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에게 띄우는 세 번째 편지

by 정 영 일

[딸에게 띄우는 세 번째 편지]

여리고 여린 우리 딸아.

사람에게 상처를 받을 때마다

아무 말 없이 눈가에 눈물이 맺히는

너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으면,

아빠의 마음도 함께 젖어든단다.


세상은 아직

네게 늘 친절하지만은 않을 거야.

낯설고, 때로는 차갑게 느껴질 날도 많겠지.

사람의 말 한마디,

스쳐 지나가는 표정 하나가

생각보다 깊게 마음에 남는다는 것도

이제는 조금씩 알게 되었을 거라 생각한다.

그만큼 너의 마음이

사람을 쉽게 믿고,

진심으로 대한다는 증거이기에

아빠는 그 여림이 조금도 부끄럽지 않다.


다만 한 가지는 꼭 기억했으면 한다.

상처를 받지 않는 사람이

강한 사람이 아니라,

상처를 안고도 다시 일어나는 사람이

점점 단단해진다는 사실을 말이야.

세상의 굴곡은

피해서 사는 것이 아니라

지나오며 자신만의 결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라는 것도

천천히 알아갔으면 한단다.


단단해진다는 건

울지 않는 법을 배우는 게 아니라,

울어도 괜찮다고

스스로를 안아줄 줄 아는 힘이라는 걸

아빠는 조금 늦게 알았단다.

그러니 네가 오늘 흘린 눈물도

결코 약함이 아니야.

그건 네가 아직

마음을 닫지 않았다는

조용한 증거니까.


앞으로도 사람에게 실망할 수도 있고,

세상이 생각보다 거칠게 느껴질 날도 있겠지.

그럴 때마다

“내가 잘못된 게 아닐까”

너 자신을 먼저 의심하지 않았으면 한다.

마음먹기에 따라

너는 얼마든지 다시 웃을 수 있고,

다시 믿을 수 있고,

다시 나아갈 수 있는 아이니까.


아빠는 늘

네가 어떤 모습이든

네 편이라는 걸

꼭 기억해 줬으면 해.

조금 느려도 괜찮고,

잠시 멈춰도 괜찮다.

너는 이미

충분히 잘 해내고 있으니까.


오늘도, 내일도

너의 여린 마음이

조금씩 단단해지기를 바라며

아빠는 이 자리에서

조용히, 그러나 변함없이

너를 응원하고 있을게.


사랑한다, 우리 딸.


- 우풍 정영일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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