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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실전마케팅학회 KUDOS Sep 26. 2023

조각투자, 토큰증권과 함께 다시 날아오를 수 있을까?

TREND INSIDE

조각투자란 무엇인가?

조각투자란 다수의 투자자가 고액의 자산을 여러 단위로 쪼개어 투자하고 수익을 배분받는 방식을 말한다.

조각투자는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다양한 자산을 그 대상으로 한다. 부동산, 미술품, 한우 및 경주마 등의 가축 등 실물자산이 대표적이나, 음악 저작권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지적재산권 또한 조각투자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조각투자의 사업 구조

조각투자는 대체로 조각투자 플랫폼을 통해 진행된다. 현재 존재하는 조각투자 서비스의 이해관계자는 크게 플랫폼 사업자와, 소액 투자자로 나뉘는데, 사업자는 자산을 직접 매입해 보관에서 관리, 운용까지 도맡는다. 이들은 해당 자산을 보유하며 발생하는 수익권을 소액 투자자들에게 나눠서 판매하고, 수익을 배분하는 방식으로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조각투자 플랫폼은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판매 수수료를 통해 이익을 도모한다.


조각투자 트렌드가 최근 급부상한 배경은 무엇일까?

우선,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법인이나 저작권자 사이에서 비유동성 자산을 현금과 같이 *유동성이 높은 형태로 변환하는 ‘자산유동화’가 글로벌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대형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보다는 자산을 유동화하여 새로운 사업에 투자하고, 새로운 수익구조를 창출하는 움직임이 확산되었다는 것이다. 이때, 조각투자는 자산을 유동화한 증권을 투자자에게 배분하기 때문에 자산유동화 과정에 해당하며, 이를 개인에게까지 확대하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또한, 보유한 자산의 규모에 상관없이 높은 수익을 도모할 수 있도록 소액 투자자들의 공평한 투자 기회에 대한 니즈가 급증하게 되었다. 고액 자산에 대한 투자의 경우, 매입가격이 높아 기존에는 자산가나 대형 기관투자자와 같이 대규모의 *시드머니를 보유한 고액 투자자에게만 용이한 경향을 보여왔다. 그러나, 쉽고 간단한 투자 방식에 대한 선호도가 증가하며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하는 등 점차 투자 환경이 모바일화 됨에 따라, 보유하고 있는 시드머니가 적은 투자자들 또한 고액 자산에 투자할 수 있도록 장벽을 완화해 줄 것을 요구하게 되었다.

출처: LG CNS

최근, 토큰증권(ST)이 신설되고 토큰증권발행(STO)이 허용되면서 조각투자 트렌드가 가속화되었다.  투자계약증권에 해당하는 조각투자의 경우, 증권 발행이 허용되었다 하더라도 해당 증권을 활발하게 유통할 수는 없다. 증권 유통을 위해서는 해당 증권을 전자 증권의 형태로 등록하여 발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투자계약증권처럼 비정형적인 증권을 소액 발행하는 경우에는 증권사를 통해 중앙집중적으로 전자등록 및 관리되는 기존의 전자 증권이 부적합하여 새로운 증권발행형태가 필요하게 되었다. 이에, 분산화된 네트워크에서 공동으로 기록 및 관리되는 블록체인 기반의 토큰으로 발행한 것인 '토큰증권'이 신설되었다. 


그러나, 기존에는 증권을 토큰증권으로 발행하는 것이 전자증권법상 허용되지 않고 있었다. 토큰증권 외 이미 존재하던 증권의 발행형태인 ‘실물 증권’과 ‘전자 증권’의 경우, 권리 추정력이 부여되어 투자자의 재산권을 보호하고 안정적인 증권 거래가 이루어질 수 있었지만, 토큰증권은 그렇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던 와중, 최근 출현한 다양한 권리의 증권화를 지원하고 기존 증권의 발행과 거래도 더욱 효율적이고 편리하게 개선하기 위해 금융위원회는 지난 2월 ‘토큰증권 허용 방침’을 발표했다. 토큰증권의 발행 및 유통, 즉 STO(Security Token Offering)를 전격 허용한 것이다. 이에, 조각투자의 활성화에 대한 기대가 집중되며 조각투자 트렌드가 더욱 활발하게 확산되었다.


조각투자 트렌드는 어떻게 활용되고 있을까? 


출처: 펀더풀 페이스북

1) 문화콘텐츠 조각투자 플랫 폼 펀더풀

펀더풀은 콘텐츠 제작 프로젝트에 투자자가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는 문화콘텐츠 조각투자 플랫폼이다. 각각의 콘텐츠 제작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시스템은 개별 프로젝트법인(SPC)을 통해서 이루어지는데, 펀더풀은 투자할 프로젝트를 심사한 이후 해당 프로젝트 투자를 위하여 프로젝트법인을 설립하며, 이를 통해 제작비 출금, 프로젝트 수입관리, 투자정보제공 및 개별정산 등을 관리한다. 수익 배분의 경우, 펀더풀은 주로 프로젝트의 손익을 배분받는 형태이며, 손익분기점에 따라 투자자의 수익이 결정된다. 최근에는 한국투자증권과 업무 협약을 체결하여 토큰증권의 상품화를 추진 중에 있다.

(출처: 키움증권 리서치센터)


2) 중고 명품 조각투자 플랫폼 지브라

지브라는 명품 조각투자 플랫폼으로, 해당 플랫폼은 명품 가방의 리세일 업을 하고 있는 주식회사 ‘쿠돈’에서 운영 중이다. 중고 명품 가방과 키링과 같은 액세서리의 소유권을 유통업체와 공동구매하여 조각투자한다. 지브라의 주요 투자대상은 투자 원금이 낮은 중고 가방이라는 점에서, 플랫폼이 상품을 들여와 매각하여 일정한 시세차익을 달성하기까지의 기간이 다소 짧은 편에 속하기 때문에 단기투자자를 겨냥한 것이 특징이다. 위조품 판정 시 투자 원금을 보상하는 제도를 내부적으로 운영하여 투자자의 안전성을 보장하고 있으며, 각 상품별 중고등급을 명시하여 투자자에게 중고 상태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출처: 키움증권 리서치센터)


그렇다면 이 트렌드의 전망과 한계는 어떨까?

[조각투자의 문화금융시장 활성화]

최근 가속화되는 *빅블러 흐름에 따라, 조각투자의 활성화는 ‘문화금융’ 시장의 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문화금융이란 음악이나 미술 등 예술 분야를 투자와 결합한 새로운 시장으로, 건강한 문화 생태계 전반을 조성하는 데 기여하고자 하는 것이 특징이다. 현재 금융당국의 증권 발행 심사를 통과하기 직전인 다수의 플랫폼이 모두 문화 관련 조각투자 업체인 만큼, 조각투자의 트렌드의 확산에 따라 문화금융 시장 또한 더욱 활성화될 전망이다.

*빅블러(Big Blur):  정보기술의 발달로 금융·비금융 간 경계가 모호해지는 현상


[초기 STO 협의체 내 조각투자 플랫폼의 역할 강화]

현재 다수의 조각투자 플랫폼은 토큰증권의 발행을 위해 증권사와 업무 협약을 맺어 STO협의체에 소속되어 있다. 금융위원회는 토큰증권의 발행과 유통시장을 분리할 것을 제시하고 있는데, 이에 토큰증권의 발행은 조각투자 플랫폼이, 유통은 증권사가 진행하는 양상을 보이며 토큰증권 발행 및 유통주체가 상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토큰증권발행(STO)이 제도권에 편입된 이후, 초기에는 토큰증권 발행 시장의 중요도가 높기 때문에 조각투자 플랫폼이 해당 시장의 성장을 견인할 전망이다. 


[강한 투자한도 규제로 인한 토큰증권 성장세의 위기]

조각투자 시장 내 토큰증권의 성장세를 결정할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는 ‘개인 투자자별 연간 투자한도’를 들 수 있다. 부동산 및 음악 저작권 조각투자 플랫폼은 현재 연간 2000만 원의 개인 투자자별 투자한도를 적용받고 있다. 해당 플랫폼들은 줄곧 투자한도의 상향을 원해왔으나, 한도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상황이라 토큰증권 상용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더욱이, 현재 미술품 및 한우 조각투자와 관해서는 연간 투자한도가 따로 정해진 바가 없지만, 최근 금융당국은 투자자 보호를 명목으로 부동산이나 저작권보다는 강한 규제를 적용할 것을 예고했다. 


[잔존하는 투자자 위험성 문제]

대부분의 조각투자가 해당하는 투자계약증권의 경우, 조각투자 사업자가 파산하게 되면 투자자의 투자금이 보호되지 않는다. 이에 금융당국은 토큰증권의 발행 및 유통에 있어서 발행주체와 유통주체를 분리해서, 토큰증권의 유통을 담당할 증권사가 투자자를 사업자의 파산 위험으로부터 피신시키는 역할을 수행하게 했다. 그러나, 해당 과정에서 증권사는 투자자 보호를 그저 부수적인 역할로 인식하고 있다. 투자자 보호를 위한 여러 규제가 생겨나고는 있지만, 그럼에도 금융당국과 증권사 간 입장의 차이로 인해 투자자 위험요인이 잔존한다.



작성자만의 인사이트는?

*해당 단락은 2주 동안 해당 트렌드를 조사한 작성자의 주관적인 예측을 기반으로 한 의견입니다.

1) 조각투자 플랫폼에서 발행하는 증권이 점차 ‘굿즈’의 성격을 띠게 될 것이다. 

최근 콘텐츠 및 지적재산권 조각투자 대상에 대한 기호와 팬심을 바탕으로 조각투자를 실행하는 투자자가 늘어나는 추세이다. 조각투자를 하는 데 있어 금융적 판단 요소보다는 비금융적 판단 요소가 매우 크게 작용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투자자는 높은 선호도를 보이는 예술작품, 콘텐츠, 지적 재산권 등의 일부를 소장하고자 조각투자를 하기 때문에 조각투자 증권은 일종의 ‘굿즈’화 될 것이다. 


2) 투자대상에 관한 정확한 정보 파악을 위해 투자자 간의 연계가 강화될 것이다.

투자자는 투자대상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착각을 하기 쉽지만, 투자자의 입장에서 투자대상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 금융투자상품의 가치는 눈에 보이지 않는 다양한 요소의 영향을 받게 마련인데, 그에 대한 정보는 상품을 만들어 낸 주체인 조각투자 플랫폼만이 독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투자자들은 투자대상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파악하기 위해 플랫폼에 의지하기보다 서로의 투자 포트폴리오 및 정보 등을 적극적으로 공유하는 커뮤니티 형성을 통해 투자자 간 연계를 강화할 것이다. 


3) 타 플랫폼과의 협업을 통해 단일 조각투자 플랫폼에서 다루는 투자자산군 카테고리가 확대될 것이다.

현재 대부분의 경우 실물자산 조각투자 플랫폼은 실물자산만을, 지적재산권 조각투자 플랫폼은 지적재산권만을 다룬다. 그러나, 투자에서도 참신함과 재미를 추구하는 MZ세대에게 조각투자 플랫폼이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산군의 수량 및 다양성은 더욱 중요하게 작용한다. 이에, 실물자산 조각투자 플랫폼과 지적재산권 조각투자 플랫폼이 서로 협업을 맺어 하나의 플랫폼에서 실물자산에 대한 투자와 지적재산권에 대한 투자가 동시에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4) 투자자가 조각투자 플랫폼의 투자대상 선별 과정에 참여할 것이다.

현재 대다수의 조각투자 플랫폼에서는 자체적으로 투자대상의 수익률을 예측하여 상품을 선별한 후에, 투자자에게 선보인다. 이러한 경우 투자자는 플랫폼이 선별한 투자상품 내에서 자유롭게 투자대상을 선택할 수 있지만, 투자자의 기호 및 니즈가 투자상품의 선별에 직접적으로 반영되지 않는다. 이에, 투자상품 고려 대상과 관련 정보를 투자자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고 투자자의 투표를 기반으로 최종 투자상품을 선별하는 등 투자자를 투자대상 선별 과정에 주체적으로 참여시키는 플랫폼 구조가 활성화될 것이다.


토큰증권의 등장과 관련 제도의 완화로 인해조각투자 트렌드가 다시금 활발해질 가능성이 증대했다투자자 보호라는 고질적 문제의 해결을 통해해당 시장이 제도권 내에서 더욱 성장하길 바란다


고려대 영어영문학과 조소현 / whthgus06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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