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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실전마케팅학회 KUDOS Nov 21. 2024

소비자의 인식을 전환하기 위한 크리에이티브한 아이디어들

CREATIVE SOLU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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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Bodyform

여생 위생 용품 기업 Bodyform이 생리 인식에 대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제작한 광고 <Never Just a Period>

여성 위생 용품 시장은 생리 패드, 탐폰, 생리컵 등 청결과 건강 관리를 위한 제품을 중심으로 연평균 약 6% 성장하며, 2024년 약 36억 달러에서 2033년 약 6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여성 위생 용품 시장은 글로벌 기업들의 선두 하에 매년 성장하고 있으며, 미국의 P&G가 25%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하고, 스웨덴의 Essity가 6위를 기록하고 있다.


한편, 1998년 설립된 Bodyform은 Essity 산하의 영국 지역 브랜드로, “Live Fearless”라는 슬로건 아래 여성들이 두려움 없이 자신의 몸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다양한 여성의 체형과 생활 상황을 고려한 제품을 제공하며, 고유 기술을 적용한 뛰어난 흡수력과 다양한 사이즈의 생리대를 중시으로 탐폰, 생리용 팬티 등 폭넓은 제품군을 통해 시장 입지를 강화해 왔다.


이때, Bodyform의 마케팅은 자사 제품의 기능성보다는, 여성 소비자들이 생리를 자연스럽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도록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파격적인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진행해왔다. 2017년 진행한 ‘BloodNormal’ 캠페인에서는 업계 최초로 광고에 빨간 생리혈을 사용하는 등 생리 경험을 사실적으로 전달하고 생리에 대한 사회적 금기를 깨는 전략을 사용하며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이런 캠페인들은 사실적인 표현으로 인해 여러 나라에서 외설적 또는 부적절한 콘텐츠로 간주되어 TV 송출을 거부당했다. 또한 일부 소비자들에게 너무 노골적인 생리혈 묘사는 불필요하다는 비판을 받으며 영국에서 한 해 동안 가장 많은 민원을 받은 광고로 기록되었다.


이러한 생리 인식에 대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Bodyform은 GVTT 프로젝트를 시행하여 여성이 자신의 건강과 신체에 대해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사회적 인식을 변화시키는 데 기여하는 것을 목표했다. GVTT 조사 결과 근본적 원인이 사회 전반적으로 생리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충분한 경험 공유가 이루어지지 않고, 이로 인해 사회적 편견이 형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Bodyform의 광고 속 주목할만한 요소들

등장인물의 감정을 복합 감각적으로 형상화하여 공감대 강화

여성들이 생리 기간 동안 겪는 신체적, 감정적 고통을 여성 자궁 속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연주와 리액션을 통해 청각화, 시각화하여 복합 감각적으로 표현했다. 다양한 인종과 연령대의 여성들로 구성된 오케스트라는 격정적인 바흐의 'D단조 토카타와 푸가‘를 연주하여 여성이 겪는 고통을 청각화하고 연주를 하는 동시에 영상 속 여성들이 겪는 상황에 따라 다양한 반응을 보인다. 이는 고대 그리스 비극 작품에서 자주 나타나는 극 연출 기법으로 해설을 제공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즉, 그리스 합창단 기법을 통해 여성들의 신체적, 감정적 고통을 시각화해 구체적으로 형상화하여 시청자의 공감대를 강화했다.


미술 작품의 재해석을 통해 기존 인식을 전환하여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

영상은 “클레오파트라의 죽음”,”작업실”처럼 고전 명화 속 여인들이 다양한 상황에서 고통 받는 비극적인 모습들을 보여준다. 고전 명화 작품들 속 여인들의 고통은 일상적인 이유보다는 비극적인 서사, 가부장적 사회 속 억압 등 당시 사회적·문화적 이유으로부터 기인됐다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이다. 하지만 영상은 그 이유를 생리로 재해석해서 기존 인식을 전환하여 금기시되어야 하는 일이 아닌, 모든 여성들이 과거부터 겪은 보편적인 일이라는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시청자가 거부감을 느낄 수 있는 요소들을 비유법, 과장법으로 표현해 최소화

여성들이 겪는 실제 생리 경험들을 직접적으로 다루면서도 이를 비유, 과장법을 통해 표현하여 거부감을 최소화했다. 탐폰을 괴물로 비유해 표현하고 사용 방식을 과장하여 복잡한 기계 장치 조립법처럼 표현했다. 또한 자궁을 양모 펠트 인형, 생리혈을 푸딩으로 표현했다. 이러한 표현법들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의 본질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직관적으로 전달해 시청자가 이를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도록 돕는다.



처음과 끝 장면을 잇는 순환식 구성을 통해 스토리 완결성 강화

첫 생리를 하는 소녀의 당혹스러운 표정을 클로즈업하는 장면으로 영상이 시작된다. 그리고 여성의 삶에서 생리로 인해 겪는 여러 부정적 상황들이 순차적으로 나온다. 그 후 아이들이 성교육을 받고 딸이 생리통을 겪는 엄마를 간호 장면을 통해 이상적인 상황을 보여준다. 하지만 다음 장면에서 화면 넘어 시청자를 응시하는 그림 속 여인들을 통해 부정적인 현실을 자각시킨다. 그리고 다시 처음 장면으로 돌아오면서 마무리한다. 처음과 끝 장면이 이어지는 순환식 영상 구성을 통해 현재 사회에 만연한 생리에 대한 편견과 정보부족의 악순환을 표현하였으며, 영상의 시작과 끝을 명확하게 강조함으로써 스토리의 완결성을 강화해 시청자들에게 여운을 남긴다.


Promotion

출처: Specsavers

영국의 청력 손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Specsavers의 The Misheard Version 캠페인

청력 손실은 청각 세포가 점진적으로 손상되면서 발생한다. 손상으로 인한 청력 손실은 특정 주파수로 시작해 점차 다른 주파수로 확대되기 때문에 소리의 일부가 들리지 않을 때까지 청력 손실이 진행된다는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청력 저하를 자연스러운 노화로 치부하여 청력 손상을 인지한 영국인 중 60%는 평균 10년 동안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고, 이로 인해 청력 손실 환자들이 초기 대응을 놓쳐 증상이 악화되는 경우가 잦다. 


따라서, 청력 손실 환자는 꾸준히 증가하여 2024년 기준 영국 전체 인구의 20%인 1200만 명의 성인이 청력 손실을 겪으며 그 중 의사소통이 불가능할 정도의 청력 손실을 겪은 사람은 90만명에 이른다. 청력 손실로 인해 의사소통에 문제가 생기게 되며, 특정 단어와 문장이 다른 의미나 언어의 발음으로 들리는 몬더그린 현상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한편, 영국에서는 다양한 방식의 청력 관리 서비스가 존재한다. 정부 산하의 NHS는 청력 검사부터 보청기 피팅, 사후 관리까지 청력 관리 서비스 전반을 무료로 제공하지만 병원의 수가 적어 접근성이 제한적이며, 최근 수요 증가와 인력 부족으로 인해 서비스 평균 대기 시간은 점차 길어져 현재 약 13주에 이르고 있다. 민간 청력 관리 서비스 기업들은 NHS개혁으로 서비스 제공자 자격을 얻은 기업들로, NHS의 지원을 받아 저렴한 가격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들은 NHS에 비해 매장수가 많아 근접성이 좋고 대기 시간이 없다는 장점이 있다.


영국 청력 관리 서비스 시장은 NHS 개혁 이후 민간 기업의 시장 진입이 증가하며 점유율이 3%에서 현재 20%까지 상승했다. 민간 기업들은 다양한 보청기를 고객에게 제공해 선택의 폭을 넓히고, 방문 서비스와 디지털 청력 테스트 등 편리한 서비스 옵션을 도입해 접근성을 높였다. 특히, 온라인 예약 시스템과 원격 진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편리하고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 중 Specsavers는 영국의 시력과 청력 관리 서비스 제공 기업으로 600개의 매장을 운영하며 영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안경, 렌즈, 보청기 등을 판매하며 NHS와 협력하여 공인된 전문가를 통해 무료 시력 및 청력 검사 서비스를 제공한다. 하지만 고착화된 안경점으로서의 인식으로 인해 청력 관련 서비스의 인지도가 저조한 상태이다.


Specsavers은 어떻게 청력 손실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고, 자사의 청력 검사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유도했을까?

소비자의 문제를 일상적이고 유머러스한 상황에 접목시켜 접근성 완화

청력 상실은 노화와 건강 이상이라는 공포를 소비자들에게 주어 청력 검사를 받는 행위를 꺼리게 한다. 따라서 Specsavers는 ‘가사를 잘못 듣는 일’이라는 일상에서 자주 있고 재밌는 상황을 제시했다. 기존 노래의 가사를 사람들이 흔히 잘못 듣는 방향으로 재녹음한 버전을 소비자가 듣기만 하면 청력 검사를 할 수 있도록 하여 청력 검사를 받는 행위에 대한 접근성을 완화했다.


자사의 메시지에 부합하고 넓은 타깃층을 아우를 수 있는 소재의 전략적 선택

Specsavers는 자사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소재로 Rick Astley의 ‘Never Gonna Give You Up’을 전략적으로 선택했다. 80년대 히트곡으로 X세대에게 인지도가 높은 이 노래는 2007년 ‘rickrolling’이라는 밈과 ‘잘못 들려진 가사’로 관련 밈이 많은 대표적인 곡으로 MZ 세대에게도 친숙하다. 또한, 원곡 가수 Rick Astley 역시 최근 청력 검사를 통해 청력 손실이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는 내용의 인터뷰를 공개해 연결성을 더 했다. 이로써 Specsavers는 넓은 세대를 아우르며 청력 검사의 중요성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었다.


콘텐츠 공개 시 기획 의도를 공개하지 않아 소비자들의 관심과 자체적 바이럴 유도

개사한 새로운 버전의 노래를 추가 설명 없이 Rick Astley의 개인 SNS에 공개되자, 사람들은히트곡의 리메이크에 큰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노래를 들은 사람들은 곧 가사의 이상함을 눈치채고 이를 SNS에 공유하며 소셜 미디어상의 혼란을 일으켰다. 그 후 Specsavers는 자사 유튜브 채널에 해당 노래의 비하인드 영상을 공개했다. 이를 통해 청력 테스트라는 본래의 목적을 달성했을 뿐만아니라, 소비자들의 혼란을 일으켜 ‘나만 잘못 들은 거 아니지?’라는 자발적인 바이럴을 유도했다.


Creative Idea

출처: Dramamine

구토 봉투와의 오랜 경쟁에서 승리를 선언함으로써 대표 멀미약 브랜드 이미지를 가져가려는 Dramamine

멀미약은 1947년 존스 홉킨스 대학에서 멀미 증상 완화 성분 개발 이후 1949년 해당 성분을 응용해 출시되었다. 이 약물은 곧바로 대중화되며, 대표적인 멀미 치료제로 자리 잡았다. 운송업 발전에 따라 멀미약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멀미약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미국 멀미약 시장은 2023년 약 4억 4,030달러 규모로 연평균 3.4% 성장해 2031년에는 5억 2,500만 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때 최초로 멀미약을 대중화한 기업이 Dramamine이다. Dramamine은 알레르기 반응을 최소화하고 졸음 부작용을 줄이는 등 소비자의 다양한 요구에 맞춰 제품을 발전시켜왔다. 전통성을 바탕으로 자사가 개발한 경구용 멀미약 제품군에 집중하여 브랜드 전문성을 강화한 결과 현재 미국 멀미약 시장에서 약 32% 점유율의 시장 선두를 꾸준히 지키고 있다.


하지만 멀미약은 상비약과 달리 여행 등 특정 상황에서 필요할 때 일시적으로 구입하는 저관여 제품이다. 또한, 멀미약의 주요 성분이 두 가지로 한정되어 있어 브랜드 간 효과 차이가 크지 않다고 인식된다. 따라서 멀미약 시장에서 소비자의 브랜드 충성도는 낮은 편이다. 이에 Dramamine의 경쟁사들은 해당 시장에 주목해 자주 먹기 부담스러운 경구용 멀미약 대신 멀미 방지 손목 밴드를 앞세워 시장 내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한편, 1949년에 미국 노스웨스트 오리엔트 항공에 의해 상용화된 구토 봉투는 장거리 비행이 처음 도입된 시기에 멀미 증상을 겪는 승객들의 구토를 처리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고, 이후 항공 업계를 넘어 운송업계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멀미약이 발달하면서 장시간 여행에서도 구토와 같은 멀미 증상을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게 되었다. 최신 멀미약은 지속 시간이 길고 부작용이 적어 안정성이 높으며 캡슐, 패치, 손목밴드 등 다양한 형태로 출시되어 사용 편의성이 높아져 구토 봉투의 사용 비중이 줄어드는 추세이다.



‘Dramamine의 <The Last Barf Bag>’

Dramamine은 구토 봉투 수집가들과 인터뷰를 진행하여 최근 멀미약의 효과가 좋아져 구토 봉투 수집이 어려워졌다는 내용을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제작 후 공개했다. 또한, 같은 날 뉴욕 소호에서 ‘The Last Barf Bag’ 전시회를 열어 수집가의 구토 봉투 컬렉션을 전시하고 수집가를 직접 큐레이터로 섭외해 관객들에게 직접 수집품을 설명하는 캠페인을 열었다.

Dramamine은 해당 캠페인을 통해 동일 상품군이 아닌 구토 봉투라는 타 카테고리의 제품을 경쟁 상대로 내세움으로써 브랜드 전통성을 각인시키고 충성도를 강화했다. 그리고 구토 봉투의 멸망을 자사의 잘못으로 스스로 인정하고, 이를 개선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연출해 브랜드의 긍정적 이미지로 전환했다.

그 결과 캠페인은 공개 후 첫 3주 동안 모든 미디어에서 총 6억 5천만 회 이상 노출 됐으며, 특히 소셜 미디어에서의 노출은 일반적인 기대치에 대비해 10,000% 초과 달성했다. 또한 브랜드 참여도 23% 증가, Amazon에서 판매량 26% 증가하는 성과를 얻었다


소비자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공감과 통찰을 담아낼 때, 브랜드 가치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 것이다.


고려대학교 불어불문학과 정상곤 

tkdrhslrhhsl335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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