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치아 라는 운동이 우리들에게 가르쳐 준 것

by 욕망의 화신 경희


세종보람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보치아교실을 시작한 지 어느덧 만 4년이 되었다. 처음엔 생활체육이라는 이름이 조금 낯설었다. 운동은 늘 건강한 몸을 전제로 한 세계처럼 느껴졌고 장애가 있는 몸에게 스포츠는 여전히 멀고 까다로운 영역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치아는 우리를 천천히 그러나 단단하게 바꾸어 놓았다. 경기장에 들어서는 순간 누구의 몸이 더 완벽한지가 아니라 누가 더 침착하게 공을 바라보고 자신의 호흡을 조율하며 동료와 전략을 나누는지가 중요해졌다. 휠체어를 타고 손의 움직임이 자유롭지 않아도 우리는 충분히 경쟁하고 협력할 수 있었다.

만 4년 동안 우리의 보치아교실은 단순한 운동 시간이 아니었다. 생활체육대회에 나가 낯선 사람들과 마주했고 긴장과 설렘을 함께 견뎠으며 때로는 지고 때로는 이기면서 서로를 배웠다. 누군가는 처음엔 공을 던지는 것조차 두려워했지만 지금은 당당하게 코트에 서고 누군가는 경기보다 더 중요한 함께하는 법을 몸으로 익혀왔다.

보치아는 우리에게 말해주었다. 장애가 있어도 우리는 선수이고 동료이고 시민이라는 것을. 승패보다 중요한 것은 포기하지 않는 태도 서로를 존중하는 태도 그리고 자신의 몸을 믿는 용기라는 것을.

앞으로도 세종보람장애인자립생활센터의 보치아교실은 단순한 체육 프로그램이 아니라 장애인 당사자들이 자신을 확장하고 세상과 연결되는 하나의 장이길 바란다. 공 하나를 굴리며 우리는 계속 배우고 계속 움직이고 계속 살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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