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화. 언제나 진실처럼 말했다.

#사이비 십자가 뒤에 숨은 거래

by 전태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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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교회 근처에 37평 아파트와 50평 사무실을 마련했다.


선희는 아들이 운영하는 교회에서 가까운 곳에

최고 조건의 집을 구해주었다.


300미터 남짓한 거리였다.

말할 필요도 없다. 이 교회는, 누가 보아도 전형적인 사이비다.



김 사장이 타고 다니는 벤츠는 시가 4억을 호가한다.
이제부터 선희와 나는 사장과 직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더는 애정도 연민도 없다. 우리는 사업파트너일 뿐이다.


나는 그녀에게 내 신용카드를 건넸고,

월 천만 원까지 사용 가능하다고 말했다.



각자의 집안 살림은 각자가 꾸리자고 말한 후,

우리는 말없이 헤어졌다.



나는 침대와 소파, 필수 가구들을 들였고 외제차엔 광택을 입혔다.


이미 3년 전 뽑은 차량이지만,

손을 거치자 다시 반짝이기 시작했다.


내 옷장은 모두 명품으로 채워져 있다.

새로 살 필요조차 없다.
누구든 한눈에 알아본다.

시계 하나만 해도 오천만 원짜리다.




사무실에는 간단한 집기와 노트북만을 갖추었다.

아직은 유령 사무실이다.



10일 전, 일요일 예배에 참석한 것이 첫 방문이었다.



사기에는 말빨이 전부다.
아침 11시, 단정한 옷차림으로 예배당에 들어섰다.



호감형 인상이니 누구든 경계 없이 다가온다.


성경책을 펴고 찬송을 함께 불렀다.

사람들의 시선이 느껴졌다.



헌금 시간이 되었다.

나는 봉투에 천만 원 수표를 담았다.
예배 후, 여섯 명의 성도들이 점심을 제안했다.


자연스럽게 함께 식사를 하고,

가볍게 티타임을 가진 후 주보를 들고 집으로 돌아왔다.



저녁 7시, 다시 예배에 참석했다.

예배가 끝난 후, 교주가 다가와 악수를 청했다.



그리고 조용히 말했다.

“차 한 잔 하시죠.”



이유는 분명했다. 헌금 천만 원이었다.

사무실로 자리를 옮기자, 직원이 차를 내왔다.



교주는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하나님께서 기뻐하실 겁니다. 귀한 헌금, 잘 사용하겠습니다.”



나는 겸손한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아닙니다. 더 드렸어야 했는데…”



그와 명함을 교환했다.
내 명함에는 ‘부동산 및 기업자금 대출’이라 적혀 있다.



교주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기업자금 대출이란 어떤 건가요?”
나는 잠시 미소를 머금고 설명했다.



“기업들이 며칠간 단기로 자금을 빌리고, 일정 이자를 지불하는 방식입니다.



사실상 단기 사채죠.

보통 1억에서 20억 사이를 빌려갑니다.”


교주는 눈빛이 달라졌다.



“우리 교회에 귀한 일을 하시는 분이 오셨군요.”



그의 말투는 이미 나를 ‘돈’으로 보기 시작했다.

그 주간 내내 새벽기도에 참석했다.


수요일, 금요일, 토요일까지 교회 행사에 참여했다.
일요일은 하루 종일 교회에 있었다.



한 주일을 교회에 살다시피 하니, 윤곽이 서서히 보였다.

성도는 대략 3천 명.
부교주 3명, 경리 1명, 상근 직원 1명,

나머지는 무보수 봉사자들이다.



이 교주의 능력은 부동산 안목에 있다.

그래서 지금의 자리를 만든 것이다.



출석 10일째 되는 날, 교주와 점심을 같이 할 기회가 왔다.



이번엔 내가 청한 자리였다.

심방의 의미를 겸해서다.



한우 전문점에서 만났다.
부교주 셋도 동석했다.

식사를 나누고 나서 명함을 주고받았다.



식사 후 커피숍에서 차를 마시며 자연스럽게 부탁을 꺼냈다.


“혼자 와서 지내다 보니, 사무실 경리와 가사도우미가 필요합니다.
혹시 믿음이 좋으신분들 계시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젊고 성실한 분이면 좋겠습니다.”




다음 날, 교주가 추천한 두 여인이 사무실을 찾았다.
경리는 32세, 주말부부로 아이는 유치원에 다닌다.



가사도우미는 35세, 이혼 후 아이 둘을 키우며 화장품 방문 판매를 한다.



두 사람 모두 곧바로 채용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여성은 말이 많다. 정보 수집에 이만한 자산은 없다.



점심은 함께 만들어 사무실에서 먹고, 오후 4시에 퇴근한다.

나이를 말하지 않으면, 누구든 20대로 착각할 정도다.
교주의 의도가 엿보인다. 명백한 미인계다.



점심 이후 두 사람은 교회로 가 기도하고, 예배에 참석한다.
평소엔 세미정장 차림이고, 주말엔 고가의 옷을 입고 온다.




시간이 흐르며 교주와의 관계도 자연스럽게 가까워졌다.
식사는 그날이 마지막이었다. 과잉친절은 금물이다.



항상 남들보다 10%만 더 친절하게, 그것이 내 방식이다.

아직 교주의 아들은 본 적 없다.



토요일은 성도들과의 친목 시간이다.
등산, 축구, 악기 등 다양한 활동이 있다.



교주가 등산을 즐긴다 하여, 나 역시 참여했다.

근교 산을 두 시간 남짓 오른 후 저녁을 함께 먹고 헤어진다.



간식과 음료 정도는 내가 준비한다.

큰 비용은 들지 않는다.

등산 모임은 남녀 반반, 대략 10~15명 규모다.




가사도우미도 참석한다. 그녀는 사람들과 쉽게 어울린다.

한 달이 지나자, 나는 교회에서 꽤 알려진 인물이 되었다.



사람들은 “믿음 좋은 형제”라며 수군댔다.



구역에도 가입하고, 교주 부부와 개인적인 식사 자리를 또 마련했다.



그날, 조용히 사모의 가방에 백만 원 수표 두 장을 넣어주었다.


“옷이라도 사 입으세요.”


"감동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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