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둠벙

by 박재옥


그녀가 누워있던 세브란스 병원 수술실에서

막힌 심장 핏줄 뚫고 샘솟던 물줄기


무의식의 수로 따라 재빨리 도망치는

버들붕어 송사리 미꾸라지를 뒤쫓다 보면

어느새 환하게 당도하는 고향 논배미


태초부터 고여있던 눈밝은 물웅덩이에서

보리타작 끝낸 유월을 첨벙거리다가

배 고픈 마름을 따 먹는다


가파르게 쌓아올린 세월의 벽을

뜨거운 기억의 물줄기로 뚫어버리고

미명처럼 눈 뜨는 그녀


그녀의 심장에는 둠벙이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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