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와 달리기
일주일간 내 시간 활용을 돌아보면 다양한 것들을 하고 있다. 물론 다른 사람들도 뭔가를 쉼 없이 하기도 하고 쉬기도 할 거다. 어떤 행동을 할 때는 이유가 있을 거다. 명확한 지향점을 갖고 있는 것도 있고 막연하게 계속해나가는 것들이 존재한다.
내가 그 무언가를 할 때 가끔 생각한다.
‘난 왜 이걸 하고 있을까?’
답을 금방 낼 수 있는 것도 있고 그렇지 못한 것도 있다. 답을 알고 있다는 것은 목표를 가지고 하는 경우가 많다.
내가 요즘 것들은 나의 버킷리스트 완성을 위한 것들이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완주하는 게 내 꿈이다. 이걸 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게 체력이다. 순례길 관련 동영상을 자주 본다. 다들 힘들어하는 장면들이 많다. 해외의 낯선 곳에 가는 게 두려움이 앞선다. 두려움은 막상 부딪히면서 해결할 사항이다. 그러나 체력이 약하면 물리적으로 나아갈 방법이 없다.
운동을 즐기지도 않고 잘하지도 못하는 나는 변하기로 했다. 아니 변해보기로 했다. 나도 과거와 다른 사람이 될 수 있을 거다.
내 삶을 풍요롭게 만들기 위한 주장치 중 하나가 산티아고 순례길이다. 주장치를 완성하기 위해 보조장치 동력을 올려야 한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위한 보조장치 마련을 위해 하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보조장치들은 주장치 완성을 위해서 시작한 것들은 아니다. 보조장치를 즐기다 보니 주장치 즉 꿈을 이루고 싶은 욕망이 더 높아졌다.
일주일에 3-4번 하루에 30분 정도 하고 있다. 코로나 이후 헬스장을 가지 못하게 되었다. 할 수 있는 게 뭘까 싶었다. 그러다가 우연히 유튜브에서 보게 된 요가가 있었다. 조용히 유튜버가 내레이션을 하면서 요가를 했다.
처음에는 모든 게 따라 하는 게 힘들었다. 언제쯤 이 시퀀스가 끝날지 궁금했다. 겨우 30분을 마쳤다. 요가를 하고 나서 무엇이 좋은지 알 수 없었다.
그래도 꾸준히 해보았다. 여전히 유연성은 좋지 않다. 따라 할 수 있는 동작들이 점차 많아졌다. 30분이 부담스럽지 않게 여겨졌다.
점차 몸의 변화를 느끼기 시작했다. 내 몸이 날씬해지거나 근육이 눈에 띄게 생긴 것은 아니었다. 왠지 모른지만 몸의 활력이 생긴 듯했다. 요가는 정적인 동작이라서 체력이 좋아질 거라 생각지 못했다. 가만히 있기보다는 몸을 움직이는 것을 덜 귀찮게 여겼다. 근래에 들어서 체력이 좋아진 이유를 알게 됐다. 스트레칭을 하면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해서 피로를 빨리 회복시켜 주는 것이다.
처음 요가를 한 것은 막연하게 집에서 할 만한 운동을 찾다가 시작했지만 지속하다 보니 내 꿈을 가능케 도와주는 도구가 되고 있다.
달리기를 한다고 지금 말하려니 쑥스럽기는 하다. 이제 시작한 지 2주 정도 되었다.
학창 시절 운동을 너무 못해서 체육시간이 늘 두렵고 재미없었다. 특히 오래 달리기 시험을 보면 다른 아이들과 항상 한 바퀴 차이가 날 정도였다. 운동장 4바퀴를 달리기 하는 건데 나에게 완주하는 것조차 힘들었다.
평소에도 달리기는 전혀 하질 않았다. 그런 나였다. 그런데 달리기 하는 사람들이 멋져 보였다. 가벼운 옷차림을 하고서 모자를 쓰고 탄천변을 가볍게 뛰는 모습을 보면 자유롭게 보이기까지 한다.
특별한 도구가 필요치 않고 내 의지만 가지고 어디든 달릴 수 있는 게 좋아 보였다. ‘텐트 밖은 유럽’이란 TV 프로그램에서 이탈리아 호수 주변을 빙 돌면서 아침 러닝을 하는 모습을 보았다. 나도 언젠가 저 런 곳에 가서 가볍게 달려보고 싶어졌다. 여행을 갔을 때 운동화 한 켤레를 꼭 챙겨서 언제든 시간 날 때 뛰고 싶었다.
멋있어 보인다고 바로 따라 할 수는 없다. 기본이 안되어 있으니 훈련이 필요했다. ‘런데이’라는 달리기 앱을 알게 되었다. 나처럼 초보자 러너가 따라 할 수 있는 친절한 앱이다. 시작한 2주 정도 되었다. 6회 정도 프로그램대로 따라 해 보았다. 다행히 잘 따라가고 있다. 점차 강도가 높아지면 잘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총 8주 프로그램을 운영하면 30분 꾸준히 달리기가 가능해질 거라 말한다. 정말 내가 할 수 있을까?
확신은 없지만 해보고 싶다. 진짜 하고 싶다. 과거와 다른 내 모습을 만들고 싶다. 예전에 고정된 내 모습과 다르게 변할 거다.
나중에는 5km , 10km 달리기 대회도 출전하고 싶다. 생각만 해도 흥분되고 즐겁다. 삶의 목표가 생긴다는 거 자체가 엔도르핀이 솟는다.
달리기를 통해 체력이 좋아지면 산티아고 순례길 완주가 더욱 가능해진다.
보조장치를 가동하고 있기만 해도 주장치 완성을 위해 한 발짝씩 나아가는 거다. 100% 완성이 아닌 부분 완성만 해도 나에게 남는 게 많을 거다. 꾸준하게 나를 변화시키기 위한 노력은 버려지는 게 아니다. 어제와 오늘은 조금이라도 변화된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