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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지방이전이란?
공공기관 지방이전이란 공공기관의 수도권 집중을 억제하고 지역의 특성 있는 발전을 위하여 수도권 소재 공공기관 중 대통령령이 정하는 기관을 비수도권 지역으로 이전하는 것으로, 지방자치분권 및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지방시대 종합계획의 일환이다. 공공기관은 혁신도시로 이전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공공기관의 특수성이 인정되면 국토교통부 장관이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심의를 거쳐 혁신도시 외 지역으로 개별 이전을 할 수 있다.
여기서 혁신도시란, 이전 대상 공공기관을 수용하여 기업ㆍ대학ㆍ연구소ㆍ공공기관 등의 기관이 서로 긴밀하게 협력할 수 있는 혁신여건과 수준 높은 주거ㆍ교육ㆍ문화 등의 정주(定住) 환경을 갖추도록 개발하는 미래형 도시를 말한다. 즉, 공공기관의 지방이전 예정지이자, 공공기관 지방이전을 통한 지역발전의 결과로 형성될 지방 대도시다. 1차 공공기관 지방이전 당시 부산, 대구, 광주/전남, 울산, 강원, 충북, 전북, 경북, 경남, 제주 총 10개의 혁신도시가 건설되었으며, 2020년 대전과 충남 혁신도시 추가 지정이 이뤄졌다.
이러한 공공기관 지방이전과 혁신도시 개발은 2003년에 노무현 정부가 공공기관 지방이전 기본구상을 발표하며 시작됐다. 이 1차 공공기관 지방이전은 2012년부터 2019년까지 총 153개의 수도권 소재 공공기관이 지방으로 이전하며 마무리됐다. 그 결과, 2012년 당시 수도권에 입지 했던 224개(전체 공공기관의 77.8%)의 공공기관 중 절반이 넘는 공공기관이 각 지역의 혁신도시로 흩어졌다.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 추진 과정
국가균형발전특별법은 정부의 공공기관 지방이전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 조항은 참여정부 이후 집권한 보수 정권 9년 동안 사문화되다시피 했고, 그 기간 수도권에는 152개의 공공기관이 새로 지정되거나 신설됐다. 참여정부의 국가균형발전 정책을 계승한 문재인 정부가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을 추진하고자 했으나, 코로나19의 영향과 수도권 공공기관의 대규모 지방 이전 시 수도권 부동산 가격이 크게 떨어질 위험 등의 이유로 무산됐다.
정권 교체 이후 윤석열 정부는 국무회의에서 공공기관 및 기업 지방 이전을 통한 일자리 창출과 지방분권 강화 등 ‘지방시대’ 10개 과제를 국정과제로 최종 확정하면서 2차 이전을 공식화하며, 올해 상반기 중으로 발표하고 하반기부터 본격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지난 7월 지방시대위원회* 우동기 위원장이 2차 이전을 내년 4월 총선 이후로 연기하겠다고 발표했다. 지자체 간 경쟁 과열, 혁신도시와 비혁신도시 간의 갈등, 2차 이전이 총선에서 악용될 우려가 그 이유였다.
*지방자치분권 및 지역균형발전 추진을 위해 구성되는 대통령 소속 기구로, 지방시대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총괄한다. 지방시대 종합계획의 일환인 공공기관 지방이전 역시 지방시대위원회가 주도한다.
공공기관 지방이전은 일자리 이전 효과와 지역 경제 활성화 등 대규모 파급효과를 일으키는데, 이 때문에 각 지역에서는 최대한 크고 많은 공공기관을 유치하길 원한다. 이에 지자체 간 유치 경쟁이 과열되고 있으며, 자칫 지역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예정대로 2차 이전 사업이 추진될 경우 이전대상기관과 이전지역 선정시기와 선거 기간이 맞물려, 해당 사업이 총선에서 지역구 표심을 얻기 위한 도구로 악용될 위험이 있다.
우동기 위원장은 이러한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시기를 조정했을 뿐, 이전 대상 기관과 이전 지역 등은 이미 검토가 시작된 상황이라며 공공기관 지방이전은 확실하게 실시될 것임을 강조했다. 실제로 공공기관 추가이전의 국정과제 채택 이후부터 몇몇 공공기관의 지방이전계획 승인은 이미 이루어지고 있었다. 작년 하반기부터 지금까지 한국특허전략개발원, 방위사업청, 기상산업기술원, 임업진흥원의 대전이전을 위한 지방이전계획이 승인됐다. 이에 더해 KDB산업은행(이하 ‘산은’)의 부산이전이 공식화되었다.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 추진의 장애물
1) 이전대상기관의 반대
그러나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 추진에는 몇 가지 장애물이 있다. 공공기관 유치를 위해 연기 발표 이후에도 유치 전을 지속하며 정부의 사업 추진을 촉구하는 비수도권과 달리, 이전대상기관은 인력 이탈과 재무 손실 등의 이유로 지방이전에 반대 의견을 보이고 있다. 한국투자공사의 진승호 사장은 인력 이탈이 우려된다며 한국투자공사의 전북 이전을 사실상 공개 거부했으며, 부산 이전이 결정된 KDB산업은행의 경우 사측은 동의했으나, 노조의 반대 시위 등 직원들의 격한 반발이 드러났다.
2) 이전대상기관 이해관계자의 불편
직원뿐만 아니라 이전대상기관의 거래처 역시 공공기관의 지방이전 시 신속한 교류의 어려움이 있을 것이며 그로 인해 자사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미칠 것으로 예상해, 공공기관 지방이전을 반기지 않는 실정이다. 공공기관의 또 다른 이해관계자인 복지제도 등의 정책 대상자도 불편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3) 국가 재정난으로 인한 예산 부담
또한, 최근의 국가 재정난 역시 2차 이전 추진 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기획재정부의 발표에 따르면, 내년도 예산 역시 올해와 마찬가지로 긴축 재정을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경제 정책 기조인 ‘건전재정’*을 이어가기 위함과 동시에, 세수 부족에 따른 실질적인 재정난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규모 예산이 드는 공공기관 지방이전 추진은 국가 재정에 큰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가 재정운용에 있어 세출(歲出)이 세입(歲入)을 초과하지 않아 공채발행이나 차입이 없는 상태
1차 공공기관 지방이전 결과 분석
정부는 이러한 장애물을 극복하고2차 이전을 효과적으로 시행하기 위해, 1차 이전의 효과성을 검증하고 문제를 분석하여 보완책을 마련하고자 할 것이다. 1차 이전 시행이 완료된 후로 지방 인구유입 및 인구 분산 효과 부족 등의 실효성 논란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이전기관 직원 중 가족은 수도권에 남겨두고 이전 지역으로 홀로 이주하거나, 장거리 출퇴근하는 비율이 높기 때문이다. 또한, 수도권에 밀집된 인구를 지방으로 유입시켜 인구를 분산하려는 의도와 달리, 인구 부족으로 소멸 위기에 처한 주변 소도시의 인구를 혁신도시가 끌어오면서 주변 지역 쇠퇴가 가속화되는 부작용까지 나타났다.
그뿐만 아니라, 잦은 출장과 인력 이탈 등으로 인해 이전한 공공기관의 업무 효율이 떨어지는 문제도 발생했다. 이전기관 중 상당수는 직원들이 수시로 서울 출장을 오가는 탓에 업무처리에 불편을 겪고 있으며, 출장 비용도 크게 늘었다. 국민들의 노후 자금 635조 원을 굴리는 국민연금공단은 전북 이전 뒤 기금운용본부의 전문인력 이탈 문제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고 전문성 약화 및 인력 부족으로 인해 수익률도 곤두박질쳤다.
이처럼 1차 공공기관 지방이전이 목표했던 바를 달성하지 못하고 부작용이 발생한 원인은 이전한 혁신도시의 질적 정주여건이 부족하고, 지식기반산업 일자리 창출에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서종국 인천대 도시행정학과 교수는 일자리∙교육∙의료 등 정주 여건이 갖추어지지 않은 혁신도시는 성공할 수 없다고 이야기한다. 1차 이전은 혁신도시 건설이 막 시작되거나 진행 중인 단계에 이루어져 상권이 충분히 발달하지 않은 상태였고, 교육 및 의료 여건도 부실했다. 결국 정주여건이 부족하니 사람이 살지 않고, 사람이 없으니 상권도 발달하지 못하는 악순환이 벌어졌다. (출처: 중앙일보)
인구 유입과 지방의 지속 발전 및 자생을 위해서는 정주여건과 더불어 이전기관이 제공하는 공공일자리에 더해 민간일자리, 특히 지식기반산업의 증가가 중요하다. 지식기반산업이란, 지식을 이용해 상품과 서비스의 부가가치를 크게 향상하거나 고부가가치의 지식서비스를 제공하는 산업으로, 기술, 특허, 정보, 아이디어 등 지식을 생산하거나 지식을 활용하는 산업들이 해당한다. 지식기반산업은 높은 부가가치 창출 효과와 고용유발 효과, 그리고 지역 내 생산성의 증대를 유발하여 지역경제성장을 촉진시킨다. 그러나 1차 이전 결과 일반 제조업과 지역서비스업 고용은 크게 증가했으나, 지식기반산업의 증가는 두드러지지 않아 지역경제 활성화와 이를 통한 인구 유입 효과가 미미했다.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을 위한 보완책
이러한 문제의 보완책으로 정부는 이전 지역에 도시와 산업 인프라를 구축하고, 2차 이전에 드는 예산을 절감하려 할 것이다.
공공기관과 정부 지원만으로는 인프라 구축에 한계가 있으므로 정부는 세제혜택으로 사기업을 유인할 것이다. 정부는 지방시대 사업의 일환으로 특구 이전 기업 및 신규 투자 기업에게 세제혜택과 규제특례 등을 지원하는 ‘기회발전특구’ 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다. 이 특구는 내년부터 전국 시∙도 별로 1곳씩 지정될 예정인데, 2차 공공기관 이전 지역을 특구로 지정해 사기업 유인책으로 사용해 인프라 구축에 박차를 가할 것이다.
또한, 공공기관 지방이전의 지역발전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입지 선정 기준을 개선할 것이다. 1차 이전 결과 지역의 기존 산업과 관련성이 높아 시너지 효과가 발생했던 부산과 강원의 경우를 참고해 인구, 서울과의 교류 수준, 지역 기반 산업의 유형에 따라 이전기관 입지를 선정하는 구체화된 기준을 확립해 각 지역의 지식기반산업을 발전시켜야 한다.
이에 더해 국가 재정난 상황에서 예산을 절감하고, 한 차례 연기로 지체된 시간을 절감하기 위해 2차 이전은 1차 이전과 달리 청사 신축이 아닌 임대 방식을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1차 이전 당시 청사신축 대상기관은 무려 121개로, 1차 이전 총사업비 10조 5천억 원 중 대략 80%는 청사신축에 사용되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따라서 2차 이전 시 신축을 최소화하고 임대 방식으로 공공기관 지방이전을 진행할 경우 대규모 예산 절감이 가능할 것이며, 신축 청사 설계와 시공사 선정, 청사 시공 과정이 생략되므로 빠르게 이전 사업을 완수할 수 있다.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 시행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기업들은 어떤 마케팅 전략을 세울 수 있을까?
*해당 단락은 2주 동안 해당 이슈를 조사한 작성자의 주관적인 예측을 기반으로 한 의견입니다.
#1
정부는 이전기관 업무 효율 하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공기관 간, 공공기관과 거래처 간의 원격 협업의 비중을 높일 것이다. 따라서 민간 SaaS 기업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보안을 강화한 공공기관용 SaaS를 개발하고 판매해야 한다.
#2
기회발전특구로 지정된 혁신도시로 이전하려는 수도권 중소기업이 증가할 것이다. 벤처캐피털은 이 틈새시장을 공략해, 혁신도시 이전을 고려하는 수도권 중소기업들에게 지방이전에 특화된 솔루션을 제공해야 한다.
대규모 국가사업인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이 연기되며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상황, 여러 장애물과 1차 이전의 아쉬움을 딛고 성공적으로 시행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고려대 미디어학부 김영은/curi0607@korea.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