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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롱다리박 May 20. 2023

(탁구에세이)31. 항상 들고 다니는 탁구 10 계명

탁구를 모를 때도 필요한 것은 이미 모두 배웠다.

"탁구종합병원"


[롱다리 박 탁구 클리닉 ] -

[ 탁구 에세이]


  2007년 어느 여름. 오랫 공안 즐겼던 스포츠는 축구였다. 농구, 야구도 좋아했지만 취미로 꾸준하게 재미있게 즐겼던 것은 축구였다. 마을 상인분들과 조기축구를 하고 있을 때였다. 겨울이면 추위를 녹이며 운동장 귀퉁이에서 큰 냄비에 어묵을 끓이는 장면이 생각나고 땀과 함께 살이 타는 소리를 들으며 운동했던 여름도 생각난다.



  초등학교 때부터 꾸준히 즐겼던 축구였다. 그런데 군대도 전역하고 몇 년 지났을까. 문뜩 다른 새로운 스포츠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그냥 새로운 것이 배우고 싶었나 보다. 이것저것 생각하다가 처음 선택한 것이 "볼링"이었다. 우선 집 근처 볼링장이 있어서 무작정 다녔다. 자주 들르니 동호회 분들이 가르쳐도 주시고 가입도 권유하였다. 그렇게 몇 번 다니다가 그만두었다. 어이없는 이유로 그만두고 말았다. 그 이유는 볼링공을 들고 다니고 싶었다. 그 당시에는 자동차도 없고 자전거로 지역을 누빌 때였다. 이유는 그랬다.


  그래서 1주일 정도 생각해 보다가 두 번째로 선택한 것이 군대에서 잠깐 접한 "탁구"였다. 찾아보니 집 근처에 몇 군데 있었다. 무작정 갔다. 또 새로운 분위기였다. 이상하게도 탁구장을 처음 갔을 때 관장님과 인사를 하고 1주일 정도를 매일 갔었는데 공은 치지 않고 앉아서 계속 지켜보기만 했었다. 1주일 후 결정했다. 탁구를 쳐보기로 결정했다. " 전체적으로 평균연령이 높다. 그래, 나는 아직 젊으니까 충분히 잘할 수 있을 거야!"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탁구를 시작했었다.


  그런데 지금까지의 취미와 다르게 깊게 빠지기 시작했다. 책을 사서 공부도 하고 운동에 투자하는 시간도 많았다.


마이크 타이슨이 이런 말을 했다. "누구나 그럴싸한 계획을 갖고 있다. 처맞기 전까지는"


  탁구를 시작하면서 운동 계획도 세웠다. 모든 것을 배워야 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부상이 찾아왔다. 부상을 입었다는 것은 내가 사랑하는 탁구를 못한다는 소리다. 이런 심각성을 깨닫고 나름대로 룰을 정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탁구 10 계명"이다. 그 당시 작은 메모지에 탁구를 즐기면서 꼭 필요한 10가지를 정리해서 적었다. 코팅을 해서 아직도 가방에 가지고 다닌다. 이 종이를 보고 있으면 그 당시 그리운 사람들과 추억이 많이 생각난다.부끄럽지만 공개한다. 개인적으로 탁구 왕초보 때 적은 10 계명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탁구 왕초보때 느끼는 대로 적은 탁구 10 계명 앞면.
탁구 왕초보때 나름대로 정리한 탁구 10 계명 뒷면.


  *탁구 10 계명* (앞면)


             항상 겸손하자.           

             칠 때는 항상 진지하게 치자.           

             출입 시 모든 분께 인사하자.           

             준비운동은 무조건 하자.           

             부탁할 땐 공을 항시 준비하자.           

             고수와 칠 때는 랠리 위주로 치자.           

             이론 공부로 몸동작을 이해하자.           

             탁구장에선 탁구만 치자.           

             하루 스윙 300개, 스태프 300개를 기본으로 하자.           

2007년(백**)과 대결 실력 기르기                                                                                                     열정을 가지고 인생을 즐겨라. (싸인)                                                                                              


(뒷면)


병보 이론(스텝)

호핑(Hoping)- 잔발질. 자세를 추스르며 아주 살짝 뛰는 것(달리기, 줄넘기)

나만의 스텝 완성하기

병보(점프 스텝)




부끄럽지만 별 내용은 없다. 모두 아는 내용일 것이다.

간단하게 추가 설명을 하면,


# 1번으로 겸손을 적은 이유는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잘 치는 사람이 본인 자랑이 심한 것이 꼴 보기 싫어서 그런 것 아닌가 생각한다.


# 2번- 진지하게 치자. 이것은 탁구를 칠 때는 그 시간을 허비하고 싶지 않았다. 살면서 탁구를 즐길 수 있는 시간도 많지 않은데 대충 칠 수는 없지 않은가.


#3. 출입 시 인사. 가장 기본이다. 탁구장을 다니는 회원분들 대부분이 구장에 오시면 대부분 인사를 하신다. 그런데 모든 분께 인사하지는 않는다.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운동을 하러 가면 구장 회원 모두를 상대로 운동을 할 수는 없다. 그날 몇 명만 같이 운동하게 된다. 그래서 그날 구장에는 있지만 같이 운동 못한 회원분들과 인사라도 하면 다음에 같이 운동할 때도 편하고 배울 때도 도움이 된다.


#4. 준비운동을 무조건하자. 부상을 당해본 사람은 안다. 모든 게 끝이다. 하고 싶어도 못한다. 이것은 평생 다치지 않고 오랫동안 운동을 하기 위해서 필수라고 생각해서 적었다.


#5. 공을 항시 준비하자. 탁구를 처음 시작하면 실력이 당연히 없다. 공을 한번 치려고 해도 많은 부탁을 해야 한다. 같이 운동을 하게 됐을 때 초보자 면 미리 연습할 공을 준비하는 것이 에티켓이다. 배움의 최소한의 예의다. 그 당시에는 공이 깨지면 그것을 집에 모아두었는데 한 박스가 넘쳐서 둘 때가 없어 결국 버렸다.


#6. 랠리 위주로 치자. 이 당시에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는지 나도 모르겠다. 보통  상수와 게임을 하게 되면 한번 이겨보려고 최선을 다해서 득점을 위해 노력한다. 그런데 득점을 내려면 천천히 쳐서는 이길 수가 없다. 그러면 당연히 강하게 치게 되고 자세가 잡히지 않은 상태에서 강하게 치게 되면 안 좋은 자세가 점점 습관이 된다.


두 번째는 강하게 쳐도 이길 수가 거의 없다. 그래봐야 어른 앞에 유치원생 펀치 수준이다. 그래서 차라리 연결을 많이 해서 랠리 연습이라도 많이 하자고 이렇게 생각해서 적었다.


#7. 이론 공부. 취미로 운동을 하는데 무슨 공부까지 하냐고 생각할 수 있다. 그렇다 나도 탁구를 즐기기 전까지 축구, 농구, 야구, 풋살, 볼링, 낚시, 당구, 배드민턴 등 여러 취미를 즐기면서 한 번도 공부한 적이 없다. 하지만 지금 즐기고 있는 취미를 깊게 이해하고 한 단계 더 발전하고 싶은 사람은 꼭 이론 공부를 같이 병행하길 바란다.


  구장에서 운동을 하다 보면 너무나 많은 일들이 일어난다. 물론 웃는 경우가 많지만 여기도 사회다. 그렇다 1년 선배처럼 나보다 일주일 먼저 배운 사람이 옆에 있으면 평생 잔소리할 수 있다. 넓게 보면 주변 모든 사람이 나에게 한 마디씩 조언을 할 수도 있다. 그런데 운동을 배우고 있는 중에 이론 정립이 되어 있지 않으면 사람마다 하는 말이 맞는 것 같고 마음이 흔들릴 수 있다. 그래서 내가 배워야 하는 것들인지, 어떤 순서로 배울지, 배우는 시기는 언제인지 알고 있어야 주변 조언에도 흔들리지 않을 수 있다.


#8. 탁구장에선 탁구만 치자. 운동할 시간이 항상 부족하다. 체육관에서 딴짓을 할 시간이 없다. 당연하지만 본인이 하는 운동에 집중하자.


#9. 스윙 연습. 탁구 공부를 하면서 비슷한 부분이 많아서 골프 책도 참고를 많이 했었다. 아름다운 하나의 자세를 위해서 수많은 스윙 연습이 필요한 것은 당연하다. 탁구를 떠나서 줄넘기와 스트레칭, 스윙 연습은 어떤 스포츠든 기본 중의 기본이다. 부상 방지에도 아주 도움이 된다. 취미로 탁구를 즐기는 경우 스윙연습이 대부분 부족하면 스윙이 흐트러지고 부상의 위험이 높다.


#10. 2007년 백**대결 실력 기르기. 그 당시에 백**는 탁구를 나보다 훨씬 잘 쳤다. 나이도 비슷했다. 나보다 실력이 너무 높은 사람보다 조금 높은 상대를 골라서 연습하면 훨씬 더 자극을 받는다. 또 그 상대를 넘어섰을 때의 기분은 최고다. 본인만의 라이벌을 만들어서 도전해 보자.


마지막은 "열정을 가지고 인생을 즐겨라"


  이렇게 적고 있지만 이것을 말로 한다고 해서 그렇게 하기는 쉽지 않다. 이때는 아주 깊게 빠져 있어서 나도 모르게 이런 생각이 들었던 거 같다. 진리는 단순하다. 삼시 세끼 제시간에 잘 챙겨 먹고,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고 몸에 안 좋은 술, 담배 하지 않으면 누구나 건강 해질 수 있다. 그런데 대부분 그렇게 못하다.


  깊은 뜻은 아니고 내가 좋아하는 탁구 살면서 실컷 쳐보자. 이런 생각으로 적었던 거 같다. 어린아이가 하늘에서 내리는 눈이 신기하고 재미있어서 몇 시간을 맨발로 눈밭을 뛰어다니는 것처럼 나도 그랬던 거 같다. 지금도 그 마음을 잃지 않기를 바라며 글을 마칠까 한다.


  운동하는 사람 모두 다치지 말고 즐탁(즐기는  탁구) 하자. 누구에게 지면 즐길 수가 없다고 한다. 나는 그런 의미라기보다  땀 흘리며 고된 훈련을 할 때도 그냥 무엇인가 하는 것 그것이 즐거웠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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