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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실전마케팅학회 KUDOS May 02. 2023

원티드, 치열한 채용중개플랫폼 시장에서 어떻게 성공했나

CASE TRACKING

오늘의 케이스 트레킹은 원티드랩이 2015년 출시한 채용 중개 플랫폼 ‘원티드’가 채용 시장의 변화를 정확히 예측하며, 6년 동안 빠른 속도로 성장해 온 과정을 담은 케이스트레킹입니다. 2021년 8월, 원티드가 국내 HR 테크 기업 최초로 코스닥에 상장하고 영업 이익을 흑자로 전환한 시점을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채용 중개 플랫폼이란?

채용 중개 플랫폼이란 온라인상에서 기업과 구직자가 고용 계약을 맺을 수 있도록 연계하는 플랫폼이다. 1세대 채용 중개 플랫폼은 채용 광고 게시형으로, 기업으로부터 받는 광고비를 주 수입원으로 삼는다. 반면 2세대 채용 플랫폼은 매칭형으로, 채용 시 기업에 수수료를 과금하는 방식의 수익 구조이다. 국내 채용 시장 규모가 지속적으로 성장함에 따라, 관련 기업들은 경쟁력 확보를 위해 다양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HR테크란?

HR테크란 인적 자원 관리(HR: Human Resources)와 기술(Technology)을 합친 용어로,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등의 기술을 통해 인재채용과 인사관리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다. 산업 전반의 디지털 전환에 따라 HR 테크도 채용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게 되었다. 코로나 19 이후 빠른 속도로 기존의 대규모 공개 채용 방식이 상시 채용 방식으로 전환되었고, 이에 따라 인사 담당자의 업무량과 피로도가 증가하며 효율적인 HR 채용 솔루션에 대한 수요가 발생했다. 한편, 개발자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증가함에 따라 디지털 직군의 채용은 지원자 친화형으로 변화하고 있는데, 이로 인해 지원자에 대한 충분한 정보 확보를 바라는 기업들에게 채용 서비스 업계에서는 다양한 HR 테크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원티드어떤 시장 상황에 놓여 있는가?

국내 채용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첫 번째, 스펙과 능력 위주에서 직무 능력 위주의 인재 선발로 전환되었다. 직무 중심의 인재 선발은 실제 업무에 필요한 역량과 전문성을 중심으로 선발하는 방식이다. 두 번째, 공개 채용에서 수시 채용으로의 변화이다. 이는 수시로 경력직을 채용하는 스타트업의 문화가 대기업에도 확산되며 전체 채용 시장 패러다임의 변화로 이어진 것이다. 마지막으로, 오프라인으로 진행되던 인재 채용 과정을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언택트 채용이 활성화되었다. 언택트 채용 시장은 코로나19 이후에도 계속해서 활발히 활용될 것으로 예측된다. 


한편, 경력직 채용 시장이 떠오르고 있다. 최근 2년 동안 경력직 위주로 채용을 진행한 기업이 신입 위주로 채용한 기업보다 2배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기업의 경영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고용여력이 위축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이직이 활발하게 이루어짐에 따라 경력직 구직자의 수도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기업의 경력직 선호와 이직자 증가 트렌드를 반영하여 채용 중개 플랫폼도 경력직 채용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SWOT 분석을 통해 도출해 본 채용 중개 플랫폼 원티드의 전략

출처: 원티드랩

 

장점 분석 ㅣ 원티드는 기존에 오프라인으로만 진행되던 ‘지인 추천’ 방식을 플랫폼화 하며 채용 중개 플랫폼 시장에 진입했다. 이러한 지인 추천 방식은 구직자와 기업의 매칭률을 3배로 높였고, 보상금 체제를 더해 시장 진입 초기부터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 또한, 취업 이후 3개월 간의 지원자 데이터 축적도 가능케 하며 원티드만의 차별화된 데이터 확보에 도움을 주었다. 한편, 원티드는 이력서와 채용 공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구직자의 합격 여부를 예측하는 AI 매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AI 매칭은 국내 최초 채용 시장 진입으로, 원티드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핵심 경쟁력이다. 


약점 분석 ㅣ 기업의 수시 채용과 경력직 선호 경향이 강해짐에 따라, 신입 구직자의 부담감이 더해지고 있다. 이들은 불리한 취업 환경을 비정상적이라고 여기면서도 구직 활동을 이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신입 구직자가 채용 중개 플랫폼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기능은 커뮤니티와 같은 ‘소통 공간’인데, 이러한 소통 공간이 잘 구축되어 있는 타 플랫폼과는 달리 원티드는 자체 커뮤니티가 부재한 상황이다. 또한, 신입 구직자는 직무 소개 콘텐츠와 채용 프로세스 관련 정보를 중시하는데, 원티드에는 이러한 니즈에 부합하는 서비스가 부족하다. 


기회 분석 ㅣ IT 스타트업의 경우 개발자 확보가 기업의 핵심이기 때문에, HR 업무의 전문성 확보와 효율적인 인사관리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스타트업 창업 초기 단계에서는 HR 전담 인원 확보가 어려워 HR의 전문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국내 개발자 구인난이 심화되며 IT 스타트업에게 HR 업무의 중요성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이때, IT 스타트업의 개발자 수요 증가는 IT 직군에 강점을 지닌 원티드에게 기회로 작용할 것이다. 원티드의 신사업인 IT 프리랜서 매칭 서비스 ‘원티드 긱스’는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데, 아직까지는 직계약으로 활동하는 프리랜서가 많아 현재 프리랜서 중개 플랫폼의 규모는 초기 단계에 해당한다. 그러나, 프리랜서에 대한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프리랜서 채용 시장의 ‘프로젝트 관리형 플랫폼’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다. 이때, 원티드가 보유한 디지털 직군의 넓은 인재풀은 프리랜서 중개 플랫폼 시장에서 원티드 긱스를 더 효과적으로 성장시킬 것이다.

 

위협 분석 ㅣ 자사의 경쟁사인 채용 중개 플랫폼 ‘사람인’은 시장의 선도 업체로, 대규모 충성 고객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사람인’은 AI 매칭, 채용 시 보상금 지급 서비스처럼 원티드와 유사한 서비스를 도입하며 경쟁력 확보를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사람인 점핏’은 원티드와 동일한 비율의 수수료를 기업에게 과금하고 있는데, 이는 원티드의 가격 경쟁력 확보에 위협이 된다. 한편, 2021년 7월에는 기업용 원스톱 채용 관리 솔루션 ‘그리팅’이 출시되었다. 그리팅은 국내에서는 여전히 블루오션인 서비스형 소프웨어를 도입하며, 엄청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타 사이트로의 이동을 막는 게 중요한 채용 중개 플랫폼 시장에서, 공격적인 신규 기업 진입은 자사 고객 락인의 어려움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채용 중개 플랫폼 원티드는 어떤 전략을 펼쳤을까?

전략 1) 클라우드 기반 근태 관리 시스템을 출시해 HR 토탈 플랫폼으로 거듭나자 – ‘원티드 스페이스’ 출시
출처: 원티드랩

근태관리 시스템과 솔루션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서비스형 소프트웨어의 도입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커먼스페이스’는 출퇴근 관리부터 전자 문서 발급 및 결재, 외부 협업 툴 연동까지 기업 인사관리에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담고 있는 ‘원스톱 HR 플랫폼’이다. 원티드와 커먼스페이스의 서비스를 결합함으로써 채용을 넘어 인사·경영 관리 등 기업의 HR 업무를 전방위적으로 지원하고자 한다. 주 52시간 일괄 도입을 앞두고 기업 고객의 니즈를 선제적으로 파악하고, 필요한 인재와 서비스를 적재적소에 제공한다.

 

전략 2) 채용과 관련된 전문적인 온라인 교육 콘텐츠에 대한 니즈를 충족시키는 교육 플랫폼을 출시하자 - ‘원티드 플러스’ 출시
출처: 원티드랩

코로나 19 이후 온라인 강의 플랫폼 시장이 계속해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HR 테크와 온라인 강의를 접목해 커리어 성장을 위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 ‘원티드 플러스’를 출시하였다. ‘원티드 플러스’는 개발, HR, 전략 등 회사에서 필요한 다양한 주제의 콘텐츠를 볼 수 있는 곳이다. 월 9,900원이면 커리어 성장에 도움이 되는 700여 편의 콘텐츠를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으며, 구독 첫 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원티드플러스는 ‘만나고 싶던 업계 전문가의 이야기’를 영상(vod)과 아티클로 제공하고 있다. 더불어 동종 업계 사람들과 온오프라인 네트워킹을 할 수 있는 살롱도 지원한다. 특히, 자사의 주력 서비스인 'AI 매칭 채용'을 통해 쌓아 온 HR 노하우를 활용한 콘텐츠가 눈에 띈다. ‘이력서 쓰는 법’, ‘포트폴리오 만들기’, ‘연봉 협상 잘하는 법’부터 ‘기획러의 이직과 커리어 패스’처럼 특정 직군을 위한 맞춤형 콘텐츠도 지원한다. 

 

전략 3) 취업준비생이 취업 직전에 실무 경험을 쌓고 높은 전환율을 보장받을 수 있는 취업 준비과정을 제공하자 - ‘프리온보딩’ 프로그램 출시
출처: 원티드랩

원티드는 채용연계형 프로그램 프리온보딩 코스(Pre-Onboarding Course)를 출시해 취준생이 실무 경험을 쌓고 취업까지 연결될 수 있도록 돕고자 하였다. 프리온보딩 코스는 채용희망기업의 실무과제 수행을 통해 지원자의 실무경험을 향상해 채용과 연결하는 프로젝트다. 지원자는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실무역량과 기업 이해도를 높일 수 있으며, 5주간 몰입도 있는 학습 후 해당 기업의 인재로 채용될 수 있는 우선순위도 부여받을 수 있다. 프로그램은 전공자, 주니어 경력자, 부트캠프 수료생 등 선발 과제를 통과할 수 있는 일정 수준의 기술 역량을 가진 지원자를 대상으로 한다. 중소기업 지원기관 서울산업진흥원과 함께 진행한 ‘프리온보딩 챌린지’는 주니어 개발자들이 취업 준비과정에서 가장 힘들어하는 부분이 현장감을 반영한 기술과제 역량인 점을 고려해 그동안 학습한 이론을 실무에서 적용하고 응용하는 사례를 중심으로 운영한다. 교육생들은 기술 과제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 버릴 수 있을 뿐 아니라 원티드랩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취업 데이터 제공도 받게 된다.

 

원티드의 전략은 어땠는가?

원티드는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과 HR SaaS의 유행으로 HR 테크 시장에 생기게 될 변화를 정확히 예측하였다. 결과적으로 HR 토탈 솔루션 앱으로 거듭나며 기존에 원티드를 이용하던 기업 고객을 신사업을 통해 확실하게 락인시킬 수 있었다. 또한, 자사의 훌륭한 인재풀과 기업 고객을 활용하면서도 인플루이언서 트렌드, 정확한 기업 직무 및 채용 정보에 대한 구직자들의 수요를 고려한 콘텐츠 제공 전략은 적절한 선택이었다. 그러나, 채용 혹은 커리어 관련 콘텐츠 제공을 전문으로 하고 있는 타 온라인 교육 플랫폼과의 차별점과 유료 결제를 유도할 만한 콘텐츠의 희소성은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 가격 경쟁력을 더 확보했다면 어땠을까? 프리온보딩 프로그램의 경우, 기존 기업 및 정부 연계 인재 양성 프로그램의 페인포인트를 해결하며 취준생들에게 적절한 커리어 준비 과정을 제공했다. 이는 좋은 전략이었으며 원티드의 기업 고객을 활용해 풀을 더 넓혀가도 좋을 것이다.


마무리하며

창립 이후로 계속해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다양한 신사업 출시를 통해 계속해서 도전을 이어가는 원티드. 앞으로 어떤 전략을 취하며 시장 점유율을 높여갈 지 기대해봐도 좋을 것이다.


고려대 중어중문학과미디어학부 정채린

cherry474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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