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에서 식이장애?

9월 21일

by 데이팅 앱 사용자

이탈리아에서의 내 주식은 크루아상, 포카치아 샌드위치, 파스타로 밀가루 음식이 대부분이다. 밀가루를 먹으니 어쩐지 배가 차지 않아, 본식을 먹은 후 달달한 디저트를 먹는다. 바삭바삭한 비스킷, 달콤한 밀카 초콜릿, 부드러우면서도 쫀쫀한 젤라또. 먹는 거를 멈추고 싶지만 도무지 멈춰지지 않는다. 먹는 동안에는 두렵고 울고 싶은 마음, 하지만 먹는 걸 멈추면 먹고싶다는 생각만 든다. 이게 바로 폭식증이다. 먹는 것에서 고통만 얻고 즐거움은 얻지 못한다.


나는 이탈리아에 도착했을 때만 해도 169cm에 53kg였다. 하지만 유럽에서 고삐가 풀려 기하급수적으로 살이 불어나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외모에 신경을 쓰지 않는 타입이다. 화장도 거의 하지 않고 옷에도 큰 관심이 없다. 하지만 살이 찌는 것만큼은 너무나 두렵다. 먹을 때마다 죄책감이 들고 먹기를 멈춰야 할 거 같은 기분이 든다. 사람들은 폭식증, 거식증이 외모 강박에서 시작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사람들도 있지만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다. 나는 통제 성향이 강한 사람이며 이게 주된 원인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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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몇년 전에 섭식장애로 상담을 받았었다. 당시 나는 나를 포함해 그 무엇도 만족스럽지 않았다. 나 스스로를 증오했고, 나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도 미웠다. 유일하게 내가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는게 내 몸이었고, 계속해서 몸무게를 조절하려고 했다. 몸무게가 늘면 나는 그 날은 망친 것만 같았다. 나는 선생님께 내 몸무게 하나 컨트롤하지 못하는 내가 너무 한심하다고 고백했다. 선생님은 차분히 듣더니, 사람은 자신의 신체를 통제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하고 몸무게는 음식 단 하나의 요소로만 움직이지 않는다고 말씀주셨다. 위안이 되는 말이었다.


나는 이전에 상담을 받았던 내용을 곱씹으며 다시 천천히 회복하려 노력하고 있다.


금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