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바람이 소리 없이 불어와서 그 바람소리에 잠에서 깨어나 맞이한 새해 아침!
하늘이 맑고 깊었다
그리고 고라니 한 마리와 마주쳤다
이사오고는 자주 내 집 앞마당까지 내려와서 눈을 마주쳐 곧잘 먹이를 주곤 했었는데 진도가 집을 지키고 나서부터는 오지도 않더니 새해 첫날 너와의 만남 그리고 눈 맞춤, 떨림, 설렘 온 세상을 얻은 듯 날아올라 겨울 속 봄인 듯 따스했다
스치듯 지나친 인연이지만 가슴에서 봄이 들어와 앉았다
진도가 짖는 바람에 오래 마주하지는 못 했지만 아쉬운 이별 뒤로 새로운 만남이 약속된 듯 설렜다
잘 다니는 길 위에 먹을 것을 챙겨두어야겠다
아무래도 배가 고파 내려온 듯했다
하늘의 공기도 넉넉하고 들판에서 불어오는 바람도 넉넉했다
자연의 숨결 소리는 나의 마음을 그윽하게 다독여 호흡마저 부드럽게 내미는 어머니의 손길 같았다
넉넉하고 자애로운 새해 아침을 고라니와 함께 나누어 먹는 일은 또 하나의 행복.
새해 첫날부터 나눔의 즐거움을 준 고라니!
세상이 나와 함께 숨을 내어 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