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은 왜 사람들에게 필요할까

삶의 목적을 잃어버릴때마다

by 온수ONSU

예술은 왜 사람들에게 필요할까.
나는 그 이유가 예술이 유용해서가 아니라, 필수적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삶에 여유가 있을 때 덧붙이는 장식이 아니라, 삶을 살아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목적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보통 예술을 ‘하고 싶어서 하는 것’, 혹은 ‘삶이 어느 정도 안정된 뒤에 누리는 것’으로 여긴다. 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예술은 삶에 필요해서 만들어진다. 살아가면서 마주치는 감정과 질문, 설명하기 어려운 불안과 기대를 견디기 위해 인간은 예술을 만들어왔다. 그것은 선택이라기보다 본능에 가까웠을지도 모른다.


나는 지적 허영심이 있는 사람이다.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답이 쉽게 나오지 않는 문제를 붙잡고 오래 생각하는 걸 좋아한다. 어떤 질문은 정답이 없다는 걸 알면서도 굳이 끝까지 파고든다. 이런 공부를 혼자 하다 보면, 종종 외로워진다. 내 생각이 맞는지 틀린지 알 수 없고, 이 질문이 의미 있는지조차 불확실해질 때가 있다.

그럴 때 누군가의 작품을 만난다. 누군가 이미 나와 비슷한 고민을 했고, 그것을 자신만의 언어와 형태로 표현해 놓았다는 사실을 발견하는 순간, 묘한 위로를 받는다. 완전히 같은 생각이 아니어도 괜찮다. 내가 막연하게만 느끼고 있던 감정, 두루뭉실하게 떠다니던 생각을 누군가가 구체적인 문장이나 이미지로 붙잡아 놓았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하다. 예술은 그렇게 나 대신 말을 해주기도 하고, 나의 생각을 또렷하게 만들어주기도 한다.


우리는 사실 무엇을 위해 사는지에 대해 자주 생각하지 않는다. 바쁘게 살아가다 보면 ‘왜’보다는 ‘해야 할 것’이 앞선다. 해야 하니까 하고, 다들 그렇게 사니까 따라간다. 관성처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목적은 희미해진다. 하지만 삶에는 변곡점이 찾아온다. 그것은 대부분 변화의 순간이다. 꿈의 방향이 생기거나, 이전과는 다른 선택지를 마주했을 때 우리는 멈춰 서게 된다. 이 선택이 옳은지 확신하지 못한 채, “언젠가는 도움이 되겠지”라는 막연함을 안고 앞으로 나아간다. 그때 우리는 비로소 질문하게 된다. 나는 왜 이 길을 가려 하는가,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가.


예술은 바로 그 질문의 순간에 곁에 있다. 명확한 답을 주지는 않지만, 질문을 질문답게 만들어준다. 혼란을 지워주지는 않지만, 혼란이 나만의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려준다. 그래서 예술은 위로이면서도, 동시에 사유의 도구다.


예술이 필요한 이유는 결국 단순하다.
인간은 의미 없이 살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예술은 우리가 삶의 의미를 찾고, 묻고, 다시 살아가게 만드는 가장 인간적인 방식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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