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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울러 서퍼 Sep 04. 2021

사뿐사뿐 행파이브, 바람을 가르는 사이드 라이딩.

긴보드는 길게. 앞으로도 걸어가 보고 옆으로도 길게 레일을 써보는 것.

 서핑을 할 때, 롱보드를 탄다는 것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 길고 무거운 보드를 굳이 타야 할 이유가 있냐는 말이다. 옮겨 다니기도 불편하고 무겁고(+비싸고) 이 단점을 모두 극복하고 롱보드를 탄다는 것은 그 덕분의 길이에서 오는 즐거움이 있기 때문이다. 모두가 롱보드를 타기 때문에 시작은 롱보드로 시작했더라도 이후의 방향성에 대해서는 이와 같은 깊은 생각을 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성향에 따라서는 보드 길이를 줄이는 것이 그 방향성에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나는 왜 롱보드를 타는가"


몇 해 전부터 계속해서 고민했던 내용이다. 보드에 그냥 서 있을 거라면 롱보드를 탈 필요가 없다. 롱보드의 길고 긴 보드 위를 전체를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사뿐사뿐 걸어 나가기도 뒤로 재빠르게 돌아와서 턴을 하기도, 이런 보드 위의 움직임이 없다면 롱보드의 긴 면을 이용할 수가 없다. 보드 위에 가만히 서있었던 지 어연 4-5년이 된듯한데, 그럼에도 내가 롱보드를 고집하고 있는 것은 한 발자국 떼어 보드의 앞뒤를 걷고 싶다는 희망을 아직 놓지 않았기 때문이다.


날선 파도가 무서웠던 8월 갯마을 해변의 파도지만 너무 재밌게 타던 친구들이 었다. 얄밉게도 사뿐사뿐 잘타는 친구이다.


처음 서핑에 익숙해지기 시작하면서 고민했던 것은 보드와 닿는 파도의 면적을 늘리는 것이었다. 위의 고민과 마찬가지로 길고 긴 보드를 타면서 그 길쭉한 옆면들을 자기 역할 없이 내버려 두는 것도 아쉬운 일이기 때문이다. 바다에 나는 떠 있는데 내 앞으로 라이딩을 하고 오던 서퍼는 물보라를 튀기며 지나간다. 파도에 직선으로 가지 않고 파도의 길을 따라 타고 가는 것이다. 여기에는 보드의 레일을 이용하느냐 또 나아가 레일을 얼마나 이용하느냐가 그의 방법이다.


- 라이딩 시 보드의 레일을 사용한다는 것 : 직진 & 사이드 라이딩

 첫 서핑의 시작은 직진 라이딩에서 시작한다. 아래의 사진에 노란색 표기한(1) 것처럼 테일이 파도의 면에 꼭 잡혀있다. 그렇게 하면 파도에 수직의 방향으로 라이딩이 진행된다. 파도를 오래 타기 위한 것이 서핑의 모든 매뉴버의 근간이라고 한다. 그렇기에 사이드 라이딩이 중요한데, 오른쪽으로 가고 싶다면 오른쪽 보드의 레일을 온전히 파도에 붙일 수 있어야 한다. 아래의 사진의 (2) 표기된 것처럼 측면의 보드의 레일을 얼마나 더 길게 이용하고, 길이를 조절할 수 있느냐가 정교한 사이드 라이딩과 이어지는 컷백 등의 매뉴버에 연계된다.

파도의 면에 접촉하는 면이 바로 라이딩의 방향이다. 사이드 라이딩을 고민한다면 보드 레일의 이용을 고민해야 한다.


Next Step. 보드 위에서 걷기.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을 행파이브/행텐이라는 단어는 보드의 노즈에 발가락이 몇 개가 걸리느냐에서 온 단어이다. 한 발로 걸쳤을 때 "행파이브" 두발 모두 노즈에 걸었을 때 "행텐". 영상 속의 서퍼들은 정말도 쉽게 행파이브/행텐을 구사한다. 어쩜 그리 사뿐사뿐 잘 걷기도 하고, 왜 그 사람이 타는 파도는 정발로 노즈에 몸이 와있는 타이밍이 만들어 질까? 소름 돋게도 이게 모두 의도되어야만 한다. 내가 파도의 어떤 위치에 어떤 균형을 만들 것인지를 생각하고 그에 맞춰 보드를 가져다 두고 시소처럼 보드 위를 움직여 가며 무게 중심을 바꾸어 아슬아슬한 균형을 만들어 낸다.


 예전에는 보드 위에서 발을 뗀다는 것에 대해서는 그냥 미지의 불가능한 영역이었다. 요즘 신기하게도, 자꾸 파도를 타면 발을 떨어트리는 순간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 잡자마자 와다다다 걸어가도 보고, 바텀 턴으로 보드를 밀어 올리면서 걸어 나가 보기도 한다. 아직은 걸어 나가면 돌아오기까지의 성공 빈도는 매우 매우 낮지만, 언젠가 편하게 걸어 나가고 돌아오는 것까지 자유로운 순간이 오지 않을까를 기대하고 있다. 이런 기대감으로 최근 들어 서핑을 하다 보니 서핑이 더더욱 재미있다. 이 순간이 오기까지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렸는데, 이 오랜 시간이 지나 이제 와서 서핑이 더 재미있어 버린다는 건 큰일이다.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며 살고 있는 나인데 점점 더 바다의 삶이 동경이니 말이다.


아장아장 우당탕탕 꾸엑의 반복이지만 점차 늘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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