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비

by 박재옥 시인


누가 창문 밖에서 서성거리고 있다

간곡하게 무슨 말인가 하고 있다

어둠의 파수꾼처럼 귀를 모으고 듣는다


간절한 속삭임 같기도 하고 짙은 탄식 같기도 한

알 듯 모를 듯한 어둠에 젖은 소리


그분은 아직 이곳을 떠나지 않으셨나 보다

아직 못다 하신 말씀이 남았나 보다


사랑한다고 말하지 못한 게 아쉬웠는가

미안하다고 말하지 못한 게 아쉬웠는가


밤새 열리지 않는 창문 밖에서 안간힘 하다가

그분은 여명과 함께 떠났다


우리가 깜박 잠든 사이

돌이킬 수 없는 적멸의 순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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