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크 케이지와 개리 클라크 Jr.
도시를 질감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
그림의 페인팅 두께(Impasto),
차 배기음 냄새,
사람의 까칠한 성격,
밤거리에 스치는 외로움.
이 모든것은 표면이자 질감이다.
그리고 이런 도시의 질감을 영상과 노래로 표현한 작품이 있다.
오늘은 이를 통해 뉴욕 할렘의 질감을 다뤄보려한다.
(이 글은 드라마 루크 케이지 시즌2 2화를 바탕으로 하며, 약간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루크 케이지는 할렘가 출신의 슈퍼히어로다.
몸이 철보다 단단해서 총알조차 뚫지 못한다.
별명은 방탄남자 (Bulletproof Man)
과연 그는 그런 몸을 가져서 행복할까
그 사연을 먼저 들어보자
그는 감옥에서 진행된 생체실험실으로 능력을 얻게되었다.
그리고 사랑하는 연인을 잃었고,
존경하는 이웃을 잃었다.
모두 자신이 방탄몸을 가지게 된 뒤 일어난 일이다.
소중한이를 잃게되면 사람들은 보통 세상을 원망한다.
그리고 그 원망은 결국 자기 자신에게 되돌아온다.
루크 케이지도 그렇다.
방탄몸을 얻은 실험은 감옥에서 이루어졌고,
그 감옥에 가게된 이유는 의붓형제 때문이며,
그 의붓형제가 자신에게 복수하게된 이유는
아버지의 차별 때문이다.
결국 루크 케이지는 아버지를 원망한다.
그리고 그 원망은 완벽한 원을 그려 다시 자기 자신에게 돌아오는
악순환의 연속이다.
그리고 그가 원망에 사로잡혀 밤 길거리를 거닐때,
라이브 바에서 개리 클라크 주니어(Gary Clark Jr.)의
"If Trouble Was Money"이 연주되어 나온다.
문제가 돈이었다면, 난 백만장자였을걸
https://youtu.be/xH_Z8xb2gvs?si=iFYLpCjl6fnc_sXc
걱정에 걱정만 하던 인생을 노래한다.
이 노래는 마치 도시의 흠집을 긁어내듯
일렉 기타 피크질이 멈추지 않는다.
루크의 마음도 그의 방탄몸과는 다르게
너무 쉽게 긁히고 벗겨진다.
할렘도 그렇다.
벽돌로 쌓인 도시는 단단하지만,
쉽게 긁히고 벗겨진다.
거칠고 문제 많은 도시의 걱정 가득한 밤이
화려한 바의 조명 속 블루스 기타와 함께 뒤섞인다.
그리고 노래가 끝나고,
잔잔한 기타 인터루드(interlude) 위로
성경 구절을 읽는 목사, 루크의 아버지의 연설이 겹쳐진다.
"원수 갚는 것이 내게 있다고 주께서 말씀하시느라.
로마서 12장 19절
'사랑하는 자들아 친히 원수를 갚지 말고 하나님의 진노하심에 맡기라'"
아버지를 원망하는 루크와
원망에 삼켜질것을 두려워하는 루크의 아버지.
두 사람의 엇갈린 마음이 기타 연주 위에서 얽힌다.
그리고 또 한번 이어지는 개리 크라크 주니어의 노래 "Bright lights"
오늘 밤 끝에 내 이름을 알게될꺼야
(You are going to know my name by the end of the tonight)
https://youtu.be/CFjMeOnqAPI?si=JegqIKwRue7stOrc
그날밤, 루크 케이지는 원망에 휩싸여
가정폭력을 일삼던 남자를 지나치게 응징한다
하지만 가정폭력을 당하던 이들은
복수심에 잠긴 루크의 분노를 더 두려워한다.
상처가 상처를 부른다.
할렘의 영웅으로서 명성을 높이던 루크의 모습은
복수심의 힘으로 변질되었다.
그가 남기고 싶은 이름의 의미는 분명 이런 뜻이 아니었을것이다.
할렘은 악명 높은 도시다.
범죄, 음악, 벽돌, 네온 사인, 교회
이 모든것이 뒤섞여 도시의 질감을 표현한다.
루크 케이지는 어쩌면 할렘 그 자체일지도 모른다.
단단해 보이지만 쉽게 벗겨지고,
강해 보이지만 마음 한쪽이 늘 금이 가있다.
슈퍼히어로의 유명세는 그에게 독이된다.
복수의 힘에 잠식되게 만든다.
하지만 그는 원래 이웃을 사랑한 남자였다.
욕설을 하면 벌금을 내야 하는 할렘의 작은 미용실.
그 미용실을 루크는 사랑했다.
그에게는 그곳은 세상의 따뜻한 구석이었다.
"사람의 마음에는 두 마리의 늑대가 있다.
선한 늑대, 그리고 복수의 늑대.
둘중 어떤 늑대가 자라는지는
누구에게 더 많은 먹이를 주는지에 달려있다"
루크가 그 작은 미용실을 사랑하던 마음으로 돌아간다면
루크도 다시 변할것이다.
그리고 루크가 변한다면,
할렘도 함께 변할것이다.
결국 도시는 그 그곳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표면으로 만들어진다.
사람의 질감이, 도시의 질감이 된다.
(루크와 할렘의 이야기는 디즈니 플러스에서 찾아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