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보통 어른이 되면서 현실적으로 변해간다. 이유는 저마다 다를 것이다. 나는 가지고 있던 초능력이 사라지며 현실적인 사람으로 바뀌어 갔다.
나는 어린 시절 알 수 없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다. 모든 일에 대해. 그렇다고 해서 나에게 그것을 뒷받침할 무언가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예를 들어서 난 제비뽑기를 할때 무조건 당첨될 자신이 있었고, 반 친구들과 운동장에 나가 담임선생님이 숨겨놓은 물건을 찾는 놀이를 할 때도 무조건 내가 찾을 자신이 있었다. 어떠한 이유도 없이. 그리고 나는 정말 모든 제비뽑기에 당첨되었었고, 모든 보물찾기의 주인공이 되었었다. 그 당시에 나는 이것을 초능력이라고까지 생각했었다. 하지만 나의 초능력은 점점 사라져갔다. 아주 작고 사소한 실패들로 인해서.
정말이지 작은 실패들이었다. 이길 수 있을 것 같았던 가위바위보에서 지거나, 선생님이 낸 넌센스 퀴즈를 못 맞히거나. 그럴 때마다 나의 초능력은 점점 사라져갔다.
그렇게 고등학생이 된 나는 어느새 예전처럼 무모한 도전을 할 수 없게 되었고, 모든 일을 100퍼센트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없게 되었다. 어렸을 때 가지고 있던 알 수 없는 자신감. 그 초능력을 상실해 버린 것이다. 나는 이렇게 현실적인 사람으로 변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현실적으로 변한 나 자신이 싫은 것은 아니었다. 무모한 도전을 하지 않는 나는 더 이상 어리석지 않았고, 어떠한 일이 생길 때 그것이 초래할 수 있는 좋고 나쁜 상황들을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 비록 초능력은 사라졌지만, 이 탈피의 과정을 통해 나는 어른으로 성장했다.
초능력을 상실하며 벗어 던진 허물은 내가 밟고 있는 땅의 비료가 될 테고, 그렇게 비옥해진 땅은 앞으로 살아가는 나에게 있어서 많은 것을 선물해 줄 것이다.