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호해진 사회생활의 경계
“가족 같은 회사”를 내세우며 직원들에게 희생을 요구하는 대표들이 있다. 하지만 과연 가족 같은 회사가 가능할까?
내가 지금까지 본 경험으로는, 직원들과 가족처럼 친근하게 지내던 대표들도 결국 끝은 좋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그 이유는 단순하다. 회사는 본질적으로 거래 모드이기 때문이다.
직원은 회사에 수익을 가져다주고, 운영자는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해야 한다. 여기에는 분명한 대가와 교환이 따른다.
반면 가족은 다르다. 가족은 신뢰와 공감을 바탕으로, 대가 없는 사랑과 도움을 주고받으며 관계가 유지된다. 그런데 현실의 “가족 같은 회사”는 거래가 우선인데도 이를 관계 모드로 착각한다. 그러다 보니 무조건적인 호의를 상대에게 기대하게 되고, 결국 실망만 남는다. 실제로 업무에서 관계 모드로만 접근하는 사람은, 거래 모드의 기준으로는 미성숙하게 보이기도 한다.
따라서 회사에서는 직원도 과도한 대가를 기대하지 말고, 운영자 역시 노동에 대한 임금을 확실히 보장해야 한다. 이것이 기본 전제가 되어야 한다.
그렇다고 회사에서 거래만 존재해야 하는 건 아니다. 사람이 모이는 곳인 만큼, 도움을 요청하거나 양해를 구해야 할 때는 관계적 태도도 필요하다. 계산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회사는 놀이터가 아니기에 전략적일 수밖에 없다. 중요한 것은 이 두 가지 모드—거래와 관계—의 균형과 경계를 스스로 세우는 것이다.
친절은 때로 비효율적일 수 있다. 하지만 그 작은 노력이 쌓여 누군가에겐 신뢰로 돌아올 수 있다.
그러니 오늘도 균형을 지키며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