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자의 자작 시 한편
[달콤한 사랑]
첫사랑은
봄비에 젖은 운동장 냄새처럼
아무 예고도 없이 스며들었다.
눈이 마주치면
괜히 세상이 한 톤 밝아지고,
집으로 돌아오는 골목길마저
분홍빛으로 물들던 날들.
그때의 사랑은
손끝에 묻은 솜사탕처럼
달고도 가벼워
금세 사라질 것을 모른 채
한 입 가득 베어 물던 꿈이었다.
시간은 나를 조금씩 어른으로 밀어 올렸고
사랑은 설렘의 모양을 벗어
생활의 옷을 입기 시작했다.
아침에 먼저 일어나
잠든 이의 이불을 고쳐 덮어주는 마음,
늦은 밤 “잘 도착했어?”
짧은 문자 한 줄에 스미는 안도,
함께 장을 보고
봉지를 나누어 드는 평범한 저녁.
특별할 것 없는 하루 속에서
나는 알게 되었다.
사랑은 꽃다발이 아니라
마른 화분에
꾸준히 물을 붓는 일이라는 것을.
가끔은 다투고
서로의 모난 말에 마음이 긁히면서도
식은 국을 다시 데워
아무 일 없다는 듯
같은 식탁에 마주 앉는 일.
그 어색한 침묵을 지나
조용히 건네는 한 숟가락의 배려가
어쩌면 가장 깊은 고백임을.
이제 사랑은
두근거림보다 숨결에 가깝다.
곁에 있다는 사실 하나로
불안한 하루가 잔잔해지고,
말없이 기대어도 괜찮은 어깨가
세상에서 가장 달콤한 자리임을
나는 배워간다.
첫사랑이 혀끝에서 녹던 사탕이었다면
지금의 사랑은
따뜻한 밥 한 공기.
화려하진 않지만
하루를 살아낼 힘이 되고,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는
익숙하고도 깊은 맛.
살아오는 동안
나는 수없이 사랑을 정의해 보았지만
결국 남는 것은 이것이다.
사랑은
특별한 날의 고백이 아니라
아무 일 없는 날을
함께 건너는 일.
그 평범함 속에서
조용히, 그러나 오래
서로를 달게 하는 것.
그것이
내가 살아오며 배운
달콤한 사랑이다.
- 우풍 정영일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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