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ATIVE SOLU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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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헤리티지를 재해석하여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와의 브랜드 방향성을 보여준 Valentino
이탈리아는 전 세계에서 가장 풍부한 문화적 자산을 지닌 국가로 인정받는다. 현재까지 58개의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보유한 이탈리아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도시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러한 이탈리아의 문화적 유산과 예술에 대한 열정은 세계적인 럭셔리 브랜드의 탄생과 성공에 크게 기여하였다. 수 세기에 걸쳐 발전해 온 이탈리아의 장인 정신이 고품질 제품 생산의 토대가 되었는데, 특히 가죽 공예와 직물 제작과 같은 전통 기술은 이탈리아 럭셔리 브랜드의 핵심 경쟁력이 되었다
이때, 발렌티노는 로마를 배경으로 성장한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럭셔리 브랜드이다. 설립자인 발렌티노 가라바니는 로마의 비아 콘도티에서 첫 부티크를 열었는데, 대담한 색채를 즐겨 사용했던 발렌티노 가라바니의 초기 행보를 통해 ‘발렌티노 레드’라는 브랜드 컬러를 얻으며 고급 럭셔리 브랜드로서의 차별화된 위상을 확립했다.
가라바니의 후임자로서 25년간 발렌티노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활동한 피치올리는 주로 현대적인 감각을 중시하며 브랜드 활동을 전개하였다. 스트리트 트렌드를 흡수하거나, 새로운 시그니처 컬러인 ‘핑크 PP’를 개발하였고, 전통적인 자수 대신 특수 처리 기법을 사용하기도 하였다.
그러던 2024년 3월, 피치올리가 발렌티노를 떠나게 되며 그의 후임자로 임명된 ‘알렌산드로 미켈레’의 새로운 행보에 큰 관심이 쏟아졌다. 미켈레의 디자인은 르네상스 시대의 예술적 요소와 현대적 감성을 절묘하게 결합하여, 과거의 화려함과 현재의 대담함이 공존하는 독특한 미학을 창조한다. 고전적인 모티프와 현대적인 스타일을 혼합하거나, 빈티지 실루엣에 현대 소재 기술을 적용하는 등, 이러한 미켈레의 발렌티노 합류는 브랜드에 새로운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브랜드의 역사와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앞으로의 브랜드 비전을 구축하는 핵심 역할을 한다. 그들은 브랜드의 헤리티지를 존중하면서도 본인만의 현대적인 감각을 더하여 브랜드에 혁신을 가한다.
Valentino의 광고 속 주목할만한 요소들
(1) 명확한 모티프와 상징물을 통해 브랜드 헤리티지를 효과적으로 구현
광고는 남성의 내레이션으로 시작하는데, 이는 페데리코 펠리니의 영화 ‘Roma’(1972)에서 나온 대사이다. 영화 ‘Roma’는 로마의 문화적, 역사적, 사회적 측면들을 복합적으로 그려낸 작품인데, 이러한 명확한 모티프를 사용함으로써 로마의 다채로운 정체성과 역설적인 면모와 연결되는 발렌티노의 헤리티지를 효과적으로 드러냈다. 또한, 광고의 배경이 되는‘미냐넬리 궁전’은 1960년에 발렌티노의 본사가 설립된 곳이며, 광고에서 여러 차례 등장하는 강아지 퍼그는 퍼그 애호가로 유명했던 창립자 ‘발렌티노 가라바니’를 의미한다는 점에서 브랜드의 헤리티지를 상징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2) 상충되는 이미지를 함께 사용하여 자사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
광고에서는 상충되는 이미지가 함께 사용되고 있는 장면을 발견할 수 있다. 품위나 자기 절제가 중요했던 귀족 여성을 상징하는 인물들의 손에 유혹을 상징하는 빨간색 매니큐어가 발라져 있고, 귀족 남성을 상징하는 인물들은 말끔한 차림의 양복을 갖춰 입고 있는 동시에 라이더 가죽 장갑을 끼고 있다. 또한, 신자들의 영적 지도자로서 차분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성직자는 롤러스케이트를 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미켈레의 존재감을 가시적으로 드러내는 부분으로, 그가 펼칠 앞으로의 브랜드 방향성이 고전적인 요소에 독특한 현대적 미를 가미하는 것임을 제시한다.
(3) 줌 기법의 효과를 배가시키는 세부 조건을 통해 몰입감을 극대화
Dolly Zoom’ 기법은 카메라 렌즈로 피사체를 확대하는 동시에 카메라를 물리적으로 피사체에서 멀어지게 이동하여, 피사체의 크기는 일정하게 유지되지만 배경이 점차 압축되어 보이게 하는 효과이다. Dolly Zoom 기법은 시청자의 시선을 주 피사체에 집중시킬 수 있는데, 광고에서 해당 기법이 사용된 장면 모두에서 여성 인물들이 시청자를 똑바로 응시하고 있다는 점은 해당 기법의 주의 집중 효과를 배가시키는 역할을 한다. 또한, 광고의 마지막 부분에 절정에 달하는 BGM인 모차르트의 ‘라크리모사’와 함께 해당 기법이 가미되는데, 이는 시청각적 몰입감을 광고의 끝까지 유지하는 것에 기여한다.
(4) 시청자와의 심리적 거리를 조성하여 브랜드에 대한 니즈 향상
눈을 가리고 등장하는 남성과 그런 남성을 안내하는 여성이 등장하는데, 이들이 바라보고 있는 대상의 정체는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다. 또한, 다양한 인물들이 함께 파티를 즐기는 장면에서 등장인물들이 웃으며 나누는 모든 대화는 그들의 입 모양만 드러날 뿐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는 점에서, 그들의 대화를 이해할 수 없는 시청자는 심리적 거리감을 느끼게 된다. 이처럼 광고 속 인물들을 시청자는 속할 수 없는 집단으로 지정하거나, 해당 인물들의 상황 또한 시청자는 접근할 수 없도록 설정하는 ‘Distancing’ 기법을 활용하여, 역설적으로 광고에 등장하는 대상에 대한 궁금증과 소유 욕망을 강화한다.
Promotion
차별화된 고객 경험으로 소비자층 확대에 성공한 Lucky Charms
미국에서 시리얼은 중요한 아침 식사 문화의 일부이며, 전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시리얼 시장을 자랑한다. 2023년 기준, 글로벌 시리얼 시장의 약 46%를 북미 지역이 차지하고 있고, 미국 시리얼 시장은 약 100억 달러 이상의 규모를 지니고 있다. 연간 약 27억 상자의 시리얼이 소비되는 것으로 기록된 미국 시리얼 시장은 General Mills, Kellogg’s, Post Holdings, Quaker Oats 등의 4개 기업이 주도하고 있다.
이때, Lucky Charms는 미국의 대표적인 시리얼 브랜드로, 베이스가 되는 오트밀 시리얼에 다양한 모양과 색깔을 띠고 있는 마시멜로를 가미하여 타 브랜드와의 차별성을 확보하였고, 판매액 평균은 약 3억 달러로 모회사인 General Mills 내 주요 시리얼 브랜드 중 4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동안 Lucky Charms는 어린이 친화적인 슬로건과 마스코트를 사용하여 홍보활동을 펼쳐 왔다. Lucky Charms의 브랜드 슬로건인 'Magically Delicious’는 제품 내 마시멜로와 설탕의 달콤한 맛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어린이들의 입맛을 공략하였고, 브랜드 마스코트인 레프리콘 또한 아일랜드 요정 컨셉의 캐릭터로, Lucky Charms의 출시와 함께 만화책이나 TV 광고 등의 홍보에 사용되어 주로 어린이들의 호기심과 순수함을 공략했다.
하지만, 최근 미국의 많은 부모들이 시리얼이 높은 설탕 함량을 지닌 가공식품이라는 점에 우려를 표하며 어린이들의 시리얼 수요가 감소하였고, 이에 시리얼 시장은 브랜드를 대표하는 오리지널 버전을 토대로 새로운 구매 욕구를 자극하는 요소를 가미하여 제품 라인업을 넓혀가는 전략을 통해 성인 소비자 공략에 나서고 있다. Reese’s Puffs는 오곡 시리얼로 구성된 기존 제품 외에 초콜릿과 피넛 버터 맛을 추가한 변형 제품을 출시하였고, Frosted Flakes 또한, 인기 농구 선수 O’Neal와 협업하여 출시한 농구공 모양의 시리얼을 출시하여 새로운 맛이나 경험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을 공략하였다.
한편, 최근 미국에서는 자기 이해의 도구로서 점성술이 큰 인기를 얻고 있는데, 미국 내 점성술 관련 서비스의 시장 규모는 약 22억 달러로 추산되고 있다. 고조되는 점성술 서비스의 인기에는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통제감이나 자기 이해의 도구로서의 기능이 반영되어 있다. 특히, 소셜 미디어를 통한 개인화된 콘텐츠 경험에 익숙하고 즉각적인 만족을 중시하는 젊은 세대는 전통적인 종교나 믿음 체계 대신 점성술을 통한 개인화된 영성으로 만족감을 얻으려는 경향을 지니고 있다.
Lucky Charms는 자사 제품과 점성술 서비스를 어떻게 융합하여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하였을까?
(1) 기존 제품에 대한 새로운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브랜드에 대한 인식 확장 유도
기존의 제품에 대한 물리적인 변화 없이 새로운 의미만을 부여하여 소비자들이 새로운
시각으로 제품에 접근할 수 있도록 유도하였다. 이를 통해 제품 자체를 변경하였을 때
발생하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동시에 새로운 의미 부여로 브랜드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다. 특히, 하트 모양의 마시멜로에는 ‘사랑에서의 행운’, 푸른색 달 모양에는‘변화 가능성’, 별 모양에는‘강한 유대감’의 의미를 지정해 주는 등, 과거에도 동일하게 존재했던 마시멜로에 특별한 메시지를 추가하여 소비자가 보다 자연스럽게 브랜드를 재인식할 수 있도록 이끈다.
(2) 일상적 행위가 특별한 결과물로 이어지는 브랜드 경험을 통해 넓은 범위의 타깃 확보
Lucky Charms 시리얼을 먹는 경험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Lucky Charms의 마시멜로를 통해 운세를 볼 수 있는 점성술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넓은 소비자층의 관심을 효과적으로 얻어내었다. 또한, ‘시리얼 그릇 스캐닝 기술’을 개발하여 카메라로 Lucky Charms가 담긴 그릇을 스캔하면 그릇 내 가장 위에 솟아 있는 마시멜로들의 종류와 위치 패턴을 바탕으로 개인화된 운세 및 부적을 받아볼 수 있다. 이처럼 그릇에 시리얼을 담는 일상적인 행위가 자신의 운세와 관련된 결과물로 연결된다는 점을 통해 점성술에 관심을 가지는 젊은 세대에게 매력적으로 어필한다.
(3) 후속 콘텐츠를 제공하여 소비자와의 접점을 강화하고 실질적인 제품 구매 자극
프로모션을 시작한 5월 한 달 동안 점성가 인플루언서 Aliza Kelly와 Stina Garbis가 각각 인스타그램과 틱톡에서 제품을 통한 점성술 경험을 시연하고, 각 결과물을 해석해 주는 라이브 콘텐츠를 제공하였다. 이는 개별적으로 진행되는 소비자의 프로모션 경험에 대한 통합된 해석과 소통 창구를 제공하는 것으로, 소비자들과의 접점을 강화하고 프로모션의 도달 범위를 늘릴 수 있다. 또한, 모든 라이브 콘텐츠에 Lucky Charms를 구매할 수 있는 쇼핑 링크를 노출시킴으로써 해당 콘텐츠에 대한 흥미가 실질적인 제품 구매로 이어질 수 있도록 유도한다.
Creative Idea
영국 축구 리그 내 불균형 문제를 해결할 가능성을 제시하여 자사의 영향력을 강화한 Xbox
1970년대 초 미국에서 시작된 게임 콘솔 시장은 세계적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Global Data의 보고서에 따르면, 게임 콘솔 시장은 2023년 269억 달러 규모에서 2030년까지 연평균 9.92% 성장하여 약 575억 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때, 글로벌 게임 콘솔 시장을 주도하는 기업 중 하나인 Microsoft의 Xbox는 최근 경쟁력이 약화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Xbox는 경쟁사인 Sony PlayStation과 Nintendo Switch에 비해 독점 게임이 부족하여 경쟁력이 약화되는 어려움을 겪고있다. 독점 게임은 하드웨어 판매를 촉진하고 브랜드의 차별화를 구축할 수 있는 주요 요인인데, 독점 게임 개발에 주력해온 경쟁사와 달리 게임 스튜디오 인수가 지연되었던 Xbox는 안전한 수익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 Xbox는 출시 20주년을 맞은 인기 축구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 Football Manager 2024 출시를 앞두고 있었다. Football Manager는 영국의 Sports Interactive에서 개발한 축구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 시리즈로, 이용자가 축구 팀의 감독이 되어 선수 영입부터, 전술 설정, 경기 전략, 훈련 계획 등 팀 운영을 위한 다양한 역할을 현실감 있게 체험할 수 있어 축구 팬들에게 매우 인기가 있다. 이러한 Football Manager의 2024 버전은 다양한 플랫폼에서 출시될 예정이었기 때문에, Xbox를 포함한 콘솔 게임 브랜드들은 소비자들이 해당 게임을 자사의 플랫폼에서 이용하도록 유도해야 했다.
이때 축구는 전략 분석관의 역할이 중시되는 스포츠로, 전문 전략 분석관 자격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국제 축구 연맹(FIF A)나 유럽 축구 연맹(UEF A)의 공식 커리큘럼에 따른 장기간의 교육과 훈련을 거쳐야 한다. 경쟁이 치열하고 입직 기회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구단 내 인턴십을 통한 추가적인 노력이 요구되기도 하는 등, 공식 취득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이러한 전략 분석관 고용에 있어 영국 축구 리그는 구단 사이의 불균형 문제를 지니고 있다. 재정적 자원이 풍부한 대형 구단이 전략 분석관을 독점하여 소형 구단의 전문 인력 고용 기회를 빼앗고 있다. 또한 대형 구단은 전문 전략팀을 갖추어 더 나은 인재를 유치하고 이것이 성과로 이어져 자원을 더 확보하는 순환 구조를 만든다. 이는 소형 구단이 최상위 리그에서 경쟁할 수 있는 가능성을 희박하게 만든다.
Xbox의 The Everyday Tactician
축구 전략 게임인 Football Manager 2024 출시를 앞두고, 영국 축구계에서 거대 구단이 유능한 전략 분석관을 독점하여 발생하는 소형 구단의 어려움을 해결하고자 실제 Football Manager 게임의 이용자를 소형 구단의 전략 분석관으로 고용하도록 연결해 주는 캠페인을 진행한 Xbox.
Football Manager 2024 출시와 함께 게임 이용자를 대상으로 Bromley FC의 전략 분석관 공개 모집하고, Football Manager에 대한 이해와 경험, 축구 전술에 대한 지식, 의사소통 능력 및 카리스마 등을 기준으로 한 엄격한 서류 심사와 인터뷰 과정을 거쳐 Nathan Owolabi가 최종 선발되었다. 그는 Bromley FC의 데이터 기반 팀 선발, 상대팀 분석, 전술 수립 등의 업무를 담당하게 되었고, Nathan의 여정을 담은 3부작 다큐멘터리를 제작하여 영국 최대 스포츠 채널 TNT Sports에 방영했다. 프로모션 결과, Nathan과 함께 한 Bromley FC는 132년 역사상 최초로 EFL 승격에 성공하였고, Football Manager 2024의 Xbox 플레이어 수가 전작 대비 190% 증가했다.
소비자의 잠재된 상상을 실현시켜 줌과 동시에 산업과 관련된 현실적인 문제를 다룸으로써 브랜드 영향력을 효과적으로 강화할 수 있었다.
고려대학교 영어영문학과 김예슬
yesri010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