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창문 밖에서 서성거리고 있다
간곡하게 무슨 말인가 하고 있다
어둠의 파수꾼처럼 귀를 모으고 듣는다
간절한 속삭임 같기도 하고 짙은 탄식 같기도 한
알 듯 모를 듯한 어둠에 젖은 소리
그분은 아직 이곳을 떠나지 않으셨나 보다
아직 못다 하신 말씀이 남았나 보다
사랑한다고 말하지 못한 게 아쉬웠는가
미안하다고 말하지 못한 게 아쉬웠는가
밤새 열리지 않는 창문 밖에서 안간힘 하다가
그분은 여명과 함께 떠났다
우리가 깜박 잠든 사이
돌이킬 수 없는 적멸의 순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