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젖은 빵과 달콤한 거짓]
눈물 젖은 빵을 먹어보지 못한 이들이 과연 ‘성공’이라는 두 글자를 알 수 있을까.
스포츠 스타도, 영화계의 스타도, 이름을 건 사업가들도, 그리고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들 역시 다르지 않다고 나는 믿는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말이 진부하게 들릴 만큼, 그 진실은 늘 같은 자리에서 반복된다. 고진감래의 시간 속에서 마음을 다잡지 못하면, 어렵게 쌓아 올린 모든 것은 모래성처럼 허무하게 무너지고 만다.
작년 이맘때쯤, 동생에게서 불쑥 전화가 왔다.
철거업에 종사하며 하루하루 일거리를 걱정하던 동생은, 우연히 카카오톡으로 알게 되었다는 ‘홍콩 아줌마’ 이야기를 꺼냈다. 요즘 뉴스에서 자주 접하는, 이른바 로맨스 스캠이었다. 처음엔 그저 사람 사는 이야기인 줄 알았다. 그러나 이야기가 길어질수록, 어디선가 본 듯한 익숙한 패턴이 보이기 시작했다.
“돈은 안 들어가. 그냥 잠깐 시간만 투자하면 돼. 짭짤한 용돈은 돼.”
“처음엔 소액으로 시작해도 괜찮아.”
웹사이트에 접속해 미션을 수행하면 용돈 정도의 수익을 벌 수 있다는 말. 내 돈이 들어가지 않는다는 점에서 동생도 가볍게 시작했다고 했다. 그리고 25만 원의 수익이 생겼던 시점부터, 그 ‘가벼움’은 오래가지 않았다. 조금씩, 아주 교묘하게 가스라이팅은 시작되었다. 돈을 넣으면 더 큰 수익이 보장된다는 달콤한 말, 지금이 기회라는 재촉, 믿음과 호감을 가장한 압박….
동생은 결국 나에게 물었다.
“형, 이거… 사기일까?”
그녀와 주고받은 톡 내용, 접속했던 사이트를 함께 보았다. 이미 125만 원이 묶여 있었고, 그 돈을 찾으려면 100만 원을 더 넣어야 한다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나는 단호하게 말했다.
“그 돈은 포기해라. 그리고 당장 연락 끊고, 톡도 전부 삭제해라.”
냉정하게 말하자면,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사람에게 그런 돈을 맡긴 선택은 어리석었다. 하지만 동시에, 그 어리석음은 결코 특별한 누군가만의 것이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다.
주변을 둘러보면 이런 말을 쉽게 듣는다.
“나도 저런 사기 당할 뻔했어.”
“요즘은 너무 교묘해서 누가 당해도 이상하지 않아.”
프랜시스 베이컨은 이런 말을 남겼다.
“사람은 자기가 믿고 싶은 것을 가장 쉽게 믿는다.”
사기는 무지함을 노리는 범죄가 아니다. 욕망을 파고드는 범죄다. 더 잘 살고 싶다는 마음, 조금은 편해지고 싶다는 소망, 노력한 만큼 보상받고 싶다는 간절함. 사기꾼들은 바로 그 지점을 정확히 안다. 그래서 그들은 거짓을 강요하지 않는다. 대신, 우리가 스스로 믿고 싶어 하는 이야기를 정성스럽게 포장해 건넨다.
동생의 경험은 한 개인의 실수가 아니라, 점점 더 지능화되어 가는 세태에 대한 경고처럼 느껴졌다. 땀 흘리지 않고 얻는 이익은 결국 더 큰 대가를 요구한다는 사실, 그리고 ‘쉽게’라는 말 뒤에는 언제나 함정이 숨어 있다는 오래된 진리를 다시 떠올리게 한다.
눈물 젖은 빵은 쓰다.
그러나 그 쓴맛을 아는 사람만이, 달콤한 거짓을 경계할 수 있다.
성공이란 어쩌면 더 많이 가지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믿지 말아야 하는지를 배우는 과정인지도 모르겠다.
- 우풍 정영일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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