었다.
두 달 동안
40명이 넘는 사람을 만났다.
아직 소개로 이어진 계약은 없다.
더 많은 사람을 만나야 한다는 것도,
만날 수 있는 사람의 수에는
언젠가 한계가 온다는 것도 알고 있다.
친구와 계약을 맺으며 들었던
“너 이 일 언제까지 할 거야?”
라는 말은
마음 한구석을 오래 흔들었다.
걱정과 우려,
그리고 아직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작은 희망이
함께 스쳐 지나갔다.
지금의 나는
필드를 누비며
기대와 실망을 함께 안고 다니는
초보 설계사다.
아직은 서툴고,
결과는 더디다.
하지만 도전만큼은
조금 멀리 보고 가려 한다.
첫 월급을 받은 이 감정,
다시 한 번 해보겠다는 다짐,
그리고 지금 이 자리의 나를
조용히 기록해 두고 싶었다.
언젠가 이 글을 다시 읽게 된다면,
오늘의 이 마음이
나를 여기까지 데려왔다는 걸
미소로 떠올릴 수 있기를 바라며.
- 우풍 정영일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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