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울음의 총량

태어나서 울어야 할 울음의 총량은 얼마인가?

by 박재옥

장마철 빗속에서 울지 못한 매미들이

비 그친 밤중에 기승을 부린다

낮에 채우지 못한 울음 곳간을 채우려는 듯

경쟁적으로 목을 놓는다


매미는 무엇을 증명하려고 그리도 울어대는가

평생 울어야 할 몫이 있는가보다

울음의 총량을 채우려고

밤에도 기계처럼 쉬지 않고 우는가보다

평생의 울음을 다 채워야

미련없이 생의 허물을 벗을 수 있는 것처럼


여름 지붕이 폭삭 내려앉은 바닥에

울음 속살을 비워낸 후련한 껍질들이 즐비하다

부활을 꿈꾸던 울음 전도사들이

오늘처럼 귓가에 쟁쟁하다


흐드러진 매미의 무덤 곁에서

도무지 풀리지 않는

내 울음의 총량을 계산해 보느라

달라붙은 발길이 껌딱지처럼 떨어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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