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야기 5

이사

by 정원

고향에 간 적이 있었다. 그곳 어르신에게 인사를 드리면서 여쭈어 보니 그곳에서 태어나 사셨다고 하셨다. 80대 할아버지 두 분이셨다.

태어난 곳에서 이동 없이 80년 세월을 사신 것이다.

농경사회, 땅을 데리고 다닐 수 없으니 고향에서 사시다 그 땅으로 돌아가시는 세월인 것이다.


현대사회 산업화의 시대 보기 힘든 모습이다.

직장문제 교육문제등으로 이사를 많이 한다.

나. 또한 그러하다. 어릴 적 부모님 따라 경북에서 서울로

서울에서도 5번 이사했다. 학교 전학도 3번 어릴 적 소꿉친구는 없다.


결혼 후 남편 직장 따라 경남에 와서 애들 낳고 결혼시킬 동안 살았으니 가장 오래 산 곳이다.

마산, 산과 바다 가고파의 고향 기후는 겨울이 온화하고 여름은 시원했다.

그곳 말투는 억세었지만 난 이곳에서 애들 키우면서 많은 사람들과 정을 쌓았다.

처음 시장에서 야채를 사면서" 너무 많으니 조금 주면 안 될까요?" 하니 상인 말하길.."마 치워 뿌라 .가쇼"

눈물이 날 정도였다.

33년 살았다.

남편의 우울증으로 정년보다 일찍 퇴직하고 경기도로 왔다.

병원과의 거리도 있고 아들 가까이 자리 잡았다.

손자들 전적인 육아는 아니고 돌봄 4년 동안 해 주었다.


딸이 손녀 둘째를 낳았다. ""오빠만 도와주고 나는 왜 안 도와줘" 할 것 같아 아들 손자들 외가댁에 떠 넘기고 딸이 있는 대전으로 가서 4년 손녀들 돌봐주었다.

딸은 직장 생활할 수 있었다.

그런데 손녀들 밝은 에너지 때문 남편이 많이 좋아졌다.

세상일 공짜가 없다.


딸네 사위 직장. 서울로 오면서 또다시 경기도로 왔다.

아들과 딸 중간 거리. 육아에서 벗어나 2년 동안 쉬었다.

손자, 손녀들 자라나는 모습 지켜보며 가끔 애들 좋아하는 음식을 해주곤 한다.

그런데 아들 직장문제로 가족 모두 외국으로 간다고 한다.

놀면 뭐 하나? 초등 1학년 3학년 손녀 둘 재취업하는 딸 곁으로 이사 가기로 했다. 이사 갈 날 잡았다.


나이 들어 이사하는 거 힘들기도 하다. 그러나 난 긴 여행이라 생각하기로 했다. 남편은 여행을 힘들어한다.

원래 여행을 좋아하지 않았다. 연애할 때는 아니었다.

그때는 제정신이 아니었으니 숨겨진 사실이었다.

진실을 알았다면 결혼을 안 했을걸 속았다.

역마살이 있는 나에게 가장 큰 인생 장애지만 퇴직 후 2년 간격의 이사를 여행으로 생각하니 나름 좋았다.

요즘 유행하는 1달 살이 조금 길다고 여기면 되니까.

퇴직 후 10년 동안 5번째 이사가 된다.


세상 살면서 가장 어리석은 일이라는 손자 손녀 육아, 도와주면서 나름 얻은 것도 많다. 자라나는 생기가 우리 부부에게 준 행복. 내 자식 키울 때의 무거운 책임감 없이 사랑하고 자라나는 예쁜 시절 볼 수 있으니 즐거웠다.

할머니의 사랑 맛있는 음식 해줄 수 있어 행복했다.

내가 받은 할머니 사랑 갚을 수 있는 시간들이라고 생각했다.


태어나 살아온 지역 생각해 보니 경북, 서울. 강원. 경남. 경기, 충남 참 많이도 이사 다녔다.

이사를 그리 힘들어하지 않는 자신을 보며 내가 역마살을 기지고 있음을 확신한다.

새로운 곳으로 갈 적마다 두려움보다 설렘을 느끼니까.

그 속에서 이사라는 방편으로 새로운 지역을 탐방하고 생활한다고 생각한다.

이 또한 건강이 허락할 때 동안이라는 걸 알기에 감사함으로 받아들인다.

인생 또한 여행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