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실패하세요. 가장 빠르게, 많이 성장할 수 있는 경험입니다."
지난달, 센드버드 코리아 대표이자 APAC 총괄이신 이상희 대표님이 AMA 세션을 위해 저희 사무실에 방문해 주셨습니다. 모두가 잘 아는 기업, 센드버드로 성장시키고 성공할 수 있었던 경험이 묻어 나오는 답변들에, 한 순간도 이야기를 놓치기가 아까워서 노트에 빼곡히 적어가며 들었던 귀중한 시간이었는데요. 덕분에 모두의 머릿속에 흐릿하게 그려져있던 물음표에 대한 방향을 다잡아볼 수 있었어요. 그중 가장 인상 깊었던 내용을 공유해 보려 합니다.
저에게 가장 와닿았던 질문과 답변은 '성장'에 관해서였습니다.
이상희 대표님, 센드버드가 가장 위기라고 생각하셨던 때는 언제인가요?
‘2018년도 ‘우리가 성공했구나.’ 느꼈던 아주 찰나의 시점을 제외하고는 매 순간이 고통이었고, 위기였습니다. 센드버드가 성장할 수 있었던 건 ‘크게 실패를 했던 경험’ 덕분이라고 생각해요. 많이 실패하세요. 가장 빠르게, 많이 성장할 수 있는 경험입니다.’
이 전에 저희 회사 대표님이신 우진님도 저에게 비슷한 이야기를 해주셨던 적이 있습니다. 도전을 했을 때 결국 나에게 남는 것은 ‘경험 혹은 성공' 밖에 없다고요. 즉 뭔가를 했을 때 실패로 남는 것은 없다는 뜻이겠지요.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지금까지 겪어왔던 실패의 경험들이 떠올랐습니다. 수능도 망쳐봤고, 면접에서 떨어지기도 하고, 제품을 기획하다가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가기도 했고, 완성된 디자인이 개발까지 이어지지 못한 적도 있습니다. 아주 작고, 또 커다랬던 실패들의 경험을 떠올리는 것이 씁쓸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다시 떠올려보면 그 시기에 가장 넓은 폭으로 성장을 도약하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수능을 망쳤을 땐 세상이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처음 느낀 경험이었고, 내가 잘하는 것을 다시 찾기 시작했습니다. 면접에서 떨어졌을 땐 긴장하지 않고 말하는 법에 대해 알아갔고, 제품을 기획하다 실패했을 땐 제품을 기획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깨달아, 나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팀원과 함께하는 방법을 배웠습니다. 너무 뻔한 말이지만 모든 것이 피가 되고 살이 된다는 것이 겪고 보니 백번 맞는 말이였습니다.
결국엔 모든 걸 휩쓸어갈 큰 파도 앞에 좌절하고 고통스러워할 필요가 없다는 겁니다. 우리가 그 파도 위에서 서핑하는 법을 배우게 될지, 수면 위로 올라오는 방법을 알게 될지, 그 파도가 지나간 자리 위에 무엇을 새롭게 자라게 할지 아무도 모를 일이니까요. 눈 앞에 몰려오는 파도가 두려울 수야 있겠지만 무언가 배우게 될 것이란 건 확실합니다.
회사를 성공시킨 분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이미 성공했으니까 저렇게 말할 수 있는 것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저는 왠지 모르게 우리 팀원들도 언젠가 우리와 같은 스타트업의 요청을 받아 지금의 우리가 겪었던 실패담을 이야기해주며 여기저기 연사를 다닐 것 같다는 믿음이 생겨납니다. 이렇게 걱정도 많고 불안에 떠는 시기를, 많은 사람들이 떠나가기도 하고 다시 새롭게 만나기도 하고, 수년에 걸쳐 제품이 바뀌고 다시 바닥부터 시작하는 우여곡절을 그들도 겪었겠구나 생각하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