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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롱다리박 Sep 10. 2023

(탁구에세이) 37. 탁구 라켓 셰이크핸드 VS 펜 홀

선택은 자유

"탁구종합병원"

[롱다리 박 탁구 클리닉 ] -
[ 탁구 에세이]

### 라켓의 종류

--> 우선 탁구라켓은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보자. 탁구 라켓 종류는 악수하듯이 잡는 셰이크핸드, 펜을 잡는 느낌의 일본식 펜 홀더, 그리고 중국식 펜 홀더 이렇게 크게 3가지 종류가 있다. 중국식 펜 홀더는 일본식 펜홀더와 잡는 그립은 비슷한데 라켓 뒷면에 러버를 붙여서 양면을 사용하는 점이 다르다.

  탁구를 처음 접하면 라켓 종류를 선택해야 하는 난제를 겪는다. 관장님의 추천과 회원의 선택은 대부분 셰이크핸드 라켓이다. 선수들 대부분 쓰는 용구가 셰이크핸드 라켓이기도 하고 처음 사용해도 큰 불편함이 없어서 많이 선택한다. 현재 펜홀더 라켓을 쓰는 선수는 매우 적다.

▶ 나는 펜홀더로 탁구를 시작했다. 군대에서 접했던 라켓이 펜홀더라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자연스럽게 펜홀더를 선택하게 되었다. 실제 탁구장에서도 관장님뿐만 아니라 펜홀더를 사용하는 분들이 많았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한 명씩 펜홀더 라켓에서 셰이크핸드로 라켓으로 바꾸는 것을 목격했다. 그뿐만 아니라 나에게도 교체의 장점을 설명하며 유혹이 자주 찾아왔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만 거의 2-3개월마다 큰 고민이 찾아왔다.

  바꾸면 더 잘 칠 수 있을까?

  다행히 몇 년을 그렇게 주기적으로 고민하면서도 일본식 펜홀더 라켓을 고수했다.

▶ 어느 날 화장실에서 어떤 깨달음이 찾아왔다.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첫 번째, 펜홀더에서 셰이크핸드로 교체한 사람 중에 기존보다 실력이 더 향상된 사람이 없었다.

  셰이크핸드 라켓으로 펜홀더처럼 치는 경우, 셰이크 백핸드에서 다양한 기술을 연습할 시간부족, 다양한 기술에 대한 밸런스 등 다양한 문제가 있었다.

  교체를 하신 분 중 상당수는 다시 펜홀더로 돌아오는 경우도 많았다. 그만큼 새로운 용구에 적응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두 번째, 처음부터 셰이크핸드 라켓으로 배운 사람들 중에서도 실력이 뛰어난 사람은 거의 없었다. 어렸을 때 배운 선수 출신을 제외하면 거의 없다.

  신기했다. 용구의 장점을 생각해 교체를 했는데 잘하는 사람이 없고, 좋다고 생각하는 용구를 처음부터 사용해서 배웠는데도 잘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것이 신기했다.

그 이유를 생각해 보자.

  1. 셰이크핸드 뒷면으로 백핸드 드라이브, 백핸드 푸시, 백핸드 플릭, 블록, 쇼트 등 360도로 움직이는 손목을 마음껏 사용해서 다양한 기술을 구사할 수 있다. 이것이 문제로 작용할 수 있다. 기술별로 손목을 쓰거나 고정시키는 것도 쉽지 않다. 다양한 기술에 비해서 생활체육에서 훈련할 수 있는 시간이 한정적이다.

  그리고 다양한 기술로 인해 비중 조절이 필요한데 그렇게 밸런스가 맞는 사람은 그리 흔치 않다. 쉽게 예를 들면, 생활체육에서는 포핸드가 좋으면 백핸드가 좋지 않거나 그 반대인 경우가 많다 하물며 셰이크핸드 라켓으로 구사할 수 있는 기술이 10가지가 있다면 10가지 모두 잘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2. 반면 펜 홀더는 뒷면으로 크게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 결론부터 말하면 몇 가지 안 되는 기술의 효율성에 집중하는 것이다. 가장 기본적인 상대방의 공을 이용하는 "블록", "쇼트"와 그것을 더 빠르게 넘기는 "푸시" 정도이다. 나는 백핸드로 치는 기술은 거의 하지 않는다. 생활체육에서는 이런 단순한 기술이 상당히 효율적으로 작용한다. 이런 것이 결국 "안전성"으로 연결된다. 백핸드 쪽은 안전하게 플레이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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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깨달음 이후에 용구에 대한 고민은 사라졌다. 영원히 펜홀더로 살겠다고 다짐했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누군가 용품의 선택을 고민한다면 본인이 원하는 어떤 것을 선택해도 무방하다고 말해주고 싶다.

  용구마다 장, 단점은 있지만 정답은 없다. 본인의 훈련 방법, 훈련량과 플레이 스타일에 따라서 우주의 별과 같이 다양한 스타일이 있는 곳이 생활체육 탁구다. 그러니 다치지 않게 즐기면서 본인만의 빛나는 별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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