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로 물든 길이 너무 좋아서
일부러 돌아서 갔다
에둘러 가니
평소 잊고 있던 것들이 보인다
안 보이던 들판의 그늘이 보이고
안 보이던 비탈의 어깨가 보이고
안 보이던 사시나무 단풍, 왕사마귀,
더 많은 낙엽, 그리움의 귀퉁이들
돌아가지 않았으면 보지 못했을 것들
곁에 있는데도 잊고 있던 뒷면
마음의 가을이 더 풍성해졌다
스러져 가는 존재들이 더 빛났다
이번에 '마음보다 먼저 핀 꽃' 제3 시집을 시산맥 출판사에서 출간했습니다. 시 52편과 에세이 '80년대에서 온 편지'를 수록하고 있습니다. 글을 통해 사랑을 배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