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교동마을 부근 재개발지구에는
낡고 오래된 식당 한 채가 몸져 누워있다
산소 호흡기에 명줄을 유지하면서도
철거되기 전에 보고 싶은 사람들 불러
한 그릇씩 퍼주고 있다
이 늙은 할미의 손맛을 잊지 못해
각지에서 찾아오는 여행객들에게
잔치국수 회국수 회밥 부추전 돔배기
마지막 밥상을 차려 주고 있다
곧 숨이 끊어질지언정
사랑을 잃는다는 것은 모든 것을 잃는 것
사라진다는 것은 어딘가에 흔적을 남기는 일이다
사람의 뱃속이든 아니든
잊지 못할 한 끼를 내어줄 수만 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