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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차의 쓴 맛

생각해 보면 오래 끓인다고 좋은 건 없나 봐.

by 세진

12월 말에 갑작스러운 배탈을 시작으로,

아무것도 먹지 못해서 끓이던

보리차는 습관이 되었다.

그러던 중, 하나의 일로 인해

나는 보리차를 뜨겁게 데우기를 멈추었다.

쓰디쓴 온도.



게 여느 때처럼

보리차를 데우던 어느 날,

엄청나게 따뜻한 보리차가 먹고 싶어서

팔팔 날이 있었다.


손이 데일만큼,

컵을 잡지도 못할 만큼.


구수하고 달달한 보리차가,

더욱 달콤해지도록 말이다.



하지만 매우 높은 온도의

보리차는 달지 않고 썼다.


쓴 맛이 우러나왔다.


우러나온 쓴 맛


그 때 깨달았다.


보리차여도 오래 끓이면

좋은 맛이 난다고 생각했는데.


뭐든지 너무 오래 끓인다고 해서

좋은 맛만 나는 것이 아니구나.


생각해보면 그건 보리차만이 아닐 거다.


너무 오래, 너무 깊이 끓인다고 해서

무작정 달지만은 않을거다.


그때 먹었던 보리차는 뜨겁게 썼다.


결국 중요한 건

적당한 온도의 적당한 시간.

이건 보리차만 중요한 것은 아닐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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