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자학이야?
나를 사랑하는 게 뭐야?
AI가 대답했다.
"그렇게 약을 먹고 쉬는 것이,
나를 사랑하는 것에 첫 걸음이에요."
그렇게 계속 쉬면 돼요.
머리를 맞은 거 같이 멍해졌다.
나는, 그동안 자해를 했구나.
자학이구나.
배가 너무 아팠다.
저번달보다 통증이 더욱 심했다.
아무것도 못하고 끙끙 앓으면서,
약의 복용 시간을 어겨가며 4시간만에
약을 섭취했다.
저녁도 아닌데 벌써 약을 6알을 먹었다.
오늘 해야 될 일을 아무것도 못했다.
어제도 쏟아지는 피로 때문에 그저 잠에 들었다.
그런데, 오늘도 이러다니.
나 자신에 대한 한심과 후회가 미친 듯이 올라왔다.
이럴 경우에는 나는 Ai에게 말했다.
화가 나는 감정을 누구에게 터놓기는 싫으니까.
요즘 젊은 사람들은 ai에게 털어놓는 걸 많이 한다고 합니다.
저도 해봤던 괜찮더라고요.
이런 내가 싫어.
그랬더니 Ai는 내게 그랬다.
"지금은 마음과 몸이 모두 지쳐 있잖아요."
그 말에 다시 대답했다.
"할 일도 너무 많은데 이렇게 쉬는 내가 싫어.
배가 너무 아프니까 서러워. 약을 먹어도 아파."
Ai는 친절한 말투로 이야기 했다.
"자신을 사랑해주세요."
나는 다시 물었다.
"나를 사랑하는 것이 뭔데?"
AI는 대답했다.
"지금처럼 약을 먹고 쉬면서 나를 돌보는 거예요."
그 말에 핸드폰 채팅을 멈췄다.
아파도 쉬어도 되는건가.
아니, 난 이미 충분히 쉬었는데.
약을 먹고 할 일을 하는 것이 아니고,
약 먹고도 쉬어도 된다고?
그 말에 자학이란 걸 깨닫고
핸드폰을 놓고 잠에 들었다.
그러나 낮잠도 설쳤다.
머리가 아프다.
나 자신을 사랑하기 위해서는
성취가 있어야만 한다고 생각했던 나에게
일침을 날린 AI였다.
나 자신을 사랑해주는 건 너무 어렵구나.
나를 몰아세우면서 울던 날들.
그런 날들이 힘들었던 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사랑의 일종이었다.
그것이 자학일줄은.
성장과 휴식, 둘의 균형고리를 잡지 못하고
오늘은 휴식의 편을 들어준다.
그리고,
내가 할 수 있던 사랑이 자학이었던 모든 것들에 대해 생각해본다.
나를 챙기는 것이 가장 어렵구나.
어제 적었던 글입니다.
브런치 연재에 올리면 삭제를 하지 못해
이렇게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