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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롱다리박 Sep 04. 2023

(탁구에세이)36. 부자가 되고 싶다. 미치도록 - 5

유체동산 경매 입찰 경험

"탁구종합병원"

[롱다리 박 탁구 클리닉 ] -

[ 탁구 에세이]



### 재테크를 한답시고 여러 가지 부업에 욕심이 나는 경우가 있다.


  오전엔 유튜브 공부하고 근무 중 자투리 시간에 창업 관련 공부, 퇴근 후 스마트 스토어, 잠들기 전 블로그 글 올리기 및 전자책 쓰기 공부. 이렇게 하루를 보내면 나름 알차게 보내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탁구로 비유하면 출근 전에 탁구를 치고 출근, 근무 중 당구 생각을 하고, 퇴근 후 볼링 모임에 갔다가 집에 와서 골프 스윙으로 하루를 마무리하는 것과 같다. 하루가 알차 보이는가? 내가 생각할 때는 한종 목도 제대로 하기 힘들어 보인다.


  몇십 원, 몇백 원 벌수 있는 부업도 해보았다. 처음에는 신기해하면서 며칠 했는데 이런 생각이 들었다.


"모든 것을 다 잘 할 수 없으니 중요한 것에 집중하자."

  적은 금액도 벌어보면 내가 막상 돈을 쓸 때 최대한 아껴 쓰는 효과는 있다. 하지만 이런 자투리 시간에 제일 중요한 것에 집중할 필요가 있었다. 내가 진정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에 열정을 쏟아야 했다.




  10여 년 전. 어색한 정장을 입고 어느 지방에 영업을 다닌 적이 있다. 점심때쯤 배가 고파 근처 편의점 도시락을 먹고 있었다. 그때 블링 블링한 차림의 아주머니께서 들어왔다. 그분은 편의점 사장님과 "건물", "낙찰" 이런 단어와 함께 이야기를 잠시 나눈 후 나갔다. 바로 부동산 경매관련한 것임을 알고 따라 나가서 무작정 물었다. " 저도 배우고 싶습니다. 부동산경매. 연락처라도 좀 알려주세요." 그분은 " 그건 안돼요. 알고 싶으면 경매관련해서 책 100권만 읽으면 됩니다. 읽어봐요." 이렇게 말하고 떠났다.


  그 후로 부동산 경매에 관심이 있어 몇 권의 책을 샀지만 집안 공간만 차지할 뿐 집중하지 못했다. 그렇게 시간은 흐르고 말았다. 지금 생각하면 좋은 기회를 놓친 기분이었다. 간절함이 없었거나, 잘 될 거라는 확신이 없었거나, 막연하게 생각만 했을 것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이제라도 제대로 방향을 잡았으니 말이다. 부자가 되기 위한 도전과 실패의 이야기는 글로 꾸준히 남길 예정이다.


  며칠 전 유체동산 경매 입찰에 참여한 적이 있다. 쉽게 말하면 부동산은 옮길 수 없는 재산 즉 집을 말한다면 유체동산은 냉장고, 가구 등 가재도구와 집기, 비품이 대표적인 유체동산이다. 이것을 실천한 것은 탁구 때문이다.


  매일 새벽에 운동이 끝나고 출근할 때쯤 구장에 오시는 부부가 있다. 내가 운동하는 것을 보고 가르쳐 달라는 부탁으로 몇 달째 휴무날 클리닉을 해들고 있는데 남자분이 대구 법원에서 집행관으로 몇 해 전 은퇴하신 분이었다. 몇 번 대화를 하다 보니 법원에 관해 다양한 이야기를 듣다가 유체동산 경매에 관한 것도 알게 되었다. 예전 같으면 그런 것이 있구나 하고 넘어갔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자산에 도움이 된다면 도전해 본다.


  우선 법원 특정한 위치에 있는 게시판에 A4용지로 "유체동산 매각 공고" 가 된다. 매일 하는 것은 아니고 특정한 날짜와 시간이 있다. 같은 날에도 여러 건이 있는데 같은 시간에 진행하기 때문에 한 곳을 정해야 한다. 물건은 에어컨, 냉장고, TV, 소파 등 여러 가지 물건이 나오는데 물건 따라 다르지만 대략 5만 원-60만 원 정도 선에서 정해진다. 좋은 집에는 비싼 물건이 많을 것이다. 입찰은 물건 하나하나 하는 것이 아니고 일괄 매입이다. 물건 평가액 합계가 200만 원이면 최저 일괄매각 가격이 200만 원으로 정해진다.


  내가 도전한 유체동산 평가액은 37만 원. 세탁기, TV, 전자레인지, 공기청정기, 제습기 모두의 총 평가액이다. 처음이라서 소액으로 시작해 보았다. 입찰이 되면 바로 현금을 드려야 하기 때문에 미리 현금을 찾아놔야 한다. 10시에 시작인데 미리 도착했다. 10시가 지나도 주소지 앞에 아무도 안 보여서 전화를 하니 10시 반으로 변경되었다고 한다.


  10시 30분 드디어 집행관으로 보이는 분과 함께 2명이 도착했다. 나도 당당히 들어갔다. 우선 입찰에 참여한다고 하면 신분증을 보여달라고 한다. 그리고 물건을 눈으로 확인하라고 한다. 이때 시간이 넉넉하지 않기 때문에 대충 대표적인 물건만 훑어 보게 되었다. 물건 중에 드럼세탁기가 상태가 좋아 보여 입찰을 참가한다고 했는데 갑자기 문제가 생겼다. 자세한 상황은 잘 모르겠으나 채무자와 한 여성분이 계셨는데 집행관이 사실혼인지 되물었다. 만약 그렇다면 최저 일괄매각 가격이 올라간다고 했다. 그렇게 해서 가격이 54만 원이 되었다. 아차. 나는 넉넉잡아 50만 원을 현금으로 들고 있었다. 돈도 그렇지만 50만 원 넘어가면 선뜻 입찰하기는 어려웠다. 물건을 낙찰받으면 다시 되팔거나 쓸 수 있는데 물건에 따라 가치가 많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포기한다고 말하고 주민등록증을 다시 돌려받고 밖으로 나왔다.


  나와서 알아보니까 사실혼 관계 면 우선권이 있다는데 공부를 더 해야 하는 부분이다. 금액이 200-300만 원을 넘어가면 사실혼 관계인 배우자가 매수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했다. 채무가 많아서 이런 일이 생겼는데 그런 금액이 현찰로 가지고 있기는 쉽지 않다고 했다. 처음이라서 얼떨떨 했지만 휴무 날마다 도전해서 꼭 낙찰을 받아보고 싶다.                                                                                  


  이제 시작이다. 아직 부자를 목표로 정하고 제대로 이루어진 것은 없지만 계속 부딪치고 실천하면서 목표를 이룰 것을 확신한다. 나도 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내가 할 수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고 싶다.


내일 새벽에 운동하러 가야 해서 이만 잠들러 가야겠다. 탁구 생각하니까 기분이 좋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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