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뿌리

by 박재옥


잡초 뽑는 일은 뿌리와의 싸움이다

감당한 생의 무게만큼 움켜쥐고 있는 뿌리

손길 닿는 자리마다 절박한 전류가 흐르고

잡초들의 뜨거운 함성 들려온다


보존하라!

보존하라!


여기서 밀리면 끝이라는 듯

쉽게 뿌리를 놓아주지 않는다


그리 쉽게 포기할 명줄이 있겠느냐고

너라면? 나라면?

생존본능을 뽑아내는 일인데

그 어디에도 하찮은 뿌리는 없을 텐데


나의 뿌리를 지켜야 한다는 숙명으로

처자식 거느리고 객지에 나가서

고투하는 일이 그러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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