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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지럽더라도 나를 위해서

알레르기를 이겨내자

by 세진

지금 목이 너무 간지럽다.

귀 아래, 목 뒤, 옆.

동그란 두드러기들이 놓여있다.

심하게 징그럽지는 않다.


며칠 전에

크게 입술이 부었다가 나아졌는데도,

이틀 전에 또 술이 부었다.


그리고 오늘은 갑자기

목에 두드러기가 났다.


요즘 따라 면역력이 안 좋은 건가?

너무 아프고 간지럽다.


너무 가려울 때 바르라고 처방받은,

연고 크림을 찾아냈다.

엄마가 두드러기를 확인하시고는

목에 크림을 발라주었다.


얼마 만에 바르는 크림인지.

그동안 두드러기를 잊고 살았으니.


엄마는 말했다.


"만지지 말고,

긁지 말아야 돼."


나도 알고 있었다.


알레르기에서 가장 중요한 거는

아무리 가려워도 긁지 않는 거.


간지러움 걸 꾹꾹 참아본다.

목 주위에 손을 대며 긁는 시늉도 해본다.

직접 댈 수는 없다.

인내해야 된다.


나를 위해서.



생각해 보면 알레르기만 그런 것이 아니다.


내가 아무리 하고 싶은 거여도,

나 자신을 위해서

하지 말아야 되는 것들이 있다.


물론 긁는 것이 잠시의 행복,

그리고 가려움을 잠재워줄 수 있다.


하지만 그 긁는 과정에서 난 상처는

결국 나를 해친다.


단기적인 행복을 보며

장기적인 나를 놓치지 말 것.


으, 간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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