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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얼굴을 넘보다, 페이스테크

TREND INSIDE

페이스테크란 무엇이며, 어떤 기술을 활용하는가?

그림1.jpg 출처: Freepik

페이스테크(Facetech)는 얼굴 또는 표정을 의미하는 페이스(Face)와 기술을 의미하는 테크(Tech)의 합성어로, 사용자의 얼굴이나 표정을 분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맞춤형 서비스를 구현해 제공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얼굴을 인식하기 위해서는 센서, 카메라와 같은 하드웨어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주로 CMOS 이미지 센서(CIS)를 활용한다. 해당 이미지센서는 피사체 정보를 읽어 전기적인 영상신호로 변환해주며, 빛 에너지를 전기적 에너지로 변환하는 것으로 카메라의 필름과 같은 역할을 한다.


페이스테크에 활용되는 소프트웨어 기술은 얼굴 분석 기술, 감정 감지 알고리즘, 동적 얼굴 모델링 등으로 분류된다. 먼저 영상이나 이미지 내에서 얼굴 영역을 판별하기 위해 카메라에 입력된 데이터를 컬러에서 흑백으로 변환해 명암 정보를 활용한다. 다음으로 개개인의 고유한 얼굴 특징을 식별하기 위해 눈, 코, 입, 얼굴 선, 눈썹 등 사람의 얼굴 특징을 구분할 수 있는 기준점을 찾는다. 영상에서 자동으로 얼굴 부위를 추출한 뒤 100여 개의 점을 찍어 점들 사이의 거리, 위치, 크기 등의 특징점을 분석한다. 고유한 특징에서 감정을 감지하는데, 딥러닝 중심으로 기계학습이 발달함에 따라 얼굴의 고유한 특징을 더욱 효과적으로 추출할 수 있는 MTCNN등의 방식을 통해 감정을 분석하고 있다. 감정을 인식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감정을 표현하기도 하는데, 그 방식 중 하나로 모프타겟(Morph Target) 기술이 사용된다. 타겟 모델에서 정점의 위치를 변형해 특정 표정을 자연스럽게 표현하며, 이를 소프트웨어에 적용하는 것이다.

(출처: 에이아이타임스)


페이스테크의 전망은?

얼굴 인식 기술은 사람을 판별하는 과정을 간소화하고 자동화하여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여, 글로벌 리서치 기관인 마켓앤마켓(MarketsandMarkets)이 발표한 ‘2028년까지 전 세계 얼굴 인식 시장 전망’ 보고서에서는, 얼굴 인식 시장이 2028년까지 16.3% 성장해, 2028년에 134억 달러의 시장을 형성할 전망이라고 분석되었다. 현재 얼굴 인식 시장에서는 중국이 앞서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어 센스타임과 메그비 등의 기업이 시장을 이끌고 있다. 국내의 경우 뒤늦게 기술 경쟁에 참여하여 이미지나 영상보다는 대규모언어모델(LLM) 개발에 집중했는데, 그 원인으로 국내 AI 기술 규제 가이드라인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존재했다.


페이스테크는 어떻게 등장한 것일까?

‘어포던스’란 사물이나 환경이 사용자에게 어떤 행동이나 상호 작용을 유도하거나 의도적으로 제공하는 능력을 의미하는 용어로, 어떠한 사물을 사용할 때 느끼는 직관성에 기초한다. 최근에는 기술의 다양화로 인해 각종 디지털 및 AI 기술이 등장하며 복잡한 작동 방식을 사용자들이 쉽게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디지털 어포던스’가 대두되었다. 또한, 인간의 심리적인 반응을 인지하고 해석할 수 있는 인공지능 기반의 시스템인 감성 컴퓨팅의 수요가 증가하며, 인공지능의 기획 및 추론 능력을 활용해 인간과의 소통과 이해를 달성하는 연구가 진행되었다.


더 나아가,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의 융합인 AIoT가 발전하여 사용자의 생활 패턴을 학습하고, 개인에게 최적화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마트홈과 스마트시티를 구성하는 데 페이스테크가 사용되기도 하였다. 페이스테크에 필요한 얼굴 인식 하드웨어도 함께 발전했는데, 센서나 카메라 등의 하드웨어가 미세한 움직임을 인식할 수 있게 되면서 얼굴을 가진 서빙 로봇, XR 기기, 안면 인식 등 페이스테크의 주요 제품으로 활용되었다.


소비자 측면에서는 사용자 창작 콘텐츠가 증가하면서 ‘정보 과잉’ 문제가 제기되었고, 이에 따라 많은 정보를 제공하는 텍스트 기반 콘텐츠에 비해 단순한 시각 기반 콘텐츠의 수요가 증가하며 직관적인 소통을 용이하게 하는 얼굴과 표정의 중요성이 강조되었다. 또한, ‘토핑경제’가 확산되며 상품 및 서비스의 부가적인 요소를 지속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모듈형 소비’가 함께 부상했고, 이에 따라 소비자의 니즈에 맞춰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페이스테크가 주목을 받게 되었다. 이러한 페이스테크의 발전은 미국과 중국의 AI 기술 패권 경쟁과, ‘불쾌한 골짜기’를 극복하기 시작한 이미지 생성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가속화되었다.


페이스테크를 활용한 사례는 어떤 것이 있을까?

1) 야타브엔터 - 상담업

그림2.png 출처: 메타포레스트 공식 사이트

야타브엔터는 2023년 1월 세계 최초 메타버스 상담서비스인 ‘메타포레스트’를 개발해 런칭했다. 메타포레스트에서 상담자와 내담자는 익명의 아바타로 접속하는데, 이때 아바타에는 실제 상담 참여자들의 표정을 인식하여 표현하는 AI 표정인식 기술이 적용돼 공존감 있는 상담을 가능하게 한다. 이로써 가상 공간에서 얼굴을 드러내지 않고 상담을 진행하여 사회적 약자의 상담 참여 문턱을 낮추면서도, 텍스트 기반 상담과 다르게 표정을 활용하여 상담의 효과를 높였다. 현재 300여개의 기관에 서비스를 제공 중이며, 고려대 이용자의 경우 88%가 서비스에 만족한다고 평가하는 등 효과를 인정받고 있다. 글로벌 시장으로도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데, 미국을 포함한 5개국에 진출해 14개 기관과 협업 중이다.

(출처: 머니투데이)


2) 그루브X - 반려 로봇 산업

그림3.png 출처: 그루브X 공식 사이트

또 다른 사례로, 일본 로봇 스타트업인 그루브X의 반려 로봇 ‘러봇 3.0’이 존재한다. 러봇 3.0은 ‘사람의 마음에 다가가는 따뜻한 테크놀로지’라는 컨셉으로 사람의 얼굴을 인식하여 기억하고, 상황에 따라 안아달라는 애교를 부리는 등 감정을 표현하며 사용자와 활발하게 커뮤니케이션하는 가족형 로봇을 지향한다. 신모델은 연산 능력이 향상되고 고감도 카메라가 추가되면서 가족들의 무심한 행동에도 반응할 수 있도록 진화했다. 최근에는 다른 일본 기업인 GEOM과 협업해 치매 케어 보조 인공지능 시스템인 데카AI(DeCaAI)에 연결하여 치매 노인을 돌볼 수 있도록 업그레이드하기도 했다. 러봇은 700개사가 넘는 기업에 도입되어 있는데, 이는 스트레스에 노출되어 있는 직원들의 정신적인 건강을 지원하는 복리후생 서비스로서의 반려 로봇 수요가 증가한 것에서 기인했다.

(출처: 로봇신문사, 신화통신)


그렇다면 페이스테크의 전망과 한계는 어떨까?

[반려자로서의 패러다임 전환]

AI는 더 이상 보조적인 도구가 아니라 함께 일하는 반려자로서 작용할 것이다. 따라서 페이스테크 또한 파편화된 보조적 도구로 사용되기 보다는 여러 개의 업무를 함께 수행하며 스스로 소통하는 멀티 AI 에이전트로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페이스테크 상품 및 서비스는 국경을 넘어 수출입되며, 민감한 개인 정보인 얼굴을 다루기 때문에 국제적 합의와 표준화 과정이 필수적이다.


[국제 표준화 및 규제 프레임워크 확립]

페이스테크는 민감한 개인정보인 얼굴을 다루는 만큼 국가별로 다른 개인정보보호 규정, 보안 기준, 인증 절차 등을 조율하는 국제 규격이 마련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2024년 8월에는 EU 인공지능법이 발효되었으며 대한민국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된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은 2026년 1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므로, 기업들은 국내 AI 기본법과 추후 확립될 국제 표준화 가이드라인을 위반하지 않는 상품 및 서비스 생산에 신중을 기할 것이다.


[기본권 침해 우려]

하지만 페이스테크의 한계도 존재하는데, 우선 생체인식정보와 인공지능기술의 결합으로 인해 기본권이 침해될 우려가 있다. 예를 들어, 중국에서는 휴대폰을 신규 등록할 때 얼굴 스캔을 의무화하게 하여 모든 국민의 안면정보를 국가가 수집하여 축적하기도 했는데, 이를 통해 국민을 쉽게 감시할 수 있는 거대 감시국가를 탄생시켰다. 이러한 비판을 반영하여 중국은 2023년 8월 ‘안면 인식 기술 적용 안전관리 규정’을 발표해 안면인식 기술 사용에 제한을 두었다.


[범죄 악용 및 데이터 편향 문제]

고도화된 신종 피싱 범죄에 악용될 우려도 존재하는데, 2024년 2월 한 다국적 금융기업에서는 한 직원이 페이스테크를 활용한 가짜 화상회의에서 직장 동료의 외모에 속아 2억 홍콩달러를 이체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페이스테크는 인간이 인간에 대해 가지는 신뢰도와 감정을 활용하는 기술이기에, 피싱 범죄와 가짜뉴스에 더욱 취약하다. 또한, AI의 감정 분석은 특정 감정이나 인종, 성별, 문화적 차이, 사상 등을 반영하지 못하는 데이터 편향성을 드러낸다. 이러한 데이터 편향 문제는 인공지능 모델의 학습 데이터 불균형에서 기인하며, 모델의 예측 정확도를 감소시킨다.


페이스테크에 대한 작성자만의 인사이트는?

*해당 단락은 2주 동안 해당 트렌드를 조사한 작성자의 주관적인 예측을 기반으로 한 의견입니다.


1) 기업들은 클라우드 기반이 아닌 온프레미스 환경을 구축한 페이스테크를 선택할 것이다.

지난 몇 년간 클라우드 방식이 작업의 유연성과 민첩성을 향상시킨다는 점에서 각광받아왔지만, 규제와 비용 면에서 온프레미스 방식이 다시 매력적인 선택지가 되었다. 특히 거버넌스 환경이 복잡하고 규제가 엄격한 분야, 또한 정보 보안이 중요한 분야에서는 온프레미스 환경이 더욱 유리하기 때문에, 앞으로 높은 수준의 규제가 적용될 것이며 얼굴이라는 민감한 정보를 활용하는 페이스테크 기업들도 온프레미스 환경을 구축할 것이다.


2) 싱글모달을 넘어선 멀티모달 방식으로 발전할 것이다.

멀티모달 AI는 텍스트, 이미지, 비디오, 시뮬레이션 등 다양한 데이터 형식을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AI다. 풍부한 데이터셋을 종합적으로 활용해 사용자와의 상호작용을 개선하고 높은 생산성을 제공할 수 있는데, 페이스테크는 음성 및 제스처 인식, VR, AR, IOT 등의 타 기술과 결합하여 멀티모달 AI로 발전할 것이다. 현재의 챗GPT와 같은 분석 기능에서 그치지 않고, 얼굴 표정을 통해 감정을 표현하는 기능이 추가되어 인간과 유사한 상호작용을 할 수 있게 되어 사용자와 더 가까운 관계를 형성할 것이다. 이를 위해 스타트업 간의 기술적 협업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3) 정보 활용 과정의 투명성 증대를 위한 피드백을 제공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다.

민감한 정보를 다루는 페이스테크 기업들은 소비자의 신뢰를 얻기 위해 정보 활용 과정의 투명성을 증대하고 이를 소비자에게 인지시켜야 할 것이다. 따라서 기업들은 자사의 정보 처리 과정을 투명하게 드러낸 보고서를 작성해 소비자에게 보여주며, 이에 대한 소비자의 궁금한 부분이나 요청 사항을 인지할 수단이 필요하다. 이러한 수단으로 기업 홈페이지나 애플리케이션 내부에 피드백 제공 시스템을 구축하는 기업이 늘어날 것이다. 이를 통해 기업의 정보 활용과 데이터 수집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정기적으로 개인정보 활용 동의를 받을 수 있다. 소비자의 피드백을 신속하게 제공받으며, 결과적으로 기업 및 브랜드 신뢰도를 향상시킬 수 있다.


4) 페이스테크에 대한 접근 장벽을 낮추고 사용자 리텐션을 높이기 위해 고객 경험 요소를 추가할 것이다.

기술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페이스테크는 실제 인간보다 부자연스러운 이미지와 데이터 유출 위험이라는 두 가지 큰 접근 장벽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타 서비스보다 접근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사용자 리텐션을 관리하기도 불리하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 페이스테크 기업들은 사용자에게 서비스 접근 및 플랫폼 재방문을 유도할 수 있도록 소비자 심리를 반영한 도파민 요소를 추가할 것이다.


인간만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얼굴과 감정은 더 이상 인간만의 것이 아니다. 페이스테크를 어떻게 활용하는가에 따라 기술은 인간의 삶을 불행하게 만들 수도, 행복하게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기술의 발전이 현명하게 활용되기를 바라며 페이스테크의 발전을 지켜보자.


고려대 영어영문학과 고서현

koohbab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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