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지막 숨소리
샤워를 마치기까지 한 시간이 훌쩍 넘게 걸렸다.
술 마신 다음 날의 사랑은,
마치 내 몸속 창자가 모두 쏟아져 나오는 듯한 느낌이었다.
최고였다.
호텔을 나와 함께 해장국을 먹고 난 후, 아내에게 전화를 걸었다.
“오늘은 못 가고, 내일이나 갈게.”
사실대로 교회 땅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아내는 조용히 듣더니,
“잘 마무리하고 와요. 사랑해.” 라고 말했다.
어제 처음 만난 낯선 여인과 근교로 드라이브를 하면서,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남자들은 처음 보는 여자에게 가장 큰 환심이 가는 법이다.
이건 변함없는 진리다.
오후 다섯 시, 다시 호텔로 돌아와 차를 마셨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땅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밀고 당기는 시간이 이어졌고, 결국 90억 원에 땅을 매도하기로 결정되었다.
그 자리에서 가계약금 1억 원이 바로 입금되었다.
시간은 어느덧 저녁 여섯 시를 훌쩍 넘겼고,
계약은 내일 오전 변호사 사무실에서 하기로 했다.
근처의 고급 참치집으로 이동해 식사를 마쳤다.
이제 남자는 더 있을 이유가 없었다.
식사를 마친 뒤 그는 떠났고, 다시 둘만 남았다.
시계를 보니 밤 아홉 시였다.
그때 그녀가 말했다.
“우리 펜션으로 갈래요?”
나는 몰랐다. 그녀가 직접 운영하는 펜션이 있다는 사실을.
차로 30분쯤 달렸을까,
근사한 펜션이 모습을 드러냈다.
평일이라 예약도 없다는 그녀의 말에,
관리인은 우리를 보고는 인사를 건넨 뒤 퇴근했다.
시간이 열 시였다.
그녀가 안내한 방으로 들어서니, 실로 근사했다.
대지 면적은 약 천 평, 방은 다섯 개 모두 대형 룸이었고, 일반인이 묵기엔 부담스러운 가격대였다.
샤워를 마친 그녀는 까운을 걸치고, 정성스레 과일을 깎았다.
내 무릎 위에 살며시 앉더니,
키스를 건네며 깎은 과일을 반으로 나눠 서로의 입술로 전달해주었다.
양주 한 잔을 내밀었고, 나는 받아 마신 후 그대로 정신을 잃었다.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눈을 뜨니, 나는 알몸으로 침대 위에 사지가 묶인 채였다. 놀라고, 두려웠다.
그녀는 알몸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는 위에서 말 타는 자세로 내 몸을 짓눌렀다.
온 힘을 다해, 그녀는 나를…
그리고, 절정의 순간——
“으…윽!”
문이 열렸다. 한 남자가 들어왔다.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았다.
여자는 재빨리 몸을 일으켰고, 그녀의 다리 사이로 나의 애액이 흐르고 있었다.
그 순간——
나의 몸 깊숙한 곳으로, 무언가가 들어왔다.
칼이었다.
그리고, 한 번 더. “억——” 소리를 내며 그를 바라보았다.
부목사였다.
그의 뒤로, 한 여인이 보였다.
나의 사랑하는 아내였다.
그리고 두 사람은,
내 눈앞에서 뜨거운 키스를 나누었다.
그 순간, 마지막으로 나의 심장에—— 칼이 꽂혔다.
부목사는 7개월 전 출소한 상태였다.
그와 함께했던 ‘골프 프로’라 불리는 남자는 부목사와 감방 동기였다.
사기 전과만도 수두룩했다.
출소한 후에 , 그는 선희를 찾아 만났고, 지금까지 7개월을 철저히 계획해온 것이다.
그들은 선희가 죽을 줄 알았다. 모든 건 타이밍이었다.
나는 고아원 출신에, 아무런 친척도 없는 걸 이미 파악하고 있었다.
그래서 혼인신고가 완료될 때까지 기다렸던 것이다.
모든 재산은 아내에게 상속될 것이며, 감방 동기들과 작업꾼들은 내 재산을 반으로 나누기로 하고 범행을 계획했다. 골프프로라는 여자는 한때는 잘 나갔지만 지금은 잊혀진 빈털터리 여자였다.
지금의 아내가 범행에 적극 가담하게 된 결정적 계기는,
선희의 모든 자백을 직접 듣고 난 뒤였다.
이제 와 생각해보면, 어느 날 아내가 서울에 이틀간 혼자 다녀온 적이 있었다.
그리고, 며칠 뒤—— 선희가 내 앞에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