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핑, 새로운 경제·비즈니스 패러다임을 창조해내다

TREND INSIDE

토핑경제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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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가 제품이나 서비스의 추가적이거나 부수적인 요소인 ‘토핑(Topping)’에 자신의 취향을 반영하고 맞춤화하며 새로운 경제적 효과를 창출하는 시장의 변화를 지칭한다.


구체적으로 ‘토핑’이란 기본적인 것에 더해질 수 있는 추가 장식이나 선택지를 의미한다. 피자를 떠올려보면, 기본 도우(dough)에 다양한 토핑(topping)을 얹어, 각자가 선호하는 맛을 만들어낸다. 과거에는 단순 선택 요소로만 자리잡고 있던 ‘토핑’이 소비 전반에 걸쳐 적용되며, 이제는 상품의 매력도를 결정지을 수 있는 중요한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토핑경제에는 어떤 특징이 있을까


토핑경제는 크게, ‘데코덴티티’, ‘최적의 상품’, ‘모듈형토핑’의 세 가지 양상으로 나타난다.


먼저, 토핑경제의 대표적인 양상인 데코덴티티(decodentity)는 꾸미기를 뜻하는 데코레이션과 정체성을 뜻하는 아이덴티티가 합쳐 만들어진 단어로, 자신의 소지품을 꾸미는 현상에 만들어진 신조어다. 소비자들은 범용상품을 그대로 쓰지 않고, 다양한 꾸미기 토핑을 활용하여 ‘나만의 것’을 창조한다. 코난테크놀로지에 따르면, 22년부터 2년간 ‘꾸미기’ 관련 키워드의 언급량은 증가하는 추세였으며, 25년 9월 24일 패션 플랫폼 '지그재그'에 의뢰한 검색량 통계에 따르면 이달 1~22일 '커스텀' 검색량은 전년 동기보다 196% 늘었다. 또한 신발 꾸미기 장식에 활용되는 '참(Charm)' 검색량은 전년 동기보다 357%, '폰꾸(폰꾸미기)' 검색량은 39% 증가했다. 지그재그 관계자는 "데코덴티티 트렌드 확산으로 관련 상품 검색량이 전년 동기 대비 최대 4배 이상(357%) 급증했다"고 말했다.


다음으로, 토핑경제는 모두를 위한 ‘최고의 상품’보다 자신에게 딱 맞는 ‘최적의 상품’을 추구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이에 기업은 수십가지의 토핑으로 더욱 다양한 조합이 가능하도록 제품과 서비스를 설계하고, 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휠라FILA에서는 개인별 취향과 족형을 고려한 커스텀 테니스화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내 발에 맞는 핏, 자주 이용하는 테니스 코트의 바닥면을 선택하고, 테니스화 전면과 측면, 신발끈과 밑창 등 각각의 색상을 조합해 진정한 나만의 맞춤형 테니스화를 만들 수 있도록 했다.


마지막으로, 토핑경제에서는 모듈형 토핑을 활용해 상품을 그때그때 변형하는 형태로도 나타난다. 소비자들은 구매 이후로도 지속적인 변화 가능성을 열어놓고 싶어한다. 다양한 산업으로 확대될 수 있는 ‘모듈러(modular) 디자인’도 비슷한 맥락이다. 이는 마치 작은 단위의 블록들을 조합하는 레고처럼 여러 개의 모듈 상품들을 서로 결합하거나 교체할 수 있어 소비자의 필요나 선호에 따라 상품을 확장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스마트워치의 스트랩을 원할 때마다 갈아 끼우며 제품의 활용도를 높이는 것이 대표적인 예시이다. 최근에는 모듈러 디자인이 가구 시장 전반으로 확장되는 추세인데, 일룸의 ‘쿠시노 코치’ 침대는 신혼 시기에는 부부 침대로, 아이가 태어나면 싱글 침대와 침대 가드, 풋 보드 등 옵션을 추가해 아이와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제품으로, 출시 이후부터 월 판매량 3,000개 이상을 꾸준히 기록하며 ‘국민 육아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



토핑경제는 어떻게 등장한 것일까


첫째 소비자 배경으로, 기성 제품을 재해석하는 '모디슈머'의 진화와 '동조와 차별화'라는 이중적 욕구가 맞물리며 발생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유행에 소외되지 않으려는 소속감과 동시에 나만의 개성을 드러내고 싶어 하며, 이를 '기본 제품(도우)+개인화 옵션(토핑)'의 조합으로 해결한다. 이러한 문화는 소비를 단순 구매가 아닌 하나의 '콘텐츠'이자 '연구 활동'으로 격상시켰으며, 기업이 토핑 중심의 상품 구성을 내놓게 만드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둘째 시장 배경으로, 표준화된 범용 상품의 매력이 감소하면서 기업들이 '초세분화 전략'과 'D2C 유통'으로 선회하고 있다. 브랜드 이름만으로는 차별화가 힘든 레드오션에서 기업들은 '완성되지 않은 베이스'를 제공하고 소비자가 마침표를 찍게 하는 전략을 취한다. 특히 D2C와 On-Demand(주문형) 시스템의 확산은 재고 부담을 낮추는 동시에 고객에게 "나만을 위한 것"이라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며 브랜드 충성도를 강화하고 있다.


셋째 기술 배경으로, 디지털 플랫폼 인터페이스의 발전과 유연 생산 시스템(FMS)이 토핑 경제의 실현을 뒷받침하고 있다. 모바일 앱과 키오스크, AI 기반 추천 기술(예: 스타벅스 딥브루)은 복잡한 커스텀 과정을 직관적이고 즐거운 경험으로 변화시켰다. 또한, 로봇과 ICT가 결합된 스마트 팩토리는 하나의 생산 라인에서 다양한 조합의 제품을 실시간으로 제조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여 개인화 요구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다.


넷째 가속화 배경으로, 저성장 기조에 따른 '업셀링(Up-selling)' 전략과 '디토 소비' 경향이 토핑 경제를 빠르게 확산시키고 있다. 고물가 시대에 소비자는 값비싼 본체의 구매 대신, 저가의 토핑 교체로 큰 만족을 얻으려 하며, 기업은 마진율이 높은 옵션 판매를 통해 수익성을 극대화한다. 여기에 특정 인플루언서의 조합을 그대로 따라 하는 '디토 소비'가 Z세대를 중심으로 유행하면서, 검증된 토핑 레시피가 빠르게 확산되어 시장 규모를 비약적으로 키우고 있다.



토핑경제를 활용한 사레는 어떤 것이 있을까


1) 기아자동차 PBV

image.png (출처: 현대자동차 홈페이지)

*PBV는 고객의 니즈에 맞춰 다양한 용도를 수행할 수 있도록 개발된 고객 맞춤형 차종이다. 기아 PV5(이하 PV5)는 신개념 바디 기술인 ‘플렉시블 바디 시스템(Flexible Body System)’으로 고객의 운행 환경과 목적에 최적화된 PBV 라인업을 구현하고 25년 7월 양산을 시작했다. 이는 외장 패널, 루프, 후방 차체 골격 등을 모듈화해 공통된 결합 구조의 레고 블록을 조립하듯, 고객이 원하는 다양한 바디 사양을 빠르고 효율적으로 제작하는 기술이다.


2) 헤라(HERA)

image.png (출처: 아모레퍼시픽 홈페이지)

아모레퍼시픽의 컨템포러리 뷰티 브랜드 헤라는 AI 기반 맞춤형 화장품 서비스 '커스텀 매치(Custom Match)'를 통해 개인화 뷰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서비스는 카이스트 특허 기술이 탑재된 'BASE PICKER' 프로그램으로 AI가 피부 톤을 진단한 후, 전문 메이크업 아티스트의 1:1 상담으로 최적의 색상을 선택하고, 현장에서 전문 조제 관리사가 테크니컬 로봇을 활용해 즉시 제조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2025년에는 실키 스테이 파운데이션 색상을 125가지에서 205가지로 세분화하고, 신규 도입된 블랙 쿠션은 130가지 색상으로 제공되어 쿠션과 파운데이션을 합치면 최대 335가지 색상 조합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이 트렌드의 전망과 한계는 어떨까?


*전망

초개인화 시대의 도래와 소비자 파워의 강화는 토핑 경제를 일시적 유행을 넘어 시장의 새로운 표준으로 정착시키는 동력이 된다. 현대 소비자는 제품 기획과 완성 단계에 직접 관여하는 '프로슈머'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있으며, 기업들은 이러한 세분화된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빅데이터와 AI 기술을 결합한 정교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생성형 AI와 로보틱스 기술의 발전은 소비자의 과거 구매 이력과 실시간 심리 상태까지 분석하여 최적의 조합을 제안하는 '큐레이션형 토핑 서비스'를 가능하게 하며, 이는 운영 효율성과 소비자 만족을 동시에 달성하는 돌파구가 된다. 또한, 삼성전자의 '뮤직 프레임' 사례처럼 제품 본연의 기능인 '도우'의 가치를 극대화하면서도 소비자에게 커스터마이징의 즐거움을 주는 전략은 브랜드의 핵심 경쟁력을 '조합의 경험'으로 옮겨놓으며 시장 규모를 비약적으로 확장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한계

반면, 소비자 선택권의 과도한 확대와 생산 공정의 복잡성 증가는 토핑 경제가 해결해야 할 구조적 한계로 작용한다. 효용 극대화를 위해 토핑의 가짓수를 무분별하게 늘릴 경우, 오히려 소비자가 선택에 피로를 느껴 구매 자체를 포기하게 되는 '선택의 역설'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소비자에게 심리적 부담과 만족도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 기업 측면에서도 다품종 생산에 따른 원자재 조달 및 품질 관리의 난이도가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짐에 따라 재고 불균형과 폐기 비용 등 경제적 손실이 발생할 위험이 크다. 특히 고물가와 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환경 속에서 고가의 옵션 추가로 인한 총 지출 비용의 상승은 소비자에게 불필요한 과소비로 인식될 수 있으며, 합리적인 가격 구조와 실질적인 가치 체계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성장이 제한될 우려가 동반된다.



토핑경제에 대한 작성자의 인사이트는 다음과 같다

*해당 단락은 2주간 해당 트렌드를 조사한 작성자의 주관적 예측을 바탕으로 한 의견입니다.


1) 온라인 토핑 설계 경험이 브랜드 경쟁력의 핵심이 될 것이다

디지털 환경에서 직관적이고 몰입감 있는 토핑 설계 인터페이스를 제공하는 것은 브랜드 경쟁력의 핵심이 된다. 물리적 매장 방문이 어려운 소비자들에게 온라인은 유일한 경험의 창구이며, 이에 따라 3D 시뮬레이션이나 VR/AR 기술을 활용한 가상 커스터마이징 도구가 필수적인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단순히 옵션을 나열하기보다 선택 결과를 시각적으로 생생하게 구현하여 구매 확신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 매끄러운 온라인 설계 경험이 토핑 경제 시대의 결정적인 차별화 전략이 된다.


2) 토핑이 소비자 커뮤니티를 만들고 활성화하는 접점으로서 기능할 것이다

토핑은 소비자들을 하나의 창작 공동체로 연결하고 브랜드 생태계를 강화하는 강력한 매개체로 기능한다. 소비자들은 직접 설계한 조합을 창작물로 인식하여 타인과 공유하려는 욕구를 보이며, 수만 가지의 조합 결과물은 그 자체로 풍부한 소통 콘텐츠가 된다. 기업은 이를 활용해 소비자 간 상호작용이 가능한 커뮤니티를 구축하고 자연스러운 브랜드 락인(Lock-in) 효과를 창출한다. 결과적으로 토핑은 브랜드와 소비자를 잇는 소통의 핵심 접점으로 진화하게 된다.


3) 토핑 피로(Topping Fatigue)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다

토핑 옵션의 과도한 확산은 소비자에게 결정 부담을 주는 '토핑 피로(Topping Fatigue)'를 유발하므로, 효율적인 정리 역량이 중요해진다. 기업은 단순히 많은 선택지를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베스트 조합'이나 상황별 프리셋 같은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여 인지적 부담을 덜어주어야 한다. 큐레이션형 토핑 추천은 소비자에게 실패 없는 선택을 보장하며 신속한 구매 결정을 유도하는 전략적 도구가 된다. 즉, 적절한 선택지 최적화가 토핑 경제의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이 된다.


4) 토핑 기반 차등 프리미엄 전략이 새로운 수익 모델로 자리잡을 것이다

토핑 경제는 소비자가 예산과 필요에 따라 프리미엄 수준을 조절하는 유연한 차등 가격 구조를 가능하게 한다. 기본 제품을 합리적으로 제공하되 단계별 옵션을 통해 지불 의사를 끌어내는 전략은 항공사나 스트리밍 서비스 등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되고 있다. 토핑 옵션을 계층화하면 소비자는 자신이 가치를 느끼는 부분에만 비용을 지불하며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 이는 기업 입장에서도 고객 범위를 확장하고 객단가를 높여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윈-윈(Win-Win) 수익 모델이 된다.



토핑경제는 단순히 상품 옵션이 늘어나는 현상을 넘어, 우리의 소비 가치관과 자아를 표현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이제 소비자는 기업이 정해둔 완성품에 자신을 맞추지 않고, 보다 능동적이고 창의적인 방식으로 나만의 가치를 완성하는 시점에 와 있다. 이러한 변화가 시장의 경직성을 깨트리고 개개인의 다채로운 색깔을 존중하는 문화로 확장되어, 소비자와 기업 모두가 상생하며 지속 가능한 창의성을 공유하는 풍요로운 미래가 지속되기를 바란다.



고려대 경영학과 박시은 / sisilver531@kore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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