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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꽃 욕심

by 박재옥


팔순 넘은 어머니는 아직도

화원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신다

맨처음 감탄 연발하면서


집안 가득한 꽃들을 잊으신건가

자식들이 보내준 난꽃과 수국을 잊으신건가

새로 핀 꽃 앞에 서면

봄 들판처럼 만발하는 꽃 욕심


그러나 혼자 되신 방안에서

꽃들과 나누시는 대화를 엿듣는다면

그 모든 과유불급을 탓할 수 없게 된다

꽃들은 간밤 젊은 꿈으로 남몰래 잉태한

배다른 자식이므로


욕심으로 과잉하는 시대라지만

자식인 내가 아는 가장 아름다운 욕심 있다면

그건 꽃 욕심일지도

차고 넘쳐도 모자람 없는


얘야, 수국이 피기 좋은 계절이구나

네 그래요, 어머니도 흘러넘치는 수국인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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